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인데 아무것도 안 팔아요" 서울에서 가장 특별한 편의점의 정체

시민기자 권기윤

발행일 2026.08.07. 14:39

수정일 2026.08.07. 14:39

조회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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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음편의점 성북점은 외로움 자가진단과 상담, 복지서비스 안내·연계를 제공하는 마음돌봄 공간이다. 책을 읽거나 노래를 부르고 라면도 먹을 수 있어 상담기관의 문턱을 낮췄다. 심각한 고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니 요즘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날이 많았다. 친구들에게 연락하고 싶다가도 괜히 우울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 같아 망설이게 되고, 결국 혼자 휴대전화만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는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이름부터 조금 특별한 ‘서울마음편의점 성북점’을 알게 됐다. ☞ [관련 기사] 외로울 때 찾는 편의점이 있다? 서울마음편의점 19곳으로 확대

처음에는 정말 물건을 파는 편의점인가 싶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 보니 이곳은 물건 대신 휴식과 위로를 얻어 갈 수 있는 공간에 가까웠다. 입구에 들어서자 편하게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좌석이 보였고, 일반적인 상담기관처럼 무겁거나 긴장되는 분위기가 아니라 카페나 동네 쉼터처럼 편안했다.

외로움과 마음 상태를 확인하는 자가 진단

이곳에서는 외로움과 마음 상태를 확인하는 마음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었다. 평소에는 막연하게 “그냥 힘들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질문에 하나씩 답하다 보니 사람들과 단절된 느낌을 자주 받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필요할 때는 상담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할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하게 느껴졌다. 서울마음편의점은 외로움 자가 진단과 상담, 관련 복지서비스 안내 및 프로그램 연계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상담과 독서, 노래도 가능

책을 읽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거나 노래 연습기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도 있었다. 상담과 독서, 노래가 한 공간에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생각해 보면 사람마다 마음을 푸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잘 어울리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어려운 날에는 책을 읽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라면을 먹을 수 있는 공간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단연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상담 공간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벽면에는 여러 종류의 라면이 놓여 있었고, 라면 조리 기계도 마련돼 있었다. 내가 고른 라면에 물을 붓고 익기를 기다리는 몇 분 동안 긴장이 조금씩 풀렸다.

갓 끓인 라면을 테이블에 앉아 먹으니 평소 집에서 혼자 급하게 먹던 라면과는 느낌이 달랐다. 특별히 비싼 음식도, 화려한 식사도 아니었지만 따뜻한 국물을 한입 먹는 순간 누군가에게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다. 라면 한 그릇이 배고픔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지친 마음을 잠시 쉬게 해주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서울마음편의점 성북점 이용해 보니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꼭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냥 혼자 있기 싫은 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 책을 읽거나 노래를 부르며 잠깐 쉬고 싶은 날에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청년에게 상담기관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서울마음편의점은 라면과 책, 노래처럼 익숙한 것들을 통해 그 문턱을 낮춰주고 있었다.

마음이 허기진 청년들에게 이곳을 소개하고 싶다. 혼자서 모든 감정을 견디려고 애쓰기보다 서울마음편의점에 들러 라면 한 그릇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듯, 이곳에서는 내게 필요한 위로와 마음의 여유를 챙겨 갈 수 있었다.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1층에 위치한 서울마음편의점 성북점을 찾았다. ©권기윤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1층에 위치한 서울마음편의점 성북점을 찾았다. ©권기윤
서울마음편의점에서는 마음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권기윤
마음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권기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권기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권기윤
노래 연습기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권기윤
노래 연습기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권기윤
상담과 복지서비스 안내를 제공한다. ©권기윤
상담과 복지서비스 안내를 제공한다. ©권기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단연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권기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단연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권기윤
다양한 라면을 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다. ©권기윤
다양한 라면을 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다. ©권기윤
라면 조리 기계도 마련되어 있다. ©권기윤
라면 조리 기계도 마련되어 있다. ©권기윤
잠시 들러 라면 한 그릇 먹으며 마음이 허기까지 채울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잠시 들러 라면 한 그릇 먹으며 마음이 허기까지 채울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권기윤
먹은 그릇을 설거지 할 수 있는 개수대도 있다. ©권기윤
먹은 그릇을 설거지 할 수 있는 개수대도 있다. ©권기윤

서울마음편의점 성북점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오패산로 21,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1층
○ 운영일시 : 월~금요일 9:30~19:30, 토요일 10:00~13:00
○ 휴무 : 일요일 및 법정공휴일

시민기자 권기윤

청년·문화 정책을 현장에서 검증해 쉽게 전하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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