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솔솔~ 계절 설렘 느끼면서 걷기 좋은 경춘선숲길

발행일 2023.04.03. 09:00

수정일 2023.04.07. 10:04

새해가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덧 4월이다.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웅크린 몸과 마음,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있다. 봄을 맞아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일대 경춘선숲길을 걷기 좋은 길로 추천한다.

경춘선숲길은 옛 경춘선이 오가던 철로를 단장해 뉴트로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노원구 녹천중학교에서 서울시와 구리시 경계인 담터마을까지 6km(도보 약 2시간 소요)가 전체 코스다. 완주를 목표로 전체 코스를 걷거나 뛰기 보다는 천천히 주변 풍경을 즐기며 여유롭게 즐기면 좋을 듯한 곳이다.

그 중 기자가 다녀 온 구간은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2, 4번 출구 일대다. 사실 이곳은 화랑대역 인근에 볼 일이 있어 지하철로 왔다가 우연히 보고 알게 됐다. 먼저 일을 보고 시간이 남으면 인근을 둘러보기로 했는데 화려하진 않지만 여유 있고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주변 풍광을 느끼며 거닐면서 봄을 느낄 수 있었다.

바닥에는 옛 철길이 그대로 있고 우측에는 보도가 있다. 보도 옆 언덕에는 나무와 풀들로 이루어진 작은 숲이 쭉 이어져 있다. 언덕에 있던 매화나무를 비롯한 봄꽃나무들의 나뭇가지 끝에 맺힌 꽃봉오리나 작은 꽃들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마치 봄이 오는 그림처럼 느껴졌다.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로 나와 그대로 좀 더 걷다 보면 경춘선숲길 숲속마당이 나왔다. 숲속마당 안쪽 수많은 나무들 사이에 있는 벤치에 앉아 쉬고 있으면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머리를 식힐 수 있을 것 같았다. 현대적 건물들과 시설들로 복잡하고 정신없는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 새삼 소중함을 느낀다.

숲속마당에서 내려와 다시 경춘선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스마트벤치가 보였다. 낮에 태양광을 저장해 저녁엔 빛을 낸다고 안내되어 있었다. 또 벤치의 휴대폰 충전 공간에 휴대폰을 올려놓으면 무선으로 충전이 가능한 것이 신기했다.

중간에 장미터널도 나온다. 5월경 장미가 만개하면 예쁜 풍경을 자아낼 듯하다. 화랑대역 4번 출구 쪽에는 무지개어린이공원도 있다. 모래밭과 미끄럼틀 등 놀이시설이 있고 몇몇 운동기구도 있어 아이들이 뛰놀거나 어른들도 휴식하고 운동하기 좋아 보였다.

3월 초순 경춘선숲길의 어느 늦은 오후는 이렇게 봄의 시작을 알리는 풍경들과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하교하는 아이들, 이른 퇴근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 장을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 저마다 각자의 갈 길을 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서도 봄의 에너지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