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술, 면역억제제, 한약도 위험 증가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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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09.03. 00:00

수정일 2010.09.03. 00:00

조회 3,595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란 무엇이며, 왜 생기나요?

43세 영업부 사원 K씨는 평소 업무 때문에 일주일에 서너 차례 이상 술자리가 있고 그 때마다 폭음을 하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1년 전부터 가끔씩 우측 엉덩이관절 쪽이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고, 양반 다리 자세로 앉기가 점점 불편해졌는데, 최근 통증이 갑작스럽게 증가하고 다리를 심하게 절어 인근 정형외과를 방문하였다. 전문의의 진찰 및 검사 결과 그는 ‘우측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리가 엉덩이 관절이라고 알고 있는 고관절은 허벅지뼈(대퇴골)의 머리(골두)와 골반뼈 끝부분의 공모양을 하고 있는 비구로 이루어집니다. 뼈 역시 우리 몸의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피가 흐르고 있으며, 이런 혈액순환을 통해 뼈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노폐물을 배출하게 됩니다. 이 중 대퇴 골두에 혈액 순환 장애가 발생하여 대퇴 골두가 죽고 썩는 병이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입니다. 대부분 30~5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고, 약 50% 이상에서 양측성으로 발생하며, 남자에게 더 많습니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 명쾌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고, 단지 위험인자들이 알려져 있는 정도입니다. 국내에 흔한 위험인자로는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라고 알고 있는 부신피질호르몬 복용, 방사선 조사, 잠수병 같은 것들이 있고 대퇴골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같은 외상도 포함됩니다. 이 중 부신피질호르몬은 피부병 치료제, 면역 억제제, 한약 등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 약제 사용 시 고관절이 아프다면 전문의를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음주는 잘 알려진 대표적인 위험인자로서 일주일에 알코올의 섭취량이 400를 초과할 경우에는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의 발생 위험이 약 9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특별한 위험인자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가 발생하면 어떤 증상이 생기며, 진단은 어떻게 하지요?

질병의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못하지만, 질병이 진행하면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 서혜부(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을 느끼며, 활동에 의해 심해집니다. 병이 더욱 진행하여 골두 함몰(납작하게 찌그러짐)이 일어나면 통증이 증가하고, 아픈 쪽 다리가 짧아질 수 있습니다. 또, 아픈 쪽 고관절에 운동 범위 제한이 생겨 고관절이 덜 구부러지거나 덜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진단은 단순방사선(X-ray)을 먼저 촬영해보고, 필요에 따라 자기공명영상검사(MRI), 핵의학검사(SPECT/CT) 등을 하게 됩니다. X-ray상 대퇴 골두 일부가 정상보다 하얗게 보이거나 검게 보일 수 있으며, 골두 위쪽에 골절선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병이 진행한 경우 골두가 함몰되어 납작하게 찌그러진 소견을 볼 수도 있습니다. X-ray만으로 진단이 어려운 초기 무혈성 괴사의 경우 MRI 검사가 도움이 되며, 병변의 침범 부위 및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SPECT/CT 검사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뼈의 혈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SPECT와 해부학적 구조를 볼 수 있는 CT를 융합한 검사로 보험이 될 경우 MRI에 비하여 비용이 저렴합니다.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1) 보존적 치료
통증 없이 우연히 진단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약한 통증만 가끔 있으면서 병변의 크기가 크지 않고 위치가 양호한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X-ray를 촬영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2) 관절 보존 치료
병의 진행과정 중 비교적 초기에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지만 치료 결과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어서 확실하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크게 재생수술과 구제수술로 나눌 수 있는데, 재생수술이란 괴사부위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기대하고 시행하는 수술입니다. 예를 들어, 중심 감압술이나 다발성 천공술이 있고, 줄기세포를 골두에 주입하여 괴사 부위의 재생을 유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기존에 주로 골수에서 채취한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채취 부위의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줄기세포의 양이 제한적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줄기세포의 특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지방 흡입술과 동일한 방법으로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하게 복부 지방에서 추출한 자가 지방 줄기세포를 골두에 주입하는 방법이 임상 시험 중에 있습니다. 이 밖에 구제 수술이란 고관절에서 체중부하가 되는 부위를 괴사가 일어난 부분에서 괴사가 일어나지 않은 부위로 위치를 바꾸어 주는 방법입니다.

3) 인공 관절 치환술
골두의 함몰이 심하거나 이미 퇴행성 변화가 온 경우, 통증이 심각하여 일상생활에 큰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인공 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과거 인공 고관절 전 치환술의 수명은 10~15년 정도였고, 이 시기가 지날 경우 다른 인공 관절로 바꾸는 재치환술을 필요로 하였습니다. 재치환술은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며 피도 많이 나는 큰 수술입니다. 따라서 과거에는 최대한 자기 관절을 보존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수술 방법들이 시행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인공 고관절의 재료가 금속, 강화 폴리에틸렌, 세라믹으로 변화하였고, 마모가 줄어 내구성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에, 무혈성 괴사의 치료법 중 인공 관절 치환술의 시행 빈도가 늘고 있습니다.

글∥윤강섭(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관절척추전문센터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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