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조각 감상하고 고구마라떼 한 잔! '노원달빛산책'과 함께한 특별한 가을밤

시민기자 박미선

발행일 2026.10.29. 15:03

수정일 2026.10.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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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당현천에서 공공미술 빛조각축제 ‘2026 노원달빛산책’이 11월 8일까지 열린다. 올해 7회째인 이 축제는 ‘새로운 달(NEW MOON, NEW WISHES)’을 주제로 국내 작가 24팀의 30여 점 작품과 주말 공연, 무료 달빛투어를 선보인다.
유석 작가의 <속삭이는 빛>. 말미잘이나 아메바를 닮은 빛 조형물과 낯선 속삭임을 통해 인공 생명체의 존재를 표현한 미디어 설치 작품이다. ©박미선
김유석 작가의 <속삭이는 빛>. 말미잘이나 아메바를 닮은 빛 조형물과 낯선 속삭임을 통해 인공 생명체의 존재를 표현한 미디어 설치 작품이다. ©박미선
어둠이 내려앉은 하천 주변에 빛과 예술이 더해지면 그곳은 잠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서울 노원구 당현천 일대가 빛과 예술로 물들었다. 공공미술 빛조각축제인 ‘2026 노원달빛산책’이 10월 16일부터 11월 8일까지 당현천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노원달빛산책은 다양한 빛조각 작품을 감상하며 가을밤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노원의 대표 야간 문화축제다.

노원달빛산책은 2014년 ‘노원 등축제’로 시작해 2020년 ‘노원달빛산책’으로 이름을 바꾸고 가을 축제로 이어져 왔다고 한다. 올해는 ‘새로운 달(NEW MOON, NEW WISHES)’을 주제로 국내 작가 24팀이 참여해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은 그냥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생명을 위한 기도, 평화와 공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바람을 작품에 담아 시민들에게 예술적 경험과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고 한다.
2026 노원달빛산책 새로운 달 안내판
2026 노원달빛산책 새로운 달 안내판 ©박미선
엄혁용 작가의 <책 속에 품은 달>은 고서의 제본 방식에서 착안한 거대한 책 조형물로, 책과 자연의 순환, 한밤의 달빛이 상징하는 진리와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이다. ©박미선
엄혁용 작가의 <책 속에 품은 달>은 고서의 제본 방식에서 착안한 거대한 책 조형물로, 책과 자연의 순환, 한밤의 달빛이 상징하는 진리와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이다. ©박미선
전영일 작가의 <도시와 달빛>. 거대한 달 아래 산과 도시가 어우러진 풍경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을 경계하고, 인간의 문명과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박미선
전영일 작가의 <도시와 달빛>. 거대한 달 아래 산과 도시가 어우러진 풍경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을 경계하고, 인간의 문명과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박미선

서로 다른 달이 내려앉은 듯한 빛의 풍경

이번 축제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달'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형태와 빛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당현천 산책길 곳곳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작품을 따라 걷다 보면 꼭 둥근 모양이 아니더라도 마치 서로 다른 모습의 달이 하나씩 내려앉은 듯한 느낌이 든다. 같은 주제를 공유하면서도 작품마다 형태와 분위기가 달라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올해 노원달빛산책은 ‘새로운 달(NEW MOON, NEW WISHES)’을 주제로,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마음처럼, 개인의 행복을 넘어 평화로운 세상과 자연과 인간의 공존 등 우리 모두가 함께 바라는 미래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생명을 위한 기도와 평화와 공존을 위한 바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바람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선보인다. 작품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생명의 소중함과 공존의 가치, 우리가 함께 꿈꾸는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당현천 데크에서 시작한 달빛투어 ©박미선
당현천 데크에서 시작한 달빛투어 ©박미선
도슨트 '달빛투어'를 통해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박미선
도슨트 '달빛투어'를 통해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박미선
구민 도슨트인 '달빛해설사'가 관람객과 함께 작품을 둘러보며 설명해 주었다. ©박미선
구민 도슨트인 '달빛해설사'가 관람객과 함께 작품을 둘러보며 설명해 주었다. ©박미선

약 한 시간의 달빛투어, 작품을 이해하는 즐거움

좀 더 작품을 깊이있게 감상하고 싶어 '달빛투어'를 신청해 봤다. 올해는 구민 도슨트인 ‘달빛해설사’가 관람객과 함께 작품을 둘러보며 설명을 들려 주었다. 우리는 중계역 6번출구 방향 당현1교 데크 ‘달빛산책 시작점’에 모여 나눠 준 수신기를 귀에 꽂고 함께 걸으며 작품 해설을 들었다.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진 산책길을 함께 걸으며 설명을 듣는 동안 작품이 어떤 생각을 담고 있는지, 어떤 관점으로 감상하면 좋을지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달빛투어는 축제 기간 매일 오후 7시 30분에 무료로 진행된다. 노원달빛 누리집를 통해 사전예약을 받고 있지만 수신기의 여유가 있을 때는 현장에서 참여도 가능하다. 실제로 현장에서 참여하거나 산책하다가 달빛투어하는 모습을 보고 합류한 사람들도 있었다.
윤제호 작가의 미디어아트 <월광응답(月光應答)> ©박미선
윤제호 작가의 미디어아트 <월광응답(月光應答)> ©박미선

자연과 빛이 주고받는 대화, 월광응답

작품 하나하나가 다 마음에 남지만, 그중에서도 발걸음을 멈추게 한 작품은 윤제호 작가의 미디어아트 <월광응답(月光應答, Moonlight Response)>이었다. 당현천 산책길을 따라 출발점에서 중간 지점쯤 걸어가다 보면 수변카페 당현마루를 만나게 된다. <월광응답>은 이곳에서 당현천 반대편 나무 쪽에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레이저와 스피커를 활용해 인공의 빛과 자연의 빛이 서로 응답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나무 사이로 푸른빛과 초록빛의 레이저가 길게 펼쳐지고, 그 위로 붉은 달을 연상시키는 빛의 형상이 떠오른다. 주변의 나무와 풀, 밤의 풍경이 빛과 어우러지면서 평소 익숙하게 지나던 당현천이 낯설고 신비로운 공간으로 바뀐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빛이 작품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변 자연과 함께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나무 사이로 흐르는 빛의 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과 인공의 빛이 서로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정된 조형물을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빛이 만들어 내는 장면과 주변 풍경이 어우러지면서 잠시 그 자리에 머물러 감상하게 된다.
가제트공방의 <지구의 맥박> 체험형 작품
가제트공방의 <지구의 맥박> 체험형 작품 ©박미선
가제트공방의 <지구의 맥박> 체험형 작품
가제트공방의 <지구의 맥박> 체험형 작품 ©박미선

발길을 사로잡은 체험형 작품, 지구의 맥박

노원달빛산책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작품은 가제트공방의 <지구의 맥박>이다. 여러 가지 색상의 구조물이 둥근 돔 형태로 이어져 있어 멀리서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알록달록한 선들이 서로 교차하며 커다란 공간을 이루고 있어 마치 거대한 지구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의 매력은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조물 안쪽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들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작품 주변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당현마루에서는 카페음료 군고구마 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박미선
당현마루에서는 카페음료 군고구마 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박미선
당현천을 바라보며 즐기는 당현마루 공간 가을밤 운치 ©박미선
당현천을 바라보며 즐기는 당현마루 공간 가을밤 운치 ©박미선
당현마루 라면조리기와 실내 취식공간 ©박미선
당현마루 라면조리기와 실내 취식공간 ©박미선
시그니처 음료 고구마라떼 ©박미선
시그니처 음료 고구마라떼 ©박미선

당현마루에서 즐기는 고구마라떼

달빛산책을 마친 뒤에는 당현천 수변카페인 당현마루에 들러 시그니처 음료로 알려진 고구마라떼를 맛봤다. 가을밤의 산책과 예술 감상 뒤에 잠시 쉬어 가기 좋은 시간이었다. 군고구마도 인기가 많다고 해 기대했는데, 방문 당시에는 이미 모두 판매되어 맛보지 못했다. 가을철에 어울리는 군고구마까지 함께 즐겼다면 더욱 계절감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작품을 감상하고 달빛투어로 이야기를 들은 뒤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여운을 이어 가는 일정은 노원달빛산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당현마루에는 카페 메뉴뿐 아니라 라면도 여러 종류 판매하고 있다. 라면조리기와 취식공간이 넉넉해서 가족 친구끼리 와서도 편안하게 즐기기 좋다.
가을꽃이 가득 핀 당현천 산책길 ©박미선
가을꽃이 가득 핀 당현천 산책길 ©박미선

꽃길 따라 이어지는 가을밤 산책, 당현천

노원달빛산책의 매력은 빛 조각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당현천의 풍경에도 있다. 당현천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주변의 나무와 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물들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도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방문 당시에는 산책로 옆으로 주황색과 노란색, 분홍색 등 다양한 색상의 꽃들이 넓게 피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도 조명을 받은 꽃들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형형색색의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걸음을 늦추고 주변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노원달빛산책 시작점에 보이는 간판
노원달빛산책 시작점에 보이는 간판 ©박미선

주말에는 공연까지, 더욱 풍성해지는 달빛산책

노원달빛산책은 빛과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뿐 아니라 주말 문화예술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축제 기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당현천 바닥분수 일원에서 공연이 펼쳐져 산책길에 또 다른 즐거움을 더한다.

작품을 따라 걸으며 야간 전시를 감상하고, 공연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방문하기에도 좋다. 특히 달빛투어에 참여해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주말 공연까지 관람한다면 더욱 다채로운 문화예술 경험을 할 수 있다.

2026 노원달빛산책은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면 남은 축제 기간에 당현천을 찾아 빛으로 물든 작품과 다채로운 공연을 함께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노원달빛산책과 함께하는 당현 맛집산책지도
노원달빛산책과 함께하는 당현 맛집산책지도 ©박미선

당현마루 이외에도 풍성한 당현 맛집산책

노원달빛산책은 당현천의 빛 조각 작품을 감상하는 것 외에도 주변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행사와 함께 당현천 주변의 음식점을 소개하는 ‘당현 맛집산책’ 지도도 마련되어 있어, 산책 전후로 식사하거나 주변 맛집을 찾아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품을 감상하는 데 집중하게 되지만, 주변 상권까지 함께 둘러보면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당현마루에서 시그니처 음료인 고구마라떼를 맛보는 것도 좋지만, 맛집산책 지도를 참고해 취향에 맞는 음식점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빛과 예술을 즐긴 뒤 맛있는 음식까지 곁들이며 당현천 주변의 매력을 발견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26 노원달빛산책

○ 기간 : 10월 16일~11월 8일
○ 장소 : 서울시 노원구 당현천 당현1교~양지교 약 1.3km 구간
○ 점등시간 : 매일 17:30~22:00
○ 관람료 : 무료
○ 문화공연 : 토·일요일 당현천 바닥분수 일원
○ 해설사와 함께하는 '달빛투어'
 - 출발시간 : 매일 19:30(약 1시간)
 - 집결장소 : 지하철 7호선 중계역 6번 출구 인근 당현1교
 - 신청방법 : 노원달빛 누리집에서 사전 신청

시민기자 박미선

서울의 매력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시민기자가 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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