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부터 첫 만남까지…임신·출생 문화를 만나는 이색 공간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5.11.21. 14:40

수정일 2025.11.21. 17:02

조회 1,607

저출생 대응을 위한 논의가 뜨거운 요즘, 서울생활사박물관에서 뜻깊은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서울 시민의 임신과 출생 문화를 담은 기획 전시 '아가 마중'을 내년 3월 29일까지 진행한다. 전시명은 故 박완서 작가의 그림책 <아가 마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따뜻함이 먼저 다가왔다. 이번 전시는 ‘새 생명을 기다리는 마음’‘새 생명을 품에 안은 순간’들을 세밀하게 조명하며, 임신과 출산의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급격히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기다림의 마음’을 고요히 보여주었다.

전시 1부 ‘기다림의 시간: 임신’에서는 과거에는 결혼하면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에서 이제는 결혼과 출산 모두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그 진심만큼은 언제나 변함없음을 전한다.

2부 ‘만남의 순간: 출생’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분만 환경을 조명한다. 과거에는 대가족의 품에서 여러 사람의 돌봄을 받으며 자라던 아이들이 이제는 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그럼에도 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그 감동의 순간만큼은 언제나 같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3부 ‘잠시 쉬어가기: 휴식’ 코너는 성장을 주제로 한 그림책과 미술 작품이 어우러진 포근한 공간으로, 출산의 설렘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고 아이를 품에 안은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아가 마중’은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우리에게 ‘아가 마중’이라는 신선하고 거룩한 주제로 깊은 울림을 주는 우리 삶의 기록이었다. 아이를 가졌을 때의 떨림, 새로운 생명을 기다리며 설렜던 기억,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의 감동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육아라는 녹록하지 않을 긴 여정 앞에서 기쁨과 불안이 뒤섞였던 그날의 기억과 가족이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던 장면이 생각났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새 생명을 기다리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잔잔하게 들려주는 전시였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임신과 출생 문화를 조명하는 ‘아가 마중’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봉덕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임신과 출생 문화를 조명하는 ‘아가 마중’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봉덕
일상 속에서 새 생명을 기다리고 맞이하는 순간을 세밀하게 조명하는 전시다. ©이봉덕
일상 속에서 새 생명을 기다리고 맞이하는 순간을 세밀하게 조명하는 전시다. ©이봉덕
전시 제목은 고(故) 박완서 작가의 그림책 <아가 마중>에서 따왔다. ©이봉덕
전시 제목은 고(故) 박완서 작가의 그림책 <아가 마중>에서 따왔다. ©이봉덕
“긴 기다림의 끝에 아이가 있었어요”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봉덕
“긴 기다림의 끝에 아이가 있었어요”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봉덕
임신 문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 1부 ‘기다림의 시간: 임신’ ©이봉덕
임신 문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 1부 ‘기다림의 시간: 임신’ ©이봉덕
‘어떤 아이가 태어날까요?’를 추측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봉덕
‘어떤 아이가 태어날까요?’를 추측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봉덕
배 속 아기의 심장박동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이봉덕
배 속 아기의 심장박동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이봉덕
이어폰을 착용하고 태교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 ©이봉덕
이어폰을 착용하고 태교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 ©이봉덕
임신과 출산에 대한 개인 경험담을 들어볼 수 있다. ©이봉덕
임신과 출산에 대한 개인 경험담을 들어볼 수 있다. ©이봉덕
2부 ‘만남의 순간: 출생’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분만 환경을 조명한다.  ©이봉덕
2부 ‘만남의 순간: 출생’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분만 환경을 조명한다. ©이봉덕
만남의 기억 공간에서는 배냇저고리, 겉싸개 등 다양한 출생 관련 소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봉덕
만남의 기억 공간에서는 배냇저고리, 겉싸개 등 다양한 출생 관련 소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봉덕
임신 및 출생 통계와 서울 시민의 인식 변화를 볼 수 있다. ©이봉덕
임신 및 출생 통계와 서울 시민의 인식 변화를 볼 수 있다. ©이봉덕
3부 ‘잠시 쉬어가기: 휴식’에서는 아이를 품에 안은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이봉덕
3부 ‘잠시 쉬어가기: 휴식’에서는 아이를 품에 안은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이봉덕
미술 작품과 그림책으로 꾸민 새 생명을 맞이한 기쁨을 나눌 수 있는 휴식 공간 ©이봉덕
미술 작품과 그림책으로 꾸민 새 생명을 맞이한 기쁨을 나눌 수 있는 휴식 공간 ©이봉덕
  • 서울생활사박물관 1~3층은 상설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봉덕
    서울생활사박물관 1~3층은 상설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봉덕
  • 1층에 자리한 어린이 오감 체험실 ‘옴팡’ ©이봉덕
    1층에 자리한 어린이 오감 체험실 ‘옴팡’ ©이봉덕
  • 옆 건물, 과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내 조성된 구치감전시실 입구 ©이봉덕
    옆 건물, 과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내 조성된 구치감전시실 입구 ©이봉덕
  • 서울생활사박물관 1~3층은 상설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봉덕
  • 1층에 자리한 어린이 오감 체험실 ‘옴팡’ ©이봉덕
  • 옆 건물, 과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내 조성된 구치감전시실 입구 ©이봉덕

서울생활사박물관 ‘아가 마중’ 전시

○ 기간 : 2025년 11월 14일~2026년 3월 29일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174길 27 서울생활사박물관 4층 기획전시실
○ 교통 : 지하철 6·7호선 태릉입구역 5번 또는 6번 출구로 나와 도보 3분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 휴무 : 월요일, 1월 1일
○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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