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책임지는 두 공공기관, 이름은 비슷해도 역할은 달라요!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5.11.11. 14:45

수정일 2025.11.11. 15:48

조회 3,042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305) 한국교통안전공단 vs 한국도로교통공단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한국교통안전공단 본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본사 ©한국교통안전공단
국토를 인체에 비유하면 '교통이란 혈액순환과 같다'고 한다. 유난히 우리나라 수도 서울에 교통량이 많은 것은 뇌혈관이 복잡한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인체의 순환계가 잘못되면 건강을 잃는 것처럼, 교통도 흐름이 나빠지고 사고가 생기면 나라가 발전하기 어렵게 된다. 교통안전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에는 교통안전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 두 곳 있는데, 바로 한국교통안전공단한국도로교통공단이다. 두 곳은 이름이 비슷하여 일반인에게는 잦은 혼동을 준다. 특히 두 기관 모두 이름이 자주 바뀌었는데, 과거에는 이름이 더 비슷했다. 두 기관의 이름이 바뀌어온 역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한국도로교통공단 이름의 변천사
년도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교통공단
1954년 대한교통안전협회 중앙연합회
1980년 도로교통안전협회
1981년 교통안전진흥공단
1995년 교통안전공단
1999년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2008년 도로교통공단
2018년 한국교통안전공단
2024년 한국도로교통공단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이름을 바꿔왔는데, '안전'과 '한국'이라는 단어가 같이 들어가서 서로 혼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이름이 비슷하고 하는 일도 구분이 잘 안되다 보니, 과거에는 두 기관을 합치자는 이야기까지도 나온 적이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본부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도로교통공단 본부 ©한국도로교통공단

두 공공기관, 하는 업무는 뭐가 다를까?

하지만 둘을 합치기가 어려운 결정적인 이유이자, 둘을 구분하는 확실한 방법은 바로 상위 기관을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토교통부 산하이고, 한국도로교통공단은 경찰청 산하(행정안전부의 ‘손자기관’)이다. 두 기관은 각 부처에서 직접 하기 어려운 업무를 위탁 받아서 하고 있다.

하는 일을 통해 두 기관을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주요 사업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교통공단
도로 교통안전 관리 교통안전 사업
철도 교통안전 관리 교통교육 사업
항공 교통안전 관리 교통방송 사업
자동차 검사 운전면허 사업
자동차 안전시험, 연구 연구개발 사업
교통정보 서비스 교통AI빅데이터 사업
교통안전 체험교육
두 기관은 하는 일이 여럿이지만, 일반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업무가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 검사’,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운전면허시험’이다. 자동차 검사란 자가용 보유자가 2년마다 차를 몰고 검사소를 찾아가 자동차 상태가 정상인지 검사를 받는 것이고, 운전면허시험은 자동차 운전을 하기 위해 면허를 취득하는 것이다. 자동차 생활을 할 때 꼭 필요한 것이라 운전자라면 알게 모르게 두 기관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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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운전(조종)에 대한 자격증은 자동차 말고도 철도, 항공기, 버스 등도 있는데 이것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시행하는 교통방송사업은 한때 서울시 산하에 있었던 TBS교통방송(주파수 95.1MHz)과는 다른 것이다. 이쪽은 TBN(주파수 100.5MHz)이라고 부른다. TBS와 달리 전국에서 라디오로 방송하는데, 정작 서울에서는 서남부에서만 들을 수 있다.
구로구 궁동 시절 교통안전진흥공단 본부 모습 ©한국학중앙연구원
구로구 궁동 시절 교통안전진흥공단 본부 모습 ©한국학중앙연구원

두 공공기관, 예전엔 서울에 있었다

서울시민 입장에서 두 기관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둘 다 본부가 서울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1978년부터 법령이 준비되었는데, 당시 교통안전진흥공단의 설립에는 1977년 11월에 있었던 이리역 화약열차 폭발사고가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다. 1981년 설립된 교통안전진흥공단은 현재 1호선 전철 온수역과 오류동역 사이인 구로구 궁동 189-1(부일로 977)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02년 6월 경기도 안산시로 이전할 때까지 사용되었다. 현재 이곳에는 원래 쓰던 저층 건물은 헐리고, 한 대형교회가 들어와 있다. 아울러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014년 4월에 경북 김천 혁신도시로 다시 한 번 이전하였다.
중구 신당동 시절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본부 모습 ©한국도로교통공단
중구 신당동 시절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본부 모습 ©한국도로교통공단
서울에 있다가 없어진 것은 한국도로교통공단도 마찬가지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지하철 2호선 신당역과 상왕십리역 중간인 중구 신당동 855(왕십리로 407)에 위치하고 있었다. 길가에는 신관, 길 안쪽으로 남쪽에는 본관이 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한국도로교통공단 역시 정부 정책에 따라 2015년 11월 강원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하였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쓰던 부지와 건물은 매각되어 헐렸고,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와 있다. 특이한 점은 이곳에 생긴 아파트는 그냥 아파트가 아니라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라는 점이다. 그것도 도심권에서는 최초라고 한다.
염곡동 서울지부에 있는 어린이 교통안전체험관 ©한국도로교통공단
염곡동 서울지부에 있는 어린이 교통안전체험관 ©한국도로교통공단
이렇듯 우리나라 교통안전에 큰 영향력을 가진 두 기관은 서울에서 태어나서 성장했지만 지금은 더 넓은 곳을 찾아 떠났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통이 가장 밀집된 곳인 서울에서 두 기관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두 기관 모두 서울에 큰 규모의 지부를 두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서울지부 위치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마포구 월드컵로 220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한국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서초구 양재대로 242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성산자동차검사소 ©한국교통안전공단
성산자동차검사소 ©한국교통안전공단
또한 앞서 소개했던, 일반인 입장에서 가장 익숙한 두 기관의 사업도 서울에서 크게 운영하고 있다. 아래는 서울에서 운영 중인 자동차 검사소와 운전면허시험장의 위치다. 참고로 성산자동차검사소는 서울본부와 같은 곳에 있다. 대체로 시 외곽에 있는 것도 특기할 부분이다. 토지이용효율상 도심지보다는 외곽이 적합한 업종이기 때문이다.

특히 마포구에 많은 것이 눈에 띄는데, 과거 마포구 서쪽은 난지도와 가까워 개발이 덜 된 곳이었다. 지금은 디지털미디어시티와 함께 상암동이 크게 개발되었기 때문에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주요 서울사업장 위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 검사소 한국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시험장
강남검사소 강남구 헌릉로745길 13 강남운전면허시험장 강남구 테헤란로114길 23
성산검사소 마포구 월드컵로 220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노원구 동일로 1449
노원검사소 노원구 공릉로62길 41 강서운전면허시험장 강서구 남부순환로 171
구로검사소 구로구 경인로 113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마포구 월드컵로42길 13
성동검사소 성동구 가람길 117
상암검사소 마포구 구룡길 15
한국교통안전공단 마스코트 탠젤주니어(좌), 한국도로교통공단 마스코트 호둥이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마스코트 탠젤주니어(좌), 한국도로교통공단 마스코트 호둥이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교통공단
이렇듯 한국교통안전공단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환경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자동차 검사가 일반인에게 유명하며,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해서는 K패스(대중교통 요금 환급카드)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철도안전 사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규모로 도시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의 지하철 회사들과도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지하철 기관사가 소지해야 하는 철도차량 운전면허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급한다.

또한 한국도로교통공단 도로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전한 운전을 위한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교통신호체계 기술운영, 교통사고 분석 및 사고 잦은 곳 개선, 교통안전교육 등 운전자가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가 일으키는 교통사고를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자동차 등록대수와 교통량이 매우 많은 도시이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한국도로교통공단과의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

이렇듯 서울에서 태어나 전국으로 뻗어나간 두 교통안전 기관은, 고향인 서울시와 함께 시민들의 교통안전 향상을 위해 오늘도 힘쓰고 있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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