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만으로도 콧노래가 절로~ '허밍웨이·동작충효길'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3.02.14. 14:33

수정일 2023.03.23. 10:57

조회 4,612

[우리동네 숨은 명소] 운동편 - 동작구 허밍웨이길, 동작충효길
후루룩! 찾아가는 우리동네 숨은 명소 - 운동편
한강 따라, 서달산 능선 따라 걷는 산책길에서 만난 다채로운 풍경을 소개해 본다. ⓒ김아름

저마다 거주하는 지역에서 자주 가는 운동, 산책 코스가 있을 것이다. 기자는 반포·여의도·이촌 한강공원 일대를 산책하거나 가까운 서달산(해발 179m, 국립현충원이 자리 잡고 있는 산)을 종종 오르곤 한다. ‘허밍웨이(Humming Way)’라 불리는 동작역 반포천 제방길부터 시작해 한강 서래섬까지 갔다가 서달산 능선을 따라 걸으며 이수역에서 마무리 짓는 코스다.

현충원을 사이에 두고 앞뒤로 놓인 동작역과 이수역은 거리상으로는 그리 가깝지 않은데 특히 한강에 갔다가 서달산을 통해 돌아오면 대략 1시간 반 ~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체로 걷기 좋은 길이지만 한 차례 높고 긴 계단을 만나기도 하며, 야트막한 산을 계속해서 오르내리기 때문에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 물과 초콜릿 등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 걸으면 좋다.

걷기 길 일부는 ‘동작충효길’이라 불리는 특별한 탐방코스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동작구가 예로부터 충효의 고장으로 알려진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근에 국립현충원, 효사정, 용양봉저정, 사육신 역사공원 등 충효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역사·문화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동작충효길은 총 7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기자가 걷는 길은 ‘충’을 테마로 충절을 기리는 추모의 길인 ‘제2코스(현충원길)’‘효’를 테마로 가족과 함께하는 길의 의미를 담은 ‘제3코스(한강나들길)’의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동작역으로 가는 반포천 제방길(허밍웨이) 인근에는 시인이자 수필가이신 피천득 님의 작품들로 조성된 ‘피천득 산책로’가 있다. 처음에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이름을 딴 ‘헤밍웨이 길’로 알았지만, 전혀 상관없는 ‘허밍웨이(Humming Way)’이다. ‘콧노래가 나오는 쾌적한 길’이라는 즐거운 의미가 담긴 곳이다.

키 큰 나무들이 우거지고, 반포천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동작역, 더 나아가 한강공원으로 가는 허밍웨이를 걷는 일이 무척이나 즐겁다. 즐겨 찾는 산책 코스의 풍경을 공유해 본다.
‘콧노래가 나오는 쾌적한 길’이라는 즐거운 의미가 담긴 ‘허밍웨이(Humming Way)’. 이수교차로에서 동작역 및 한강으로 가는 길이다. ⓒ김아름
‘콧노래가 나오는 쾌적한 길’이라는 즐거운 의미가 담긴 ‘허밍웨이(Humming Way)’. 이수교차로에서 동작역 및 한강으로 가는 길이다. ⓒ김아름

강물 따라 유유자적, 한강공원 산책

동작역에서 한강공원으로 나가면 청량한 겨울 한강처럼 푸른색의 동작대교를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동작대교 상부 양측엔 여의도 일대와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쉼터인 '노을카페'와 반포한강공원 일대와 야경을 즐기기 좋은 '구름카페'가 있다.

하부에는 한강 산책 전후로 스트레칭을 하거나 근력,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벤치, 간이 화장실 등이 있어 자전거나 산책을 즐기다가 지칠 때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에는 서래섬이 있다. 서래섬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물억새 군락지는 유년 시절 뛰어놀던 정겨운 시골길을 연상시킨다. 이곳을 거닐 때마다 그 시절 목가적인 풍경이 눈에 아른거리며 행복이 샘솟는다.

서래섬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곳이지만, 특히 여름날 오후 매직아워(골든아워) 때의 풍경이 환상적이다. 노을이 지는 시각에 방문하면 동작대교 위를 지나는 열차와 여의도 일대의 스카이라인, 붉은 해를 함께 담아볼 수 있다. 다시 동작대교로 돌아올 땐 걷는 길을 달리하여 더욱 다채로운 풍경을 즐겨 보자.
'노을카페'가 보이는 동작대교 전경. 오른쪽에는 '구름카페'가 있다. ⓒ김아름
'노을카페'가 보이는 동작대교 전경. 오른쪽에는 '구름카페'가 있다. ⓒ김아름
동작대교 하부엔 스트레칭을 하거나 근력, 유산소 운동 등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벤치, 간이 화장실도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김아름
동작대교 하부엔 스트레칭을 하거나 근력, 유산소 운동 등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벤치, 간이 화장실도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김아름
서래섬 가는 길, 물억새 군락지. 탁 트인 곳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김아름
서래섬 가는 길, 물억새 군락지. 탁 트인 곳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김아름
억새 사이사이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김아름
억새 사이사이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김아름
계절의 변화와 서래섬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로 ⓒ김아름
계절의 변화와 서래섬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로 ⓒ김아름
서래섬은 지난 여름 발생한 폭우로 피해가 컸다.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낀다. ⓒ김아름
서래섬은 지난 여름 발생한 폭우로 피해가 컸다.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낀다. ⓒ김아름
노을이 지는 시각에 서래섬에 방문하면 동작대교 위를 지나는 열차와 여의도 일대의 스카이라인, 붉은 해를 함께 담아볼 수 있다. ⓒ김아름
노을이 지는 시각에 서래섬에 방문하면 동작대교 위를 지나는 열차와 여의도 일대의 스카이라인, 붉은 해를 함께 담아볼 수 있다. ⓒ김아름
다시 동작대교로 돌아올 땐 걷는 길을 달리하여 더욱 다채로운 풍경을 즐겨 보자. ⓒ김아름
다시 동작대교로 돌아올 땐 걷는 길을 달리하여 더욱 다채로운 풍경을 즐겨 보자. ⓒ김아름

서달산 능선 따라 '현충원길' 걷기

동작역에서 현충원 쪽으로 육교를 건너면 동작충효길 ‘제3코스(한강나들길)’의 끝과 ‘제2코스(현충원길)’의 시작을 알리는 '시·종점 이정표'를 볼 수 있다. 그 앞에는 서달산으로 오르는 까마득한 계단이 있는데 이번 걷기 길에서 가장 힘든 곳이 아닌가 싶다. 무리하지 말고 차근차근 오르도록 하자.

계단을 오르다가 지칠 때면 탁 트인 서울 전경을 바라보면서 잠시 쉬어가자. 이곳에선 걸어 지나 온 한강과 동작대교, 강 건너편에 있는 남산과 N서울타워 등을 조망할 수 있다. 바로 밑에는 동작역이 있어 열차가 드나드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며, 밑에선 펜스로 막혀 있어 볼 수 없던 구 반포주공아파트(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현장도 보인다.

현충원길 초반에는 현충원 외곽 담장이 둘러진 서달산 능선을 따라 걷게 되며, 중간중간 나타나는 ‘현충원 출입문’을 통해 현충원에도 방문할 수 있다.

충효길답게 ‘충’과 ‘효’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수화기 모양의 '효도 전화 의자'는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려보는 시간을 제안하며, 부모님을 업고 걷는 모습을 표현한 ‘업어주기 조형물’은 효의 정신을 되새겨 보게 한다.

현충원길 곳곳엔 국립현충원의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게이트인 ‘메모리얼 게이트’가 있으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며 목판에 추모의 글을 남겨볼 수 있다.
동작역에서 현충원 쪽으로 육교를 건너면 열차가 수시로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아름
동작역에서 현충원 쪽으로 육교를 건너면 열차가 수시로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아름
동작충효길 ‘제3코스(한강나들길)’의 끝과 ‘제2코스(현충원길)’의 시작을 알리는 '시·종점 이정표' ⓒ김아름
동작충효길 ‘제3코스(한강나들길)’의 끝과 ‘제2코스(현충원길)’의 시작을 알리는 '시·종점 이정표' ⓒ김아름
서달산으로 오르는 이 계단은 이번 걷기 길에서 가장 힘든 곳이 아닌가 싶다. 무리하지 말고 차근차근 오르도록 하자. ⓒ김아름
서달산으로 오르는 이 계단은 이번 걷기 길에서 가장 힘든 곳이 아닌가 싶다. 무리하지 말고 차근차근 오르도록 하자. ⓒ김아름
계단을 오르다가 지칠 때면 탁 트인 서울 전경을 바라보면서 잠시 쉬어가자. 한강과 동작대교, 강 건너편에 있는 남산과 N서울타워 등을 조망할 수 있다. ⓒ김아름
계단을 오르다가 지칠 때면 탁 트인 서울 전경을 바라보면서 잠시 쉬어가자. 한강과 동작대교, 강 건너편에 있는 남산과 N서울타워 등을 조망할 수 있다. ⓒ김아름
바로 밑에는 동작역이 있어 열차가 오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김아름
바로 밑에는 동작역이 있어 열차가 오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김아름
현충원길 초반에는 현충원 외곽 담장이 둘러진 서달산 능선을 따라 걷게 되며, 중간중간 나타나는 ‘현충원 출입문’을 통해 현충원에도 방문할 수 있다. ⓒ김아름
현충원길 초반에는 현충원 외곽 담장이 둘러진 서달산 능선을 따라 걷게 되며, 중간중간 나타나는 ‘현충원 출입문’을 통해 현충원에도 방문할 수 있다. ⓒ김아름
서달산 능선을 따라 걷는 시민들 ⓒ김아름
서달산 능선을 따라 걷는 시민들 ⓒ김아름
충효길답게 ‘충’과 ‘효’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수화기 모양의 '효도 전화 의자'는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려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김아름
충효길답게 ‘충’과 ‘효’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수화기 모양의 '효도 전화 의자'는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려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김아름
부모님을 업고 걷는 모습을 표현한 ‘업어주기 조형물’은 효의 정신을 되새겨 보게 한다. ⓒ김아름
부모님을 업고 걷는 모습을 표현한 ‘업어주기 조형물’은 효의 정신을 되새겨 보게 한다. ⓒ김아름
국립현충원의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게이트인 ‘메모리얼 게이트’. 지붕과 기둥은 태극기를 형상화했다. ⓒ김아름
국립현충원의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게이트인 ‘메모리얼 게이트’. 지붕과 기둥은 태극기를 형상화했다. ⓒ김아름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며 목판에 추모의 글을 남겨볼 수 있다. ⓒ김아름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며 목판에 추모의 글을 남겨볼 수 있다. ⓒ김아름

상쾌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숲길을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짐을 느낀다. 언제든지 쉬어갈 수 있는 쉼터와 맨발 지압 코스, 야외 운동 기구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걷기 뿐만 아니라 체력 단련,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정금마을 갈림길을 지나 아파트 단지가 보이기 시작하면 곧 이수역과 남성시장 등으로 갈 수 있는 극동아파트 갈림길이 나온다. 이때 출구를 찾아 먼지를 털어내고 운동을 마무리 짓는다. 강과 산을 따라 걸어온 길은 특별히 어려움은 없지만, 1시간 반 이상 걸어야 하는 만큼 체력 소모가 있는 편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안전하게 걷도록 하자.

기자에게 예전의 주된 산책 코스가 올림픽공원과 석촌호수였다면 지금 사는 곳에선 한강과 서달산이 되었다. 거주지에 따라 풍경은 달라지겠지만, 도심 속 자연의 존재는 여유와 활력을 주는 고마운 벗이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 ⓒ김아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 ⓒ김아름
운동 기구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다. ⓒ김아름
운동 기구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다. ⓒ김아름
맨발 지압 코스 ⓒ김아름
맨발 지압 코스 ⓒ김아름
맨발로 지압 코스와 흙길을 걸어보는 시민들 ⓒ김아름
맨발로 지압 코스와 흙길을 걸어보는 시민들 ⓒ김아름
곧 아카시아 향으로 가득할 이곳의 봄이 기다려진다. ⓒ김아름
곧 아카시아 향으로 가득할 이곳의 봄이 기다려진다. ⓒ김아름

동작충효길 탐방안내센터

○ 위치 : 서울시 노량진로 74, 3층
☞탐방 코스 자세히 보기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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