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를 지역주민에게 활짝! 순흥 안 씨 묘역 옆, 금천구 주민쉼터

발행일 2025.10.13. 13:30

수정일 2025.10.13. 16:38

순흥 안 씨 묘역 남측에 주민쉼터가 조성됐다. ©김재형

낡고 평범했던 동네 뒷산이 오색 테마의 현대식 정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금천구는 순흥 안 씨 묘역 남측에 주민쉼터를 조성하고 9월 25일 개장했다. 시흥동 산126-1에 위치한 순흥 안 씨 묘역은 서울시 유형문화재이다. 순흥 안 씨 양도공파 묘역은 과거에 구로구에 속해 있었다고 한다.

순흥 안 씨 묘역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된 곳이다. ©김재형

이후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금천구 시흥동에 귀속되었으며, 1990년에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됐다. 비교적 많은 인물들의 묘소가 잘 보존되어 있고, 묘표나 석물 등도 남아 있어 조선시대 당시의 묘제와 장묘 관련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호암산과 목골산 사이, 조선 초 역사를 품은 묘역 옆에 들어선 이 5,000㎡ 공간은 기대 이상의 기분 좋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순흥 안 씨 묘역 주민쉼터 조성공사 내역을 안내하고 있다. ©김재형

마을버스 11번 시흥아파트 정류장에서 쉼터로 들어서는 순간, 공간의 변화가 이채롭다. 과거 쓰레기가 쌓이던 곳이었다는 설명이 무색하게, 진입로는 깨끗하고 잘 정돈된 '맞이마당'이었다.

맞이마당에는 물줄기가 흐르는 장치가 있다. ©김재형

조용히 흐르는 물줄기 소리가 도심의 소음을 잠재우며 방문객을 맞이했다. 시각적인 쾌적함과 함께 청각적인 안정감까지 선사하고 있다.

행복오름길은 무장애길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김재형
행복오름길은 무장애길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김재형

맞이마당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정원의 핵심 시설인 '행복오름길'과 '건강마당'이 펼쳐진다. 특히 눈에 띈 것은 75m 길이로 조성된 맨발 걷기 길이었다.

75m 길이로 조성된 맨발 걷기 길 ©김재형

땅과의 직접적인 접촉에서 오는 생생한 활력과 편안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중간에는 발을 씻는 곳도 있고 벤치가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순흥 안 씨 묘역 주민쉼터 조성을 환영하는 현수막도 걸려 있다.

건강마당에는 현대적인 운동기구가 있다. ©김재형

다양한 모양의 벤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김재형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건강마당'을 만날 수 있다. 현대적인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어,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근력을 단련하는 주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보였다. 휴식과 건강 증진이 한 공간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모습이었다. 동그란 지붕이 있는 다양한 벤치가 마련돼 있다.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설렘정원 ©김재형

사유지를 민관협력으로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쉼터로!

가장 낭만적인 공간은 단연 '설렘정원'이다. 묘역 주변의 엄숙함 대신, 아름다운 장미원과 수국원이 화사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금은 만개 시기가 지났지만, 사계절 내내 꽃과 향기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원 곳곳에 마련된 정자와 '금빛쉼터'에 앉아 고요히 주변을 바라보니,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공간의 매력이 한층 돋보였다.

독특한 모양의 구조물도 있다. ©김재형

'금빛설렘정원'은 민관 협력이라는 의미 있는 과정 끝에, 금천구민에게 일상 속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품격 힐링 공간을 선물했다. 단순히 노후 시설물을 교체한 것을 넘어, 걷고, 보고, 느끼는 모든 순간에 '설렘'을 채워 넣은 이 정원은 시흥4동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