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이런 뜻이었네! 2호선 역명 따라 만나는 서울 옛이야기

신병주 교수

발행일 2026.08.26. 14:46

수정일 2026.08.26. 14:48

조회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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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은 1980년 개통을 시작해 1984년 순환선이 됐고, 시청역부터 교대역까지 역명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소개됐다. 을지로의 유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변천, 왕십리·잠실·강남·교대 등 주요 역명의 뜻과 주변 역사적 장소가 함께 정리됐다.
신병주 교수의 사심 가득한 역사이야기
2호선이 품은 역사와 문화를 알아본다.
2호선이 품은 역사와 문화를 알아본다.
  129화  2호선이 품은 역사와 문화(1)

지하철 2호선은 1980년 신설동역~종합운동장역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1982년 종합운동장역~교대역, 1983년 을지로입구역~성수역과 교대역~서울대입구역 구간이 개통되었다. 1984년에는 서울대입구역~을지로입구역 구간이 개통되면서 순환선이 됐다. 2호선은 신설동역~성수역에 이르는 성수 지선과 까치산역~신도림역에 이르는 신정 지선도 운행되고 있다.

시청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2호선 시청역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가면서, 역명이 품고 있는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1호선과 환승하는 시청역은 이곳에 서울시청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붙은 역명이다. 1974년 1호선이 처음 개통되었을 때는 ‘시청앞역’이었으나, 1983년 시청역으로 바뀌었다. 1990년에 나온 동물원의 노래 ‘시청앞 지하철역에서’로 인하여, 여전히 시청앞역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시청역을 나오면 조선시대 5대 궁궐 중 하나인 덕수궁을 만날 수 있다. 시청역 다음은 ‘을지로(乙支路)’가 역명 앞에 나오는 3개의 역이 있다. 을지로입구역, 을지로3가역, 을지로4가역이 그것이다. 을지로는 서울시청에서 출발하여 한양과학기술고등학교(구 한양공업고등학교) 앞 삼거리까지 이어진다.
을지로3가역 인근
을지로3가역 인근
을지로1가와 을지로2가 사이에 진흙으로 된 언덕이 있었는데, 구릿빛을 띠어서 구리개, 한자로는 동현(銅峴)이라고 불렀다. 구리개에는 한의원과 한약방이 모여 있었고, 1885년 재동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원 제중원(濟衆院)도 1887년 구리개로 확장 이전하였다.

일제 강점 시기에는 황금정(黃金町:고가네마치)이라 불렀다. 해방 이후 일본식 잔재를 버리고 도로명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乙支文德)을 소환하여 을지로라 하였다. 이 시기에는 충무로, 원효로, 퇴계로, 율곡로, 충정로 등 역사 속 위인들의 호나 이름이 도로명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조선시대에는 현재의 충무로에 활자를 만드는 관청인 주자소(鑄字所)가 있었고 1883년에는 을지로2가에 출판을 담당하는 박문국(博文局)이 세워졌다. 현재에도 충무로에서 을지로로 이어지는 길고 좁은 골목에 인쇄 골목이 자리하고 있어 이 일대의 오랜 인쇄문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을지로4가역 다음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2호선, 4호선, 5호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이다. 역이 소재한 곳은 동대문구가 아닌 중구 광희동 일대이다. 1983년 처음 개통될 때의 역명은 ‘서울운동장역’이었다. 1925년 경성운동장으로 출발하여, 1945년 서울운동장을 거쳐 1985년 동대문운동장이 되면서, ‘동대문운동장역’으로 역명이 변경되었다.

2003년 3월부터 동대문운동장이 임시주차장과 풍물시장으로 이용되다가, 2007년 12월 동대문야구장, 2008년 5월 동대문축구장 철거 후에도 역명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2009년 운동장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2009년 10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으로 역명을 변경하였다. 공원 조성 과정에서 조선시대 한양도성과 이간수문(二間水門) 등이 발굴되었다. 역을 나오면 2014년 3월에 개관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보인다.
은빛 곡선이 한층 더 돋보이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외관
은빛 곡선이 한층 더 돋보이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외관

신당역에서 구의역까지

다음은 신당역이다. 신당동에 소재하고 있는데, 신당동의 유래는 이곳에 신당(神堂)이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광희문은 시신이 나가는 문이라는 뜻에서 시구문(屍軀門)이라고 하였고, 시구문 바로 옆으로는 신당을 모신 무당들이 많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신당동은 갑오개혁 이후 신당동(新堂洞)으로 바뀌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떡볶이타운으로 유명해졌다.

신당역 다음은 상왕십리역왕십리역이 이어진다. 왕십리(往十里)라는 지명은 무학대사와 노인의 대화에서 유래한다.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태조의 명을 받고, 새로운 도읍지가 될 만한 땅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에 왕십리 일대를 지나고 있었다. 무학대사는 이곳을 명당이라 여겨 도읍으로 정할까 생각하였다. 그때 한 노인이 지나가면서 ‘북서쪽으로 십 리를 더 가면, 도읍이 될 만한 터가 있을 것이오’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무학대사는 노인의 말을 따라 10리를 더 가서 도읍을 정하였다.

상왕십리는 왕십리보다 위쪽이라는 뜻인데, 상왕십리역은 상왕십리동이 아닌, 하왕십리동에 위치해 있다. 왕십리역 또한 이름과는 달리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해 있는데, 성동구청이 괄호 안에 병기돼 있다. 왕십리역은 2호선, 5호선,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이다.

왕십리역 다음은 한양대역이다. 인근에 한양대학교가 소재하여 역명이 붙었다. 한양대역은 2호선에 있는 여러 대학교 이름이 붙은 역 중 하나인 건대입구, 서울대입구, 홍대입구역과는 달리, ‘입구’ 없이 대학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한양대역부터는 지하철이 아닌 지상철 구간으로, 좌우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보면서 잠실나루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

한양대역 다음은 뚝섬역이다. 한자로 독도(纛島)로 표기한다. 조선시대, 이 지역에 왕이 사냥이나 군사 훈련 점검 등으로 자주 행차를 했고 왕의 행차 때 드는 깃발이 독기(纛旗, 둑기)였다. 물이 불어나면 섬처럼 보여 ‘도(島)’라는 이름이 더해졌다. 이후 둑도, 뚝도로 불리다가 뚝섬이 되었다.

뚝섬역 다음은 성수역이다. 인근에 성수동이 있어서 역명으로 정하였다. 성수동의 유래는 한강을 낀 물가 마을로 한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깨끗하고 고마운 물’이라는 뜻의 성수(聖水)라고 했다는 설과 ‘성덕정(聖德亭)’이라는 정자와 뚝도 ‘수원(水源)’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성수동’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건대입구역은 처음 개통 당시의 역명은 인근의 화양동을 따서 화양역이라 하였다. 이후 건국대학교 측과 학생들의 요구로 건대입구역으로 바뀌었다. 광진구 화양동에 소재하고 있다.

건대입구역 다음은 구의역이다. 광진구 구의동에 소재하고 있으며, ‘광진구청’이 역명에 부기 되었다. 구의동이라는 이름은 구정동(九井洞)과 산의동(山宜洞)의 명칭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한강뷰의 정점 강변역, 종합운동장역까지

구의역 다음은 강변역으로, ‘동서울터미널’이 병기돼 있다. 구의동에 소재하고 있으며, 강변이라는 명칭은 한강 주변에 위치한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실제 강변역에서 잠실나루역까지 가면서 한강의 풍경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강변역 인근에는 1987년 개장한 동서울터미널이 있어 교통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또 역과 가까운 테크노마트는 1998년에 개장한 이후 2000년대 초반 전자제품 상가로 인기를 끈 명소였다.

강변역 다음은 잠실나루역, 잠실역, 잠실새내역으로 ‘잠실’이 붙은 세 개의 역이 이어진다. 잠실나루역은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하는데, 개통 당시 명칭은 성내역이었다. 역 주변 송파구를 흐르는 하천인 성내천이 있다. 강동구 성내동의 지명이 같아 혼동을 피하고, 한강의 나루가 있었던 점에 착안하여 2010년에 잠실나루역으로 변경됐다. 잠실나루는 잠실섬과 뚝섬을 연결하던 나루였다. 역 근처에 서울아산병원이 위치하는데 역에서 천변을 따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잠실나루역 다음은 잠실역이다. 1980년 개통한 잠실역은 신천동에 소재하며, ‘송파구청’이 부기돼 있으며, 2호선과 8호선의 환승역이다. 잠실(蠶室)의 한자 뜻은 ‘누에를 기르는 방’으로, 조선시대부터 이곳에 뽕나무밭이 있었다. 원래 한강의 물길은 잠실을 섬으로 해서, 북쪽과 남쪽의 두 갈래로 흘러갔는데, 잠실개발과정에서 남쪽 물길을 막고 매립해 잠실섬을 육지와 연결했으며, 이때 미처 매립하지 않고 남겨 둔 물길 일부가 오늘날의 석촌호수가 됐다. 주변에는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 석촌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잠실새내역은 잠실동에 소재하고 있으며, 개통 당시는 신천역이라 하였다. 신천은 한강의 물길이 갈라져 생긴 새로운 물길이라는 뜻이다. 신천을 우리말로 바꾼 ‘새내’라는 명칭을 따와 2016년 잠실새내역으로 변경하였다.

잠실새내역 다음은 종합운동장역이다. 잠실동에 소재하며, 역 인근에는 1984년 완공된 서울종합운동장(잠실종합운동장)이 있다. 서울종합운동장의 주경기장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주요 무대로 사용됐다. 현재 2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이다.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개장 기념 경기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개장 기념 경기

테헤란로와 함께 하는 삼성역에서 강남역까지

종합운동장역 다음은 삼성역이다. 1982년 개통한 삼성역은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다. 인근에는 1988년에 건립된 한국종합무역센터가 있어 역명 괄호 안에 ‘무역센터’가 부기되어 있다. 코엑스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대형 상업, 문화시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삼성역에서 강남역까지 이어지는 테헤란로는 강남 업무 지구의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는데, 테헤란로의 명칭은 1977년 서울시와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자매결연을 기념하여 정한 것으로, 테헤란에는 서울로(Seoul Street)가 있다.

삼성역 다음은 선릉역으로, 인근에 조선의 제9대 국왕 성종과 정현왕후의 능인 선릉(宣陵)이 위치한 것에서 나왔다. 선릉 바로 옆에는 성종의 아들이자 제11대 국왕 중종의 능인 정릉(靖陵)이 있다. 선릉과 정릉은 임진왜란 때 왜군에 의해 수난을 겪었다.

다음은 역삼역이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하며, 역삼(驛三)이란 명칭은 조선시대 역참(驛站) 중 말죽거리, 윗방아다리, 아랫방아다리의 세 역촌(驛村)을 합해 부른 데에서 유래했다. 역명에는 ‘센터필드’가 부기 되어 있는데, 센터필드에는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호텔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강남역 인근
강남역 인근
강남역은 강남구 역삼동과 서초구 서초동에 걸쳐 위치해 있다. 강남(江南)이라는 명칭은 한강 이남이라는 뜻에서 유래했지만, 현재는 서울의 경제와 문화를 상징하는 용어가 되었다. 2012년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도 강남을 알리는 데 한몫했다.

강남역 다음은 교대역이다. 서초동에 소재하고 있는데 1982년 개통되었고, 1983년까지는 2호선의 종착역이었다. 인근에 있는 서울교육대학교의 명칭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역 주변에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자리하고 있어 대표적인 법조타운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시청역에서 동쪽으로 출발해 교대역까지, 2호선 구간의 역명이 품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았다. 다음에는 교대역에서 서쪽을 거쳐 북쪽으로 가는 순환선의 역명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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