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쪽방촌 무료 치과 운영 "깍두기 제대로 씹어 드세요"
발행일 2022.12.28. 17:20
이에 서울시는 돈의동 쪽방상담소 5층에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를 마련하고 12월 1일부터 진료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치과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우리동네구강센터로 찾아가 현장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진료 대기실에 잠깐 앉아 있는 사이 주민 두 명이 잇따라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이번 진료가 처음이신가요? 어디가 불편하세요?" 의료진의 질문에 주민은 본인의 치아 상태를 설명하고 곧바로 비어 있는 치과진료의자에 누워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당일 진료 현장에서 만난 쪽방촌 주민 A씨는 "치료비가 부담되어서 이가 상해도 치과 진료를 받을 수가 없었다"며 "동네에 무료로 치과진료를 해주는 곳이 생겼다고 해서 처음 와봤다"고 말했다. A씨는 당일 치석을 제거하며 괴사한 치아를 발치하는 진료를 받았다. 이미 치아가 몇 개 남지 않는 A씨는 틀니를 할 예정이다.
또 다른 쪽방촌 주민 B씨도 치아가 다 썩고 뿌리만 남아 발치를 했다. 단순히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받거나 간단한 충치 치료를 받는 주민은 드물었다.
내년 1월부터는 의료진이 쪽방촌 주민들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방문 구강건강 관리서비스도 시작한다고 한다. 쪽방촌 주민에게 기본적인 구강건강관리법을 안내해 주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나 대학병원으로 연계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당일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치료를 받고 병원을 나서며 "이런 곳이 생겨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아파도 참고, 이가 없어도 참았는데 진료를 받으면서 나도 음식을 제대로 씹어 먹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문을 듣고 왔는데 의사 선생님도 친절하시고 궁금한 것도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이웃에게 꼭 치료 받아보라고 권할 예정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구강관리센터 운영은 단순히 취약계층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계층간 구강건강 격차를 좁히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한동헌 행동하는의사회 이사장은 “진료 때마다 5~6명 정도 예약이 차있다. 한 번 오시는 분들에게 꾸준한 치료를 권하고 있는데 건강한 치아를 위해서는 주민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는 우선 돈의동 주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하고, 차차 확대하여 시내 5대 쪽방촌 거주자는 누구든지 센터를 통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쪽방촌 주민의 연령 및 건강, 수급 여부의 경제 상태, 치료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서 치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는 치과진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쪽방촌 주민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고 있었다. 더 이상 추위와 무관심에 고통 받는 이가 없도록 다함께 동행할 수 있는 지원책이 꾸준히 이어지길 응원해 본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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