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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북한산과 한성대입구역 일대가 내려다 보이는 마을 전경 ©최정윤 -
한양도성과 담벼락을 맞대고 이어져 있는 369마을 ©최정윤
다정한 마을 풍경 속 어머니의 정이 듬뿍~ '369마을'과 '어머니 밥상'
발행일 2025.09.23. 10:03

수채화 그림 같은 369성곽마을 풍경 ©최정윤
무더운 날씨에 그늘 하나 없는 언덕 고갯길을 올라 갔던 이유는 그곳에 만나보고 싶은 어머니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양도성 순성길 낙산구간에는 언론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369마을’이 있다. 369마을은 성북구 삼선동의 재개발 구역 중 한 곳이었다. 재개발보다는 보존을 원했던 주민들과 주변 대학생들의 협업 결과로 ‘도시 속 마을’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369마을’이 탄생하게 되었다.
마을식당 '369사랑방'
369마을 초입에는 주민들의 모임과 소통을 위한 369마을의 핵심 시설인 ‘369사랑방’이 자리하고 있다. ‘369사랑방’은 마을 자산화를 통한 주민 일자리 창출의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369마을사회적협동조합에서 전체 운영을 맡고 마을 부녀회가 생산 활동과 식당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369사랑방 마을식당에서는 ‘할머니 밥상’과 ‘어머니 밥상’이 마을 부녀회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할머니 밥상’은 지역 어르신을 위한 무료 봉사 ‘국수 한 그릇 드세요’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금요식당’으로 변경되었다가 ‘수요밥상’으로 이어져 지금은 목요일마다 ‘할머니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어머니 밥상’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메뉴가 달라지는 '삼선 한 상'을, 토요일에는 ‘삼선 비빔밥'을 제공하고 있다. 헛걸음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운영 기간과 운영 시간을 미리 확인해보고 가는 것이 좋다.
SNS에서 어머니 손맛의 군침 도는 메뉴를 볼 때마다 당장 달려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을 내기가 여의치 않아서 벼르고 벼르다 예약을 하고 가보았다. 찾아 갔던 날에는 ‘삼선 한 상’ 메뉴를 선보였는데 고등어조림과 소고기뭇국이 제공되었다.
옆 테이블 손님의 밥그릇이 다 비워져 갈 때쯤 어머니 한 분이 다가와 밥그릇과 국그릇을 다시 가득 채워 주셨다. 보기만 해도 더 먹을지 말지를 알 수 있다는 어머니와 단골 손님의 친근한 대화가 이어진다.
드디어 받아 든 밥상. 찰진 밥, 시원한 국, 조림과 반찬 하나하나 푸짐하고 맛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식사 후에는 마침 이웃 어르신이 떡을 해오셨다고 수제 식혜와 함께 내어 주셨다.
옆 테이블 손님의 밥그릇이 다 비워져 갈 때쯤 어머니 한 분이 다가와 밥그릇과 국그릇을 다시 가득 채워 주셨다. 보기만 해도 더 먹을지 말지를 알 수 있다는 어머니와 단골 손님의 친근한 대화가 이어진다.
드디어 받아 든 밥상. 찰진 밥, 시원한 국, 조림과 반찬 하나하나 푸짐하고 맛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식사 후에는 마침 이웃 어르신이 떡을 해오셨다고 수제 식혜와 함께 내어 주셨다.
뒷정리를 어지간히 마친 어머니들께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마을식당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물어보니 ‘식단 짜기’라는 대답이다. 집집마다 어머니들이 ‘오늘 반찬은 뭘 해야 하나’ 고민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8년 동안 마을식당을 운영해 온 마을부녀회의 소숙자 씨, 조점순 씨, 원영자 씨는 목요일 영업이 끝난 후 모여서 다음 주 식단 구성 회의를 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좀 더 싸고 싱싱한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수유리나 청량리까지 전통시장을 찾아 다니기도 했다고. 이제는 무거운 장바구니를 감당할 수 없어 택배나 배달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369사랑방'이 차가 들어올 수 없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눈치가 보이긴 한다고.
힘든 식당 운영을 계속 하는 이유를 묻자,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냐"고 반문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감사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람들이 맛있다면서 밥그릇을 싹싹 비울 때, 식사를 마친 관광객들이 엄지 척을 해주고 갈 때 기쁘고 뿌듯하다"고.
8년 동안 마을식당을 운영해 온 마을부녀회의 소숙자 씨, 조점순 씨, 원영자 씨는 목요일 영업이 끝난 후 모여서 다음 주 식단 구성 회의를 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좀 더 싸고 싱싱한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수유리나 청량리까지 전통시장을 찾아 다니기도 했다고. 이제는 무거운 장바구니를 감당할 수 없어 택배나 배달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369사랑방'이 차가 들어올 수 없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눈치가 보이긴 한다고.
힘든 식당 운영을 계속 하는 이유를 묻자,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냐"고 반문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감사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람들이 맛있다면서 밥그릇을 싹싹 비울 때, 식사를 마친 관광객들이 엄지 척을 해주고 갈 때 기쁘고 뿌듯하다"고.
방문했던 날은 마을식당 운영을 마치고, 건강돌봄교실 '내 몸은 내가 돌본다 - 몸 튼튼! 마음 튼! 뇌 튼튼!'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함께 참여해도 된다고 해서 옆에서 지켜봤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80대, 90대 세 분 어르신은 모두 369마을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다고 했다. 활기찬 강사의 어르신 맞춤 진행 덕분에 수업 시간은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일 년에 한 번 청귤수제청을 만드는 큰 행사를 앞두고 어머니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어마어마한 양의 청귤을 씻고, 썰고, 병에 담고, 옮긴다. 얘기만 들어도 힘든 그 일을 어머니들은 매해 해왔다고 한다. 매일의 수고와 매해의 수고 덕분에 '369사랑방' 마을식당은 정성 가득한 어머니의 손맛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었다.

'369사랑방'을 아끼는 마음이 느껴지는 이웃 어르신의 선물 ©최정윤
카페 ‘369마실’, 전시공간 ‘369예술터’, 레지던스 ‘369예술공방’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머니들과 정이 들었는지 머뭇거려지는 발길을 돌려 성곽길을 걸어 올라갔다. 369마을에는 '369사랑방' 외에도 세 개의 앵커시설이 더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마을의 거점 공간인 카페 ‘369마실’, 마을전시공간인 ‘369예술터’, 지역예술인들을 위한 레지던스 ‘369예술공방’이 그곳이다. 참고로 앵커시설이란 도시재생사업 등에서 지역 주민의 공동체 활성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조성되는 핵심 거점 공간을 의미한다. 주로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마을회관, 공동작업장, 작은도서관, 카페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며, 비영리 단체나 협동조합 등이 공간을 기획·운영한다.
369마을에서는 봄(4,5,6월)과 가을(9,10,11월) 매주 토요일마다 369성곽마을의 전경을 만끽하는 '369 성곽여가 풍: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69 성곽마을여행’, ‘369어머니밥상’, ‘369풍류한마당’, ’369성곽예술제’로 구성된 '369 성곽여가 풍:류'는 볼거리, 먹거리, 이야기거리가 가득한 도심 속 마을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369마을에서는 봄(4,5,6월)과 가을(9,10,11월) 매주 토요일마다 369성곽마을의 전경을 만끽하는 '369 성곽여가 풍: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69 성곽마을여행’, ‘369어머니밥상’, ‘369풍류한마당’, ’369성곽예술제’로 구성된 '369 성곽여가 풍:류'는 볼거리, 먹거리, 이야기거리가 가득한 도심 속 마을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한양도성 순성길을 따라 낙산공원으로 향했다. 복잡한 서울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의 정(情)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면 한양도성 성곽 아래 ‘369마을’을 찾아가 보시라 권하고 싶다.
369사랑방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삼선교로2길 36-1 1층
○ 교통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188m
○ 운영일시 : 수·목요일, 토요일 11:30~13:30
○ 주요활동
• 밥상운영 - 마을 탐방객, 일반인 대상으로 식당 운영
• 특산품제조 - 수제청, 식혜 등 직접 만들기 체험행사, 제품판매
• 공간대관 - 스터디룸, 워크숍, 작가수공예클래스, 주민공방, 독서모임
☞ 관련 프로그램 예약하기
○ 369마을 인스타그램
○ 교통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188m
○ 운영일시 : 수·목요일, 토요일 11:30~13:30
○ 주요활동
• 밥상운영 - 마을 탐방객, 일반인 대상으로 식당 운영
• 특산품제조 - 수제청, 식혜 등 직접 만들기 체험행사, 제품판매
• 공간대관 - 스터디룸, 워크숍, 작가수공예클래스, 주민공방,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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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9마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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