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역사적인 장소, 의미 있는 작품이 이곳에!
발행일 2020.11.16. 17:56
2019년 제37회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에 선정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2019년 6월 1일 개관했다. 개관 소식을 접하고 여러 번 방문한 지난 해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나서야 방문을 하게 되었다.
조선시대 대역죄를 제외한 일반적인 형벌은 4대문 밖에서 행해졌다. 서소문 밖 형장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이용되었다. 이 땅에 천주교가 전래되고 대대적인 박해가 시작된 이래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신자들이 처형된 장소는 서소문 밖 형장이다. 오늘날 ‘순교자 현양탑’이 서소문역사공원에 서 있는 이유다. 서소문역사공원에서 따스한 가을 햇살을 짧은 점심시간이나마 만끽하는 직장인들을 지나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 내에서 새로이 설치된 전시 작품 등을 여유 있게 관람한 후 추가적으로 조사해 본 작품들의 내력과 의미가 다음 방문 욕구를 또다시 불러일으킨다.

작품에 새겨진 3개의 숫자들은 19세기 말 이 땅에서 벌어진 천주교 신자들에 대한 신유박해(1801년), 기해박해(1839년), 병인박해(1866년)가 일어난 해이다. 연도 사이의 눕혀진 십자가는 순교가 벌어진 이곳의 장소성과 순교에 사용되었을 칼을 형상화 한 작품이다 ⓒ양인억

서소문역사공원은 지금의 공원으로 거듭나기 전 노숙자가 많았다고 한다. 이에 노숙자 예수(Homeless Jesus)로 유명한 캐나다 작가 티모시 슈말츠(Timothy P. Schmalz)에게 서소문역사공원의 역사성을 소개한 후 작품을 요청했다고 한다. 담요를 얼굴까지 덮어쓰고 있어서 천상 노숙자의 형상이지만 담요 아래로 삐져나온 발등에 못이 박혔던 흔적이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셔서 큰 사랑을 실천했던 예수임을 말해 준다 ⓒ양인억

서소문역사공원에 붉게 단풍 든 대왕참나무을 지나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진입광장으로 향하는 경사진 길. 붉게 타버린 대왕참나무 낙엽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단풍잎과 대비된다 ⓒ양인억

월락재천 수상지진 (月落在天 水上池盡, “달은 떨어져도 하늘에 있고, 물은 솟구쳐도 연못에서 다한다”). 1801년 순교한 이 땅의 최초의 세례자 이승훈 베드로가 남겼다고 전해진 말을 한글, 한자 그리고 영어로 양각하여 조준재 작가가 만든 작품으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경사로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양인억

월락재천 수상지진 (月落在天 水上池盡, “달은 떨어져도 하늘에 있고, 물은 솟구쳐도 연못에서 다한다”). 1801년 순교한 이 땅의 최초의 세례자 이승훈 베드로가 남겼다고 전해진 말을 한글, 한자 그리고 영어로 양각하여 조준재 작가가 만든 작품으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경사로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양인억

지하 1층 전경. 우측은 도서관이며 멀리 붉은 벽면에 지난해 방문 당시 보지 못했던 작품이 발길을 당겼다 ⓒ양인억

이수경 작가의 <가장 낮고 거룩한 손길>이란 작품으로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을 잘 표현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양인억

지하 2층에서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방법 중 하나는 경사로를 이용하여 천천히 걷는 것이다. '성 정하상 기념성당' 앞에서 직각으로 꺾이는 경사로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양인억

지하 3층의 콘솔레이션 홀과 하늘광장을 구분해 주고 있는 수많은 출입문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최적의 인증사진 장소 중 하나다ⓒ양인억

하늘광장에 늘어선 정현 작가의 <서 있는 사람들>이 유리 문에 반영되어 한층 더 웅장한 모습을 연출한다. 작품은 서소문 형장에서 순교한 44인의 성인을 무거운 기차를 떠받치고 지탱했던 침목을 사용하여 형상화했다. 결국 침목의 재탄생과 순교자의 오늘날 위상이 겹쳐지게 한 작품이다 ⓒ양인억

가을 하늘과 ‘하늘광장'에 들어온 빛이 만든 그림자가 의도치 않은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양인억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하늘광장’에서 흘러드는 빛이 ‘하늘길’로 스며 든다 ⓒ양인억

하늘길 끝을 벗어나 설치되어 있는 권석만 작가의 <발아>. 비움을 통한 생성을 표현하고자 근원적 물질인 자연석을 이용하였고 외부의 자연스러운 물성과 물체 내부의 인공적인 재질감을 대비시키고자 안쪽은 반들반들한 표면으로 마감했다 ⓒ양인억

독특한 구조와 조명으로 차분함을 안겨주는 공간인 ‘상설전시실 1, 2관’은 지하 3층에 있다 ⓒ양인억

‘상설전시 2관’ 관람 중 카메라의 뷰 파인더로 독특한 구조물의 일부를 확대해 보았다. 구조물의 곡선과 직선 그리고 그 사이의 빛의 강도 차이가 멋진 작품이 되어 프레임을 채운다 ⓒ양인억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과 순교자 124위 시복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김경자 작가의 나전 칠화 작품 <일어나 비추어라>. 작품은 남북한 화합과 생명문화 회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십장생도’를 밑그림으로 하고 한국 천주교회의 과거, 현재, 미래로 조형화하였다 ⓒ양인억

‘상설전시 1관'내 설치 작품 <척사윤음>을 감상 중인 시민. ‘척사윤음’은 선조들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 빛으로 부활하는 영원한 신앙의 기둥, 빛의 기둥으로 상징화 한 작품이다 ⓒ양인억
■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 위치 : 서울 중구 칠패로 5
○ 운영시간 : 09:30 ~ 17:3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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