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고 한적한 궁궐 산책, 여기가 좋겠네! 경희궁서 즐긴 'K-가을'

시민기자 김주연

발행일 2025.11.28. 13:00

수정일 2025.11.28. 16:52

조회 380

이제 계절은 입동을 지나 겨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에도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서울의 단풍 명소는 북적였다. 특히 올해는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이 열리며 4대 궁과 종묘, 조선 왕릉, 세종 유적 등이 가을 단풍 명소로 큰 인기를 끌었다. 무료 관람 시행의 영향도 있었지만, 고즈넉한 우리의 전통과 어우러진 가을 풍경은 세계를 매료시킨 명품 ‘K-가을’로 남았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4대 궁과 달리 상대적으로 한적하고 여유로운 궁궐도 있다. 바로 경희궁이다. 경희궁은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과 종로구청 별관 사이에 자리한다. 규모는 4대 궁에 비해 작고 아담하지만,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특히 지난 5월 말부터 서울시가 추진한 ‘경희궁터 녹지공간 조성 사업’ 덕분에 더욱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경희궁은 광해군 때 창건되어 고종에 이르기까지 조선 후기의 중요한 궁궐 가운데 하나였다. 임진왜란으로 경복궁이 불탄 뒤 중건되기 전까지는 창덕궁과 창경궁이 법궁으로 쓰였고, 경희궁은 이궁으로 활용되었다. 인조 이후 철종에 이르기까지 무려 10대에 걸친 임금들이 이곳을 이궁으로 사용하며 역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고종 때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전각 대부분이 경복궁으로 옮겨져 재사용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경성중학교와 관사 등이 경희궁 터에 들어서면서 궁궐로서의 위상은 크게 훼손되었다. 이후 지속적인 발굴 조사와 연구를 통해 숭정문, 숭정전, 자정전, 태령전 등 일부 전각이 복원되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홍화문을 지나 경희궁에 들어서면 붉게 물든 단풍이 터널처럼 이어진다. 예년 같았으면 이미 앙상한 가지만 남았을 시기지만, 올해는 늦가을에도 가을의 감성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경희궁의 장점은 무료로 개방된 궁궐임에도 곳곳에 벤치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일반 공원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서두르듯 궁궐 투어를 할 필요가 없고, 여유로운 산책은 물론 아름다운 고궁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숭정문에 들어서면 경희궁의 정전숭정전이 정면으로 바라다보인다. 이는 경복궁의 근정문에서 근정전을 바라보는 모습과 유사하지만, 규모는 아담한 축소판이다. 그 뒤에는 국왕이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던 자정전이 자리한다. 여기까지는 일반 궁궐의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경희궁의 숨은 매력은 그 뒤에 있다. 태령전 뒤에 위치한 서암(瑞巖)암천(巖泉)이 바로 그것으로, 궁궐 터에 이러한 기이한 모양의 바위와 샘물이 있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 신비로운 역사 이야기가 숨어 있을 듯한 경희궁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늦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홍화문 풍경 ©김주연
늦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홍화문 풍경 ©김주연
홍화문 앞에 세워진 경희궁지 안내 표시 ©김주연
홍화문 앞에 세워진 경희궁지 안내 표시 ©김주연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인상적인 경희궁 터 전경 ©김주연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인상적인 경희궁 터 전경 ©김주연
높아진 가을 하늘 아래 숭정문의 모습이 바라바보인다. ©김주연
높아진 가을 하늘 아래 숭정문의 모습이 바라바보인다. ©김주연
도심 속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경희궁 터 가을 전경 ©김주연
도심 속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경희궁 터 가을 전경 ©김주연
경희궁 관람 안내 표시 ©김주연
경희궁 관람 안내 표시 ©김주연
경희궁의 정전인 숭정전 ©김주연
경희궁의 정전인 숭정전 ©김주연
고궁의 구석구석에서 멋진 인생 사진을 남겨보자. ©김주연
고궁의 구석구석에서 멋진 인생 사진을 남겨보자. ©김주연
늦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숭정전의 풍경 ©김주연
늦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숭정전의 풍경 ©김주연
숭정전 앞에서 바라본 가을 풍경 ©김주연
숭정전 앞에서 바라본 가을 풍경 ©김주연
6년에 걸쳐 복원된 숭정전의 모습 ©김주연
6년에 걸쳐 복원된 숭정전의 모습 ©김주연
숭정전 내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김주연
숭정전 내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김주연
국왕이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던 자정전 전경 ©김주연
국왕이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던 자정전 전경 ©김주연
태령전 뒤에는 서암과 암천이 자리하고 있다. ©김주연
태령전 뒤에는 서암과 암천이 자리하고 있다. ©김주연
공원처럼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경희궁 터 녹지 공간 ©김주연
공원처럼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경희궁 터 녹지 공간 ©김주연

경희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45
○ 교통 :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에서 도보 6분
○ 관람시간 : 화~일요일 09:00~18:00(입장마감 17:30)
○ 휴무 :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입장료 : 무료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

시민기자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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