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대신 한강으로! '한강 다리밑 영화관'에서 즐긴 낭만 가득 토요일 밤

시민기자 박미선

발행일 2026.08.14. 10:48

수정일 2026.08.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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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페스티벌의 무료 야외 영화제 ‘2026 한강 다리밑 영화제’가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 하부에서 열렸다. 폭염으로 미뤄진 한강 행사 대신 돗자리와 간식을 챙긴 시민들이 모여 영화와 ‘한강모먼트’ 선정작 20편을 함께 즐겼다. 영화제는 8월 15일과 22일에도 여의도·뚝섬·광나루 한강공원에서 이어진다.
여름밤에 함께한 한강 다리 밑 영화 상영 ©박미선
여름밤에 함께한 한강 다리 밑 영화 상영 ©박미선
8월 8일, 원래는 망원한강공원에서 열리는 ‘한강무박2일 : 밤샘한강ON’에 참여해볼 예정이었다. 한강에서 밤을 보내며 여름밤을 제대로 즐겨볼 생각에 미리 약속까지 잡아두었던 터였다. 그런데 행사 직전까지도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8월 7일까지 서울은 밤에도 기온이 35도 가까이 오를 정도로 폭염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예정됐던 일정은 미뤄지게 됐다.

그래도 이미 친구와 약속을 잡아둔 만큼 그냥 집에 있기에는 아쉬웠다. ‘그럼 우리 어디 가지?’ 고민하던 중 마침 '2026 한강 다리밑 영화제'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한강에서 밤에 영화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아 이번에는 목적지를 망원에서 여의도로 바꿔보기로 했다.

친구는 돗자리를 챙겼고, 마트에 들러 영화 보면서 먹을 간식도 준비했다. 계획이 바뀌었을 뿐이지 오히려 소풍을 떠나는 것처럼 마음은 한껏 들떠 있었다.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으로 가는 길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으로 가는 길 ©박미선
원효대교 남단 아래 돗자리 깔고 모인 사람들
원효대교 남단 아래 돗자리 깔고 모인 사람들 ©박미선

영화관 대신 한강 다리 밑으로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에 도착하니 현장에서는 한창 행사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커다란 스크린과 관람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일찍 도착한 사람들은 벌써 좋은 자리를 찾아 돗자리를 펴고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찾아 조금 뒤쪽에 돗자리를 깔았다. 앞쪽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살짝 아쉬웠다. 그런데 우리 뒤로도 계속 사람들이 들어왔다. 새로 도착한 사람들이 하나둘 돗자리를 펼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뒤쪽 공간까지 관람객들로 채워졌다. 이정도라도 자리를 잡은 것이 다행이었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야외 영화인 만큼 편하게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돗자리에 앉아 저녁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영화제를 보러 왔다기보다 한강으로 여름밤 소풍을 나온 듯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SNS 인증샷 이벤트 포토존
SNS 인증샷 이벤트 포토존 ©박미선

인증샷 이벤트로 완성된 영화 관람

이날 현장에서는 관람객을 위한 소소한 이벤트도 마련돼 있었다. 행사 인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선착순으로 무료 음료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였다. 마침 무료 음료까지 준비되니 영화 관람 준비가 한층 완벽해졌다. 돗자리에 앉아 피자와 음료를 나눠 먹으며 영화를 기다리니 마치 한강으로 작은 소풍을 나온 듯한 기분도 들었다.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준비해 온 간식과 돗자리를 펼쳐놓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름밤을 즐기고 있었다.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넘어, 한강이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함께 머물며 시간을 보내도록 만든다는 점도 다리 밑 영화관의 매력으로 느껴졌다.
영화 시작 전 한강모먼트 선정작을 상영했다.
영화 시작 전 한강모먼트 선정작을 상영했다. ©박미선

영화가 시작되기 전, 스크린을 채운 한강의 순간들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스크린은 비어 있지 않았다. 서울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한강에서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공모한 ‘한강모먼트’ 이벤트 선정작 20편을 영화 상영 전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도 돗자리에 자리를 잡고 피자와 음료를 먹으며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스크린을 바라봤다. 한강의 풍경과 시민들의 일상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차례로 나오니 영화가 시작되기 전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았다.

덕분에 이날의 영화 관람은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돗자리에 앉아 한강모먼트 작품을 구경하고, 준비해 온 피자와 음료를 먹으며 해가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모두 영화제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한여름밤의 다리 밑 영화 상영
한여름밤의 다리 밑 영화 상영 ©박미선

구교환과 문가영이 출연한 영화 <만약에 우리>

젊은 시절의 은호와 정원이 처음 만나 친구처럼 가까워지는 모습부터 이야기가 시작됐다. 두 사람이 술을 마시다 묘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재미도 있었다. 스킨십 장면이 등장하자 주변 관객들의 반응이 갑자기 웅성웅성 커진 것이다. 여기저기서 웃음과 환호성이 터지고, 휴대폰을 꺼내 스크린을 잠시 찍는 사람들도 보였다.영화관이었다면 조용히 장면을 지켜 봤을 순간이었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돗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는 야외 상영에서는 관객들의 반응도 축제 같았다.

생각보다 선명하게 들렸던 영화 소리

야외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처음이라 한 가지 걱정도 있었다. 넓게 트인 공간이다 보니 영화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시작되자 그런 걱정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졌다. 스크린의 영상도 잘 보였고, 소리도 꽤 또렷하게 들렸다. 

물론 실내 유료 영화관처럼 주변의 모든 소리가 차단되고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웃음소리도 들리고, 가끔 한강 주변의 생활 소음도 섞였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런 점까지 포함해 야외영화의 분위기로 받아들이니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편안하게 돗자리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여름밤
여의도 한강공원의 여름밤 ©박미선

폭염 뒤 찾아온 시원한 한강 밤

무엇보다 이날 야외영화 관람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날씨였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밤에도 쉽게 식지 않는 더위 때문에 밤샘한강 행사가 미뤄질 정도였는데, 입추가 지나서인지 이날은 밤기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여기에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까지 더해지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시원했다.

한강 다리 아래라는 장소도 특별했다. 거대한 교량 구조물이 머리 위로 펼쳐져 있고, 그 아래에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보고 있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주변의 한강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자리를 정리할 수 있다는 점도 야외영화제만의 매력이었다. 

다채롭게 즐기는 한강페스티벌

8월 15일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 하부에서는 광복절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영화 <하얼빈>을 상영하며, 뚝섬한강공원 청담대교 북단 하부에서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광나루한강공원 천호대교 남단 하부에서는 영화 <원더>를, 8월 22일에는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하부에서 영화 <빅토리>를 상영한다.

또한 폭염으로 연기된 '한강무박2일 : 밤샘한강ON'8월 15일 20:00~8월 16일 05:00에 망원한강공원 서울함공원 일대에서 열린다고 한다. 밤새 한강에서 보고, 먹고, 쉬고, 노는 프로그램으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공포영화 <살목지>를 상영한다고 한다. ☞ '한강무박2일 : 밤샘한강ON' 바로가기

한강페스티벌 기간에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한강을 즐길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들이 곳곳에서 열린다. 영화 한 편을 보며 여름밤을 보내거나, 한강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취향에 맞는 행사를 골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올여름에는 가까운 한강공원으로 나가 무료 프로그램과 함께 특별한 여름날의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 [관련 기사] 여름 축제, 진짜가 나타났다! '한강 페스티벌' 개막

2026 한강 다리밑 영화제

○ 운영일시 : 8월 8일~22일 매주 토요일 20:00~영화 종료시까지
○ 장소 :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남단), 뚝섬한강공원 청담대교(북단), 광나루한강공원 천호대교(남단) 하부
○ 교통
 -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 :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3번 출구 이용 원효대교 방면 도보 약 600m
 - 뚝섬한강공원 청담대교 북단 : 지하철 7호선 자양역 2번 또는 3번 출구 이용 도보 약 100m
 - 광나루한강공원 천호대교 남단 : 지하철 5호선 천호역 10번 출구 이용 도보 약 700m
○ 상영영화
 - 1관 원효대교 남단 : 8월 15일 영화 <하얼빈>, 22일 영화 <빅토리>
 - 2관 청담대교 북단 : 8월 15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 3관 천효대교 남단 : 8월 15일 영화 <원더>
○ 이용료 : 무료
한강공원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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