봄 바람 살랑~ 이맘때 걷기 딱 좋아! 동작충효길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3.03.20. 11:58

수정일 2023.03.20. 14:30

조회 1,922

춘분을 앞두고 어느새 풍경의 얼굴에 연녹색이 짙고 거실 문풍지 틈 사이로 새어드는 바람이 겨울과는 사뭇 다르다. 겨우내 움츠렸던 갑갑함을 털어버리고 새봄을 맞아 걷고 싶은 충동이 인다. 이럴 때 전망 좋은 산책길이 제격이다. 새봄을 즐기며 역사와 문화까지 되새길 수 있는 금상첨화의 길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 동작구의 '동작충효길'이다.
동작충효길 종합안내도와 이정표 (노량진역 앞쪽) Ⓒ최용수
동작충효길 종합안내도와 이정표 (노량진역 앞쪽) Ⓒ최용수

동작충효길이란 예로부터 충효의 고장으로 알려진 지역적 배경에서 이름 지어진 곳으로,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과 크고 작은 산, 도심 건물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조망하며 걸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총 7개 코스의 충효길 중 특별히 제 3코스를 추천한다.

충효길 제 3코스는 노량진역에서 동작역에 이르는 4.2km의 구간으로, '한강나들길'이라 이름 붙여졌다. 한강나들길은 이름처럼 한강을 따라 탁 트인 전망이 펼쳐져 봄을 느끼기에 더 없이 좋고, 빼어난 한강 전경을 즐길 수 있는 서울시 우수 조망 명소를 3곳이나 품고 있다. 크게 험하거나 붐비는 코스가 아니어서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산책해 보아도 좋다.

① 사육신역사공원 역사관 뒤 우수 조망 명소

지하철 1호선과 9호선 노량진역 1번 출구에서 한강 방향으로 약 500여 미터를 걷다 왼쪽 오르막을 바라보면 사육신역사공원의 홍살문이 보인다. 사육신역사공원은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발각되어 처형된 성삼문 등 6명(현재 7명)의 충신들의 묘를 공원화 한 서울시 유형문화재이다.

홍살문을 들어서면 불이문, 의절사, 신도비, 사육신묘가 있다. ‘하씨지묘(河氏之墓)’라는 묘비명에서 철저하게 신분을 숨겨야 했던 당시 정치 상황이 엿보인다.
사육신역사공원 불이문에서 바라본 의절사 (사육신 위패가 모셔져있다) Ⓒ최용수
사육신역사공원 불이문에서 바라본 의절사 (사육신 위패가 모셔져 있다) Ⓒ최용수
사육신역사공원 위쪽으로 올라가면 사육신역사관이 있다. Ⓒ최용수
사육신역사공원 위쪽으로 올라가면 사육신역사관이 있다. Ⓒ최용수

사육신역사공원 위쪽으로 올라가면 사육신역사관이 있고 바로 이 역사관 뒤편에 서울시 우수 조망 명소가 숨어있다. 조망대에 올라서면 왼쪽으로는 노량진역이 있어 경부선 KTX, 지하철 1호선 열차가 쉼 없이 오가고 고개를 드니 여의도와 한강이 시원하게 품에 안긴다.

“이렇게 멋진 곳이 있네요?” 하고 기자가 말을 건네자 노량진동 주민은 “우울하거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때면 이곳으로 와요.”라며 흡족한 표정이었다.
사육신역사공원 우수 조망 명소에서 바라본 한강의 모습 Ⓒ최용수
사육신역사공원 우수 조망 명소에서 바라본 한강의 모습 Ⓒ최용수

② 용양봉저정공원의 하늘전망대

사육신역사공원을 나와 노들역을 건너면 ‘용양봉저정(龍驤鳳翥亭)’이 있다. ‘북쪽은 높은 산이 우뚝하고 동쪽에 한강이 흘러와 마치 용이 굼틀굼틀하고 봉이 훨훨 나는 형상’이라 하여 정조가 붙인 명칭이다.

효심이 강했던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화성 현륭원으로 행차를 했었다. 창덕궁을 떠나 시흥을 거쳐 화성으로 가는 길목, 배다리가 놓였던 이곳에서 휴식차 머물렀던 정자이다. ☞ [관련 기사] 정조가 한강을 건넌 후 잠시 쉬어가던 정자, 용양봉저정
용양봉저정 내 정조대왕의 화성행차도 Ⓒ최용수
용양봉저정 내 정조대왕의 화성행차도 Ⓒ최용수

용양봉저정에서 흑석동을 향해 100여 미터 올라가면 용양봉저정공원을 만난다. 노량진과 흑석동 사이 툭 튀어나온 언덕, 정조의 말대로 우뚝 솟아 주변을 두루 살필 수 있는 한강변 명승지이다.

공원 안에는 어린이놀이터, 발자국 조명길, 청년카페, 일루미아트리, 그림자 포토존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나무 산책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틈새전망대, 하늘전망대, 정상전망대를 만난다.
용양봉저정공원에 있는 빼어난 경관의 청년카페 1호점 Ⓒ최용수
용양봉저정공원에 있는 빼어난 경관의 청년카페 1호점 Ⓒ최용수

이 중 백미는 하늘전망대이다. 원효대교, 한강철교, 한강대교, 노들섬, 용산역, 국립중앙박물관, 동작대교 등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은 상상 이상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늘전망대는 돌출된 언덕이라 서쪽을 향하면 노량진동 일대가,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흑석동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강 건너 N서울타워는 물론 멀리 북한산까지 파노라마 전경이 이어진다. 노들역 3번 출구가 가장 가깝다.
용양봉저정공원 하늘전망대 포토존,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최용수
용양봉저정공원 하늘전망대 포토존,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최용수

③ 흑석동 우수 조망 명소 효사정

한강나들길의 마지막 조망 명소는 효사정(孝思亭) 언덕이다. 용양봉저정공원 하늘전망대를 내려와 흑석동 고개 보행교를 건너니 흑석동이 고향이라는 시인 심훈의 동상이 기다린다. 심훈 동상의 뒤쪽 언덕에 보이는 것이 효사정이다.

효사정은 조선 초 우의정 노한 (1376-1443)의 별서(別墅, 정자)로,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3년 간 시묘를 했던 이 자리에 정자를 세워 어머니를 그리워했고, 멀리 북쪽을 바라보며 개성에 묘를 쓴 아버지를 추모했다.
노량대교 언덕 위 흑석동에 위치한 효사정 Ⓒ최용수
노량대교 언덕 위 흑석동에 위치한 효사정 Ⓒ최용수

이 효사정 뜰 한쪽에 우수 조망 명소가 있다. 올림픽대로와 노량대교의 차량들이 손에 잡힐 듯하고 한강을 오가는 유람선은 여유를 느끼게 한다. 한강 건너 용산 일대는 물론 남산, 인왕산, 북악산이 멋지게 어우러진 도심의 풍경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9호선 흑석역 1번 출구에서 가깝다.
효사정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올림픽대로와 한강 일대 전경 Ⓒ최용수
효사정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올림픽대로와 한강 일대 전경 Ⓒ최용수

코로나19 시기에 진정한 의미의 봄은 없었다. 비로소 노(No) 마스크 시대로 접어드니 지역마다 봄 축제가 부활하면서 가슴을 설레게 한다. 모처럼 봄 다운 봄을 맞은 지금, 가족들과 갑갑했던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면 빼어난 조망과 역사 이야기가 풍부한 충효의 길 ‘한강나들길’을 추천한다. 한강을 따라 걸으며 서울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걸음마다 충과 효의 이야기로 속이 꽉 찬 매력의 한강나들길이 아닌가.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는 것이 좋다.”는 의성 허준의 말을 기억하며 가족, 친구들의 온기를 느껴보면 어떨까.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는 것이 좋다.' 허준테마거리도 가깝다. Ⓒ최용수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는 것이 좋다' 허준테마거리도 가깝다. Ⓒ최용수

동작충효길 탐방안내센터

○ 위치 :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74, 3층 (공원녹지과)
○ 교통 : 지하철 9호선 노들역 2번 출구
○ 문의 : 02-820-9851 (동작구청 공원녹지과)

충효길 제3코스 한강나들길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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