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 참아도 '화'가 폭발할 때! 화를 다스리는 3분 대처법

김경일 교수

발행일 2025.12.19. 16:19

수정일 2025.12.19. 17:29

조회 118

김경일 교수의 천만의 서울 만만의 마음
슬기롭게 화를 다스리는 법
슬기롭게 화를 다스리는 법
  6화   슬기롭게 화를 다스리는 법

이른바 ‘분노 사회’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 사회와 각 개인에게 많은 화가 쌓여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화를 다스릴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심리학자인 필자에게 쇄도한다. 화를 내는 것도 당연히 괴로운 일이지만, 화 이후에 자신도 모르게 표출했던 거친 말과 행동을 다시 담을 수 없어 고통스러운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오죽하면 심리학자들이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라는 격한 표현마저 마다하지 않겠는가?

중요한 점은 일어난 화를 인정하고 그 이후의 아주 짧은 시간에 내가 어떤 작은 조치를 하느냐 여부에 따라 화를 다스릴 수도 있고 화로 곤욕을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작은 조치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 번 알아보자. 의외로 심리학자들이 그 작은 조치들에 대해 꽤 많은 연구들을 해 놓았다.

초기 진화의 법칙 ‘3분’을 활용하라

화가 머리끝까지 나게 되면 그걸 억누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말과 행동들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가장 미련한 방법은 화가 난 그 자리에서 그걸 꾹꾹 눌러 참아 보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불가능하다. 득도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심리학자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조언한다.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 소리 지르고 공격적 행동을 하기 전에 뒤돌아 도망가라는 뜻이다. 최소한 3분 이상 다른 곳에 가 홀로 있어 보면 비극은 막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 3분이 넘어가면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유난히 자기보다는 눈앞에 있는 상대방이나 그 화와 관련된 타인을 더 보고 생각하게 된다. 즉, 내가 왜 화를 내고 있는가에 주목하지 않고 ‘누구’ 때문에 화를 내고 있는가에만 몰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상대방을 내 시선 앞에 놓지 않기 위해 잠시라도 나 스스로 그 사람으로부터 떨어져 화를 내고 있는 자기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화가 나면 내가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만 보여 더 원망하고 힐난하게 된다는 점을 줄곧 강조해 왔다. 바로 이 점이 화와 우울 및 슬픔의 근본적 차이다. 슬프거나 심지어 우울한 사람들은 자기 주위 사람들을 조금도 보지 않는다. 그저 자기만 보고 있으며 점점 더 추락해 있는 자기에게 함몰된다. 그러니 슬프고 우울한 사람들은 역으로 사람들 곁으로 가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 자리를 떠나 다른 곳에서 홀로 3분 이상 지내면 자신의 ‘신체적이고 생리적인 흥분’ 역시 가라앉는다. 그것만으로도 ‘정신적인 화’를 누그러뜨리고 통제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더 커지게 된다. 그러니 화를 넘어 분노로, 분노가 더해져 격노로 가게 되면 이제 무조건 뒤돌아 어딘가로 가라. 두 다리로 말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최소한 3분 동안 홀로 있어 보시라. 그러면 자기가 보이고 신체적 흥분은 가라앉게 된다. 이런 상태로 나를 만들어야 격노로 인해 오랫동안 후회할 말과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상대방 또는 내가 화를 내고 있다면, 의도적으로 천천히 말을 해보자.
느림의 미학을 이용하라

느림의 미학을 이용하라

필자는 종종 학생들로 하여금 재미있는 즉석 실험을 해보게 한다. 비어나 속어 혹은 심지어 욕을 아주 천천히 말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이내 웃음을 터뜨리며 어려움을 표한다. “아…교수님. 욕을 천천히 하려니 너무 어렵고 어색해요!” 라고 말이다. 실제로 직접 해보시라. 정말 어렵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쉽게 말하자면 원래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무의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언행을 빠른 속도와 결부해 작동시켜 왔다. 사냥과 전투 모두 스피드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는 수십만년 전부터 이어져 온 진화적 산물이다. 반면에 너그럽고 포용적인 언행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느린 속도와 연결되어 표현돼 왔다.

그래서 이 사실을 적용하면 재미있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의도적이거나 강제적으로 느리게 언행을 하게 만드는 것 만으로도 공격적이고 거친 말을 하는 것은 어색해지며 따라서 일어난 화를 누그러뜨리는 것이 용이해진다.

자, 그러니 내가 크게 화를 내고 있거나 상대방이 화를 내고 있다면 나 자신부터 먼저 천천히 말을 해보자. 그러면 상대방도 이내 내 말의 느린 속도에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느린 속도의 힘을 통해 우리는 훨씬 더 너그러워질 수 있게 된다. 의외로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화가 나도 그 화를 잘 다스리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해 자신과 주위 사람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

잠시 떨어져 보고, 3분을 홀로 있어 보며, 느리게 말해보자. 이러한 작은 조치들을 통해 우리는 화로 인한 큰 불화나 낭패를 막을 수가 있다. 애초부터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는 수도자나 성인군자가 아니라면 명심하셔야 한다.

#김경일 #마음건강 #심리 #화 #감정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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