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체험으로 조선시대 무기 제조 과정 직관해요!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3.02.16. 15:38

수정일 2023.02.16. 16:00

조회 2,393

서울시청 시민청 내의 ‘군기시 유적 전시실’ ⓒ이선미
서울시청 시민청 내의 ‘군기시 유적 전시실’ ⓒ이선미

서울시청 안에는 조선 시대의 자취가 있다. 시청 지하 1층 시민청 내에 있는 ‘군기시 유적 전시실’이다.

군기시(軍器寺)조선 시대에 무기를 제조하던 관청으로, 1392년 설치됐다가 1884년 폐지되었다. 2009년 서울시청 신청사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건물지와 무기류들이 발굴돼 현재의 전시실로 문을 열게 되었다. 군기시는 지금의 전시실 부근부터 세종대로 건너편까지 이어질 만큼 방대한 규모의 관청이었다.
서울시청 옆 프레스센터 외부에 있는 군기시 터 표석 ⓒ이선미
서울시청 옆 프레스센터 외부에 있는 군기시 터 표석 ⓒ이선미

군기시 건물지와 발굴 유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과거와 이어지는 느낌이다. 땅 아래 파묻혀 있다가 비로소 드러난 흔적들이 반갑다. 

이 건물지는 보통의 민가에 비해 부엌이 좁고 골목길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무기 중심 유물이 출토되어 군기시 부속 건물로 추정되었다. 아마도 무기를 만들던 작업장이거나 무기 창고였을 것으로 보인다.
군기시 유적에서는 여러 건물지와 무기 중심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선미
군기시 유적에서는 여러 건물지와 무기 중심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선미

군기시를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로 만날 수 있다고 하여 시민청을 찾았다. 일제 강점기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흔적이 사라졌던 군기시를 140년 만에 디지털로 복원한 현장이다. ☞ [관련 기사] 사라진 조선관청 '군기시' 디지털 복원…가상현실로 체험

군기시 유적 전시실 앞 배너의 QR코드를 통해 문화유산 메타버스 앱 ‘헤리버스 공존’(헤리티지 메타버스 공존)을 다운로드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안드로이드폰은 파일 받기를 통해 접속 가능하다.
아이폰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폰은 파일 받기를 통해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이선미
아이폰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폰은 파일 받기를 통해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이선미
‘헤리버스 공존’ 앱으로 군기시 유적 전시실을 증강현실로 만날 수 있다. ⓒ헤리티지 메타버스 공존 앱
‘헤리버스 공존’ 앱으로 군기시 유적 전시실을 증강현실로 만날 수 있다. ⓒ헤리티지 메타버스 공존 앱

군기시 유적 전시실에 들어가서 앱을 실행했다. 이내 군기시 건물들이 형태를 드러냈다. 음성 가이드도 재생되고 자막도 볼 수 있다. 군기시는 민가형 공방 형태로 지어져 있지만 보안을 위해 일반 민가와는 달리 건물 방향을 어긋나게 배치하고, 담장을 두텁게 하고, 동선도 미로처럼 복잡하게 구성했다는 안내가 이어진다.

군기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등장해 자기 업무를 소개하기도 한다. 무기 제조를 직접 관장하는 군기시 제조(提調: 각 관아의 일을 다스리던 직책)도 등장하고, 쇠를 단련하는 일을 하던 야장(冶匠)도 화기 제조 방식 등을 소개한다. 증강현실로 군기시 건물의 내외부 모습과 신기전 같은 무기류의 제작 과정 등도 볼 수 있다.
증강현실 속에서 군기시 건물들과 무기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다. ⓒ이선미
증강현실 속에서 군기시 건물들과 무기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다. ⓒ이선미
앱을 통해 증강현실로 군기시를 만나고 있는 시민 ⓒ이선미
앱을 통해 증강현실로 군기시를 만나고 있는 시민 ⓒ이선미

군기시 유적 전시실 밖에는 가상현실 체험공간이 마련됐다. 영상을 체험하려면 헤리버스 공존 앱을 통해 먼저 예약을 하면 된다.

체험 영상으로는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군기시에 대해 알아보는 ‘궁금해요 군기시 VR’과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인 행주대첩을 배경으로 군기시가 만든 무기들의 위력을 체험할 수 있는 ‘군기시 무기와 행주대첩 VR’ 두 편이 준비돼 있다.
시민들이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이선미
시민들이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이선미

“VR 영상은 두 가지가 있어요. 행주대첩은 아무래도 전투 장면이 있어서 속도감이 있는데 어느 쪽에 앉으실래요?”라고 담당자가 물었다.

너무 빠른 속도가 힘들까 봐 느린 속도의 의자에 앉았다. 군기시를 안내하는 ‘궁금해요 군기시 VR’ 영상이었다. 천천히 의자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안내에 따라 안경의 초점을 맞췄다. 약 8분간의 가상현실 여행이 시작됐다.

한양도성을 발 아래로 내려다보다가 경복궁과 육조거리를 거쳐 군기시에 내려앉았다. 정릉동천 옆으로 넓게 펼쳐진 군기시에서 화약과 화살을 만드는 등 일상이 펼쳐졌다. 군기시 관계자가 등장해 여러 가지 안내도 해 주었다. 처음에는 어지럽지 않을까 염려하다가 점점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주변 풍경도 살펴보았다. 
‘군기시 무기와 행주대첩 VR’은 보다 속도감 있는 체험 영상이라고 한다. ⓒ이선미
‘군기시 무기와 행주대첩 VR’은 보다 속도감 있는 체험 영상이라고 한다. ⓒ이선미

군기시는 ‘ㄷ’자형 일반 민가 형태의 건물에서 숙식하며 무기를 제작했다고 한다. 기밀유지를 위해 막다른 진입로로 출입했고, 화재와 소음을 고려해 정릉동천가에 위치했다. 

정릉동천은 옛 러시아공사관 부근에서 발원한 한 줄기가 정동길을 따라 흐르고, 지금의 삼성플라자 부근에서 발원한 또 한 줄기가 세종대로를 따라 흐르다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합류했다고 한다. 군기시 유적 전시실에서는 정릉동천 유구도 볼 수 있다.
군기시 유적 전시실에서 정릉동천 물길과 호안석축(護岸石築)을 볼 수 있다. ⓒ이선미
군기시 유적 전시실에서 정릉동천 물길과 호안석축(護岸石築)을 볼 수 있다. ⓒ이선미

군기시 유적 전시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한다. 동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절기는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가상현실 체험공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눈앞에 드러난 유구만으로도 역사의 한 순간을 상상할 수 있지만 고증을 통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에서 만나고 보니 조선 시대가 좀 더 구체적이고 가깝게 느껴졌다. 2019년 돈의문 복원과 이번 군기시 복원에 이어 경복궁에서 거행된 궁중의례도 메타버스로 재현할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가 커진다.
시민청 군기시 유적 전시실 외부에 전시된 군기시 모형과 작업 장면 등 ⓒ이선미
시민청 군기시 유적 전시실 외부에 전시된 군기시 모형과 작업 장면 등 ⓒ이선미

군기시 유적 전시실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1층 시민청 내
○ 교통 :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4번 출구
○ 관람시간 : 3-10월 09:00~21:00, 11-2월 09:00~20:00 / VR체험 10:00~19:00
○ 휴관일 : 매주 일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시민청 누리집
○ 문의 : 02-739-5813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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