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살 늘었네' 나이 들어도 건강한 뇌 지키는 6가지 비결
김희진 교수
발행일 2025.12.26. 13:50

김희진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 느리게 나이 드는 삶
24화 느리게 나이 드는 삶: 뇌 건강을 지키며 행복하게 늙는 법
마지막 원고를 쓰며, 뇌를 ‘기억을 저장하는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정원으로 떠올린다. 잡초(염증·스트레스·수면부족)는 금세 번지지만, 햇빛(사람·의미·움직임)과 물(수면)과 토양(혈관 건강)을 꾸준히 보살피면 정원은 사계절 내내 새싹을 내고 꽃을 피운다.
늙음은 정원의 겨울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성장이다. 오늘은 그 정원을 끝까지 가꾸는 법에 대한, 의학적 상식과 작은 철학을 담은 마무리이다.
마지막 원고를 쓰며, 뇌를 ‘기억을 저장하는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정원으로 떠올린다. 잡초(염증·스트레스·수면부족)는 금세 번지지만, 햇빛(사람·의미·움직임)과 물(수면)과 토양(혈관 건강)을 꾸준히 보살피면 정원은 사계절 내내 새싹을 내고 꽃을 피운다.
늙음은 정원의 겨울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성장이다. 오늘은 그 정원을 끝까지 가꾸는 법에 대한, 의학적 상식과 작은 철학을 담은 마무리이다.
1. 늙음은 ‘기능 상실’이 아니라 ‘조절의 기술’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세포가 손상되고 회복 속도는 느려진다. 그러나 뇌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소성을 지닌다. 움직이면 BDNF가 늘고, 잠들면 글림프틱 시스템이 노폐물을 배출하며, 배운 것을 반복하면 회로가 굵어진다. 즉, 느리게 늙는 기억력은 운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다.
혈관을 지키면 기억이 지켜진다. 혈압·당·지질은 해마와 전전두엽의 공기와 물이다. 집 혈압기, 연 1회 피검사, 걷기 30분 등 단순한 루틴이 뇌의 미세혈관을 살린다. 귀·눈을 교정하면 기억의 입구가 넓어진다. 난청·시력 저하는 정보를 흐리게 만들어 기억의 등록 능력 자체를 떨어뜨린다. 보청기·시력 교정은 ‘인지 보조장치’다. 우울·불면을 방치하지 않는다. 분과 잠은 기억의 편집실이다. 치료는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건강권을 찾는 일이다.
혈관을 지키면 기억이 지켜진다. 혈압·당·지질은 해마와 전전두엽의 공기와 물이다. 집 혈압기, 연 1회 피검사, 걷기 30분 등 단순한 루틴이 뇌의 미세혈관을 살린다. 귀·눈을 교정하면 기억의 입구가 넓어진다. 난청·시력 저하는 정보를 흐리게 만들어 기억의 등록 능력 자체를 떨어뜨린다. 보청기·시력 교정은 ‘인지 보조장치’다. 우울·불면을 방치하지 않는다. 분과 잠은 기억의 편집실이다. 치료는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건강권을 찾는 일이다.
2. 건강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회적 고립은 치매 위험을 높인다. 사람은 사람을 기억한다. 우리는 이름, 목소리, 눈빛, 약속을 저장하며 자신을 유지한다. 아직 연락하지 못한 이름이 있다면, 오늘 저녁 5분만 투자해 안부 메시지를 보내 보자. 그 5분이 전두엽의 회복탄력성을 키운다.
3. 의미가 있을 때 뇌는 낭비하지 않는다
‘왜 일어나는가’를 아는 사람은 ‘어떻게 걷는가’를 찾아낸다. 뚜렷한 목표 의식은 수면·운동·식사의 지침을 꾸준히 지키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우리가 만드는 목표가 크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면, 오늘의 정원에 물을 주는 일, 손자에게 옛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 누군가의 건강을 위해 걸음 수를 나눠 갖는 일 등 작은 목적을 매일 수행하는 사람이 가장 젊게 살 수 있다.
예를 들면, 오늘의 정원에 물을 주는 일, 손자에게 옛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 누군가의 건강을 위해 걸음 수를 나눠 갖는 일 등 작은 목적을 매일 수행하는 사람이 가장 젊게 살 수 있다.
4. ‘충분히 좋은 하루’의 과학
의학은 숫자와 그래프로 말하지만, 삶은 문장과 표정으로 기억한다. 매일 완벽한 하루 말고, 충분히 좋은 하루를 만들어보자. 충분히 좋은 하루는 다음 네 가지로 완성된다.
(1) 걷기: 빠른 걸음 20~30분, 계단을 선택하는 작은 용기.
(2) 먹기: 접시의 절반은 채소, 1/4은 단백질, 1/4은 통곡. 당 음료는 ‘0’.
(3) 자기 위로: 1분 호흡(4초 들이쉬고 6초 내쉬기 × 10), 저녁의 스크린 타임 줄이기.
(4) 연결: 오늘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 대화하기.
이 네 가지를 지키면 수면이 깊어지고 다음 날의 선택은 더 쉬워진다. 뇌는 작은 성공의 반복을 기억하고, 그 기억이 다시 행동을 부른다. 선순환은 그렇게 시작된다.
(1) 걷기: 빠른 걸음 20~30분, 계단을 선택하는 작은 용기.
(2) 먹기: 접시의 절반은 채소, 1/4은 단백질, 1/4은 통곡. 당 음료는 ‘0’.
(3) 자기 위로: 1분 호흡(4초 들이쉬고 6초 내쉬기 × 10), 저녁의 스크린 타임 줄이기.
(4) 연결: 오늘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 대화하기.
이 네 가지를 지키면 수면이 깊어지고 다음 날의 선택은 더 쉬워진다. 뇌는 작은 성공의 반복을 기억하고, 그 기억이 다시 행동을 부른다. 선순환은 그렇게 시작된다.

뇌는 우리가 투자한 만큼 젊어지고, 우리가 나눈 만큼 따뜻해진다.
5. 약은 현명하게, 삶은 더 현명하게
약은 필요할 때 정확히 쓰면 강력한 동맹군이다. 그러나 약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치료의 순서는 늘 같다. 측정 → 생활 → 약물 → 재평가, 이 단계를 잘 지켜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 수치는 낙인이 아니라 나침반이다. 나침반을 자주 확인하는 사람이 길을 잃지 않는다.
6. 장기 기억은 ‘배려의 문장’으로 저장된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큰 사건보다 작은 배려를 더 오래 기억한다. 보호자와 환자, 배우자와 자녀, 동료와 친구 사이의 사소한 친절이 해마에 깊게 각인된다. 결국 “잘 살았다”는 감각은 성취의 총합이 아니라 배려의 총합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렇게 늙어가면 된다.
내 곁의 사람을 조금 더 관대히 대하고, 내 몸을 조금 더 부드럽게 다루고, 내 하루를 조금 더 명확하게 설계하는 것.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는다. 하지만 어떻게 늙을 지는 오늘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뇌는 우리가 투자한 만큼 젊어지고, 우리가 나눈 만큼 따뜻해진다.
이 연재의 첫 페이지에서 저는 “기억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설계 가능한 기능”이라고 썼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렇게 덧붙여본다.
내 곁의 사람을 조금 더 관대히 대하고, 내 몸을 조금 더 부드럽게 다루고, 내 하루를 조금 더 명확하게 설계하는 것.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는다. 하지만 어떻게 늙을 지는 오늘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뇌는 우리가 투자한 만큼 젊어지고, 우리가 나눈 만큼 따뜻해진다.
이 연재의 첫 페이지에서 저는 “기억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설계 가능한 기능”이라고 썼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렇게 덧붙여본다.
기억은 함께 만드는 풍경이다.
나의 뇌, 나의 몸, 나의 사람들, 나의 의미가 함께 만든 풍경이 곧 나의 노년이다. 부디, 당신의 정원이 사계절 내내 잔잔히 아름답기를! 그리고 그 정원 길 위에서, 행복하게 천천히 늙어 가시길 바란다.
이번 24번째 이야기를 끝으로 김희진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칼럼을 마칩니다. 그동안 칼럼을 애독해 주신 독자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김희진 칼럼 몰아보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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