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다가 눈물 줄줄…나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
김희진 교수
발행일 2025.10.31. 14:47

김희진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 나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
20화 나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
중년 이후, 특히 50대, 60대를 지나며 우리는 ‘감정에 더 쉽게 젖어든다’는 걸 체감한다. 젊을 때보다 눈물이 많아지고, 작은 일에도 코끝이 찡해진다. 왜일까? 이는 단순히 ‘약해져서’도, ‘심약해져서’도 아니다. 뇌 과학적으로 보면, 감정 회로의 변화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일부다.
“
예전엔 안 그랬는데 TV 드라마 볼 때마다 눈물이 나네요.
”
중년 이후, 특히 50대, 60대를 지나며 우리는 ‘감정에 더 쉽게 젖어든다’는 걸 체감한다. 젊을 때보다 눈물이 많아지고, 작은 일에도 코끝이 찡해진다. 왜일까? 이는 단순히 ‘약해져서’도, ‘심약해져서’도 아니다. 뇌 과학적으로 보면, 감정 회로의 변화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일부다.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구조
우리의 감정은 변연계(limbic system)라는 뇌 구조에서 시작된다. 이 중에서도 편도체(amygdala) 는 두려움, 불안, 슬픔 같은 원초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핵심 부위다. 편도체는 작지만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해부학적 구조다.
이 부분이 너무 작게 태어나거나 과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공감과 두려움의 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아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반사회적인 성향, 범죄 성향으로 잘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편도체는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hippocampus),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과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감정 반응을 조율한다. 젊었을 때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강력하게 작동해 감정을 ‘다스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전전두엽의 억제력은 약해지고, 감정 중추인 편도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그 결과, 감정의 파도에 더 쉽게 휩쓸리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감정과 기억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마는 과거 경험을 저장할 뿐 아니라, 그 기억에 담긴 감정의 색깔까지 함께 저장한다. 그래서 오래 전 사진 한 장, 음악 한 소절이 ‘그 때 그 감정’을 생생하게 끌어올린다.
이런 감정 회상의 감수성은 나이가 들수록 더 예민해진다. 왜냐하면 뇌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의 구체적인 정보는 잊지만, 감정은 더 오랫동안 남겨두기 때문이다. 뇌는 ‘기억의 줄거리’보다 ‘느낌’을 오래 간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기억과 감정은 함께 늙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나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데는 호르몬의 변화도 작용한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로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감이나 감정 과민성이 증가한다. 남성도 노화에 따른 테스토스테론 감소와 관련해 감정 표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기분 조절 신경전달물질의 생산도 줄어들기 때문에 감정을 중화시키는 ‘브레이크’가 약해진다. 그 결과 우리는 더 쉽게 울고, 더 깊게 감동받고, 더 자주 울컥하게 된다.
이 부분이 너무 작게 태어나거나 과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공감과 두려움의 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아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반사회적인 성향, 범죄 성향으로 잘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편도체는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hippocampus),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과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감정 반응을 조율한다. 젊었을 때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강력하게 작동해 감정을 ‘다스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전전두엽의 억제력은 약해지고, 감정 중추인 편도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그 결과, 감정의 파도에 더 쉽게 휩쓸리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감정과 기억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마는 과거 경험을 저장할 뿐 아니라, 그 기억에 담긴 감정의 색깔까지 함께 저장한다. 그래서 오래 전 사진 한 장, 음악 한 소절이 ‘그 때 그 감정’을 생생하게 끌어올린다.
이런 감정 회상의 감수성은 나이가 들수록 더 예민해진다. 왜냐하면 뇌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의 구체적인 정보는 잊지만, 감정은 더 오랫동안 남겨두기 때문이다. 뇌는 ‘기억의 줄거리’보다 ‘느낌’을 오래 간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기억과 감정은 함께 늙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나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데는 호르몬의 변화도 작용한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로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감이나 감정 과민성이 증가한다. 남성도 노화에 따른 테스토스테론 감소와 관련해 감정 표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기분 조절 신경전달물질의 생산도 줄어들기 때문에 감정을 중화시키는 ‘브레이크’가 약해진다. 그 결과 우리는 더 쉽게 울고, 더 깊게 감동받고, 더 자주 울컥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더 쉽게 울고, 더 깊게 감동받고, 더 자주 울컥하게 된다.
울고 싶을 때 울어라! 웃고 싶을 때 웃어라!
감정이 많아지는 것은 뇌의 퇴화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감정에 민감해지는 것은 뇌가 더 깊은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삶이 힘들다면 조심해야겠지만, 감동을 잘하고 공감의 폭이 넓어졌다면 이는 ‘감정지능’이 성장한 결과일 수도 있다.
어쩌면, 눈물이 많아졌다는 것은 인생의 여러 국면을 통과하며 뇌가 ‘감정을 더 잘 이해하게 된 상태’인지도 모른다. 감정 표현은 기억의 해마와 감정의 편도체의 회로를 청소하면서 오히려 뇌를 회복시켜준다.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 즉 정서 탄력성(emotional resilience)은 뇌의 ‘복구 능력’을 강화한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으신 시민 분들 중에 뇌졸중이나 사고, 그리고 심한 삶의 부침이 있는 분들이라면 마음껏 슬퍼하고 즐겁게 웃어라!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잘 들여다보고, 글로 적고, 사람들과 나누는 습관은 뇌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그 과정에서 눈물이 흐른다 해도 괜찮다. 그것은 느리게 나이 드는 뇌가 우리에게 보내는 자연스러운 신호이기 때문이다.
감정과 기억은 뇌 속에서 같은 길을 걷는다. 감정을 잘 다스릴수록, 기억도 덜 흔들린다. 중년 이후의 감정 변화는 단지 감성적인 변화가 아니라 기억력 관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우리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그 순간부터 우리의 기억을 잡는 시작점이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삶이 힘들다면 조심해야겠지만, 감동을 잘하고 공감의 폭이 넓어졌다면 이는 ‘감정지능’이 성장한 결과일 수도 있다.
어쩌면, 눈물이 많아졌다는 것은 인생의 여러 국면을 통과하며 뇌가 ‘감정을 더 잘 이해하게 된 상태’인지도 모른다. 감정 표현은 기억의 해마와 감정의 편도체의 회로를 청소하면서 오히려 뇌를 회복시켜준다.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 즉 정서 탄력성(emotional resilience)은 뇌의 ‘복구 능력’을 강화한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으신 시민 분들 중에 뇌졸중이나 사고, 그리고 심한 삶의 부침이 있는 분들이라면 마음껏 슬퍼하고 즐겁게 웃어라!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잘 들여다보고, 글로 적고, 사람들과 나누는 습관은 뇌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그 과정에서 눈물이 흐른다 해도 괜찮다. 그것은 느리게 나이 드는 뇌가 우리에게 보내는 자연스러운 신호이기 때문이다.
감정과 기억은 뇌 속에서 같은 길을 걷는다. 감정을 잘 다스릴수록, 기억도 덜 흔들린다. 중년 이후의 감정 변화는 단지 감성적인 변화가 아니라 기억력 관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우리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그 순간부터 우리의 기억을 잡는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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