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길 아래 옹기종기, 서울의 과거와 현재 잇는 '369성곽마을'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3.10.11. 09:00

수정일 2023.10.11. 17:58

조회 2,770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전 세계의 도성 중 가장 오랜 기간 도성 기능을 수행했다. 태조에 의해 축조되었고 세종, 숙종, 순조 시기에 보수 공사를 했던 한양도성은 왕마다 다른 증축으로 돌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다. 도성에서는 돌과 돌을 깎아서 맞추는 '그랭이 공법'을 확인할 수 있고, 백성들이 공사를 담당한 구간의 시점을 표시한 것으로 축성과 관련된 기록이 새겨진 성돌인 '각자성석'도 볼 수 있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한양도성 성곽길 해설은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양도성 누리집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한양도성 전문해설사와 함께 600년 한양도성 성곽길을 걷는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한양도성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은 각양각색이다.
한양도성 누리집의 열린마당에서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김미선
한양도성 누리집의 열린마당에서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김미선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프로그램을 검색 후 이용할 수도 있다.  ⓒ김미선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프로그램을 검색 후 이용할 수도 있다. ⓒ김미선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3·4번 출구로 나가 한양도성 성곽길을 걷다 보면 장수마을로 들어서서 한성대학교 방향으로 가는 길에 조선 말기 관아로 사용했던 건물 ‘삼군부 총무당’이 있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7호다. 세종 때 없앤 삼군부를 흥선대원군이 1865년 부활하면서 청사로 지은 건물이다.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 있었던 총무당은 1930년대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고, 청헌당은 육군사관학교로 옮겨졌으며, 덕의당의 행방은 알 수 없다고 한다. 관아의 위엄을 느낄 수 있고 조선 말기의 건축 특성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건물이 마을 속에서 조용히 그곳을 지키고 있다.
조선 말기 관아로 사용했던 삼군부 총무당 ⓒ김미선
조선 말기 관아로 사용했던 삼군부 총무당 ⓒ김미선
관아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삼군부 총무당이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김미선
관아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삼군부 총무당이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김미선
장수마을을 지나면 낙산공원에 도착한다. ⓒ김미선
장수마을을 지나면 낙산공원에 도착한다. ⓒ김미선

369성곽마을에서 함께하는 도성과 마을 여행

한양도성 성곽길의 369성곽마을 일대에서는 한양도성을 다니며 경관과 운치를 즐기고 지역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369성곽마을여행 ‘369 성곽여가 풍:류’가 진행되고 있다. 가을 프로그램 중 하나로 운치가 있는 공간에서 멋스럽게 즐길 수 있다.

5월과 6월에도 진행되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던 이 프로그램은 9월과 10월 더욱 풍성해진 문화·예술 콘텐츠로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된다. 369어머니밥상, 369풍류한마당, 369성곽예술제에도 참여할 수 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정비를 진행한 369성곽마을은 서울시의 지원이 끝난 후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운영하기 위해 앵커 시설 4곳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369성곽마을의 ‘369 성곽여가 풍:류’ ⓒ김미선
369성곽마을의 ‘369 성곽여가 풍:류’ ⓒ김미선
끊어진 성곽길. 건너편에 혜화문이 보인다. ⓒ김미선
끊어진 성곽길. 건너편에 혜화문이 보인다. ⓒ김미선
왕마다 다른 증축으로 돌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미선
왕마다 다른 증축으로 돌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미선
369성곽마을에는 마실카페, 예술터, 예술공방, 사랑방이 있다. ⓒ김미선
369성곽마을에는 마실카페, 예술터, 예술공방, 사랑방이 있다. ⓒ김미선

시민들의 쉼터, 369성곽마을 마실카페

성곽과 맞닿아 있는 ‘369성곽마을 마실카페’는 성곽길을 거니는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 준다. 오가다가 369풍류한마당이 펼쳐질 때는 지나가는 시민들이 언덕길에 자리를 잡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을 듣는다.

차를 마시고, 마을 청년이 직접 개발한 '성곽돌과자'를 먹을 수도 있다. 가을날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길을 감상하며 사색에 잠겨 보기도 한다.
성곽길에는 아름다운 풍경과 369마실카페가 있다. ⓒ김미선
성곽길에는 아름다운 풍경과 369마실카페가 있다. ⓒ김미선
마실카페 앞에서 탐방객들이 연주를 듣고 있다. ⓒ김미선
마실카페 앞에서 탐방객들이 연주를 듣고 있다. ⓒ김미선
시민들은 성곽길에서 만난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김미선
시민들은 성곽길에서 만난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김미선
성곽길을 거닐다 울려퍼지는 음악소리에 발길을 멈춘다. ⓒ김미선
성곽길을 거닐다 울려퍼지는 음악소리에 발길을 멈춘다. ⓒ김미선

마을 주민들의 공간, 369성곽마을 사랑방

‘369성곽마을 사랑방’주민들의 모임 장소가 되는 공동체 활동 공간이다. 부녀회가 주체가 되어 매주 월, 수, 목, 토요일은 식당으로 운영한다. 한상 차림과 수제 식혜가 1만원의 가격으로, 어머니 손끝에서 탄생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목요일에는 어르신들께 식사 대접으로 나눔을 실천한다. 토요일은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369성곽마을 사랑방은 매주 월, 수, 목, 토요일 식당으로 운영한다. ⓒ김미선
369성곽마을 사랑방은 매주 월, 수, 목, 토요일 식당으로 운영한다. ⓒ김미선
사랑방에서 모임도 하고 음식도 먹을 수 있다. ⓒ김미선
사랑방에서 모임도 하고 음식도 먹을 수 있다. ⓒ김미선

문화 예술 단체들과 교류하는 369성곽마을 예술터

369성곽예술제가 진행되는 ‘369성곽마을 예술터’에서는 지역의 예술가와 성북구 내 대학교 및 문화 예술 단체들과 교류하며 마을의 모습을 주제로 한 예술 전시가 이루어진다. 전시된 작품을 판매하고 플리마켓을 진행하는 예술 상점이 열린다.

흑백사진관에서는 비치된 의상과 소품을 이용해 30분 동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과거의 시간에 멈춘 듯한 흑백사진으로 추억을 셀프 촬영한다. 사진은 인화할 수 있으며, 소정의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369성곽예술제가 펼쳐지는 369성곽마을 예술터 ⓒ김미선
369성곽예술제가 펼쳐지는 369성곽마을 예술터 ⓒ김미선
369성곽마을 예술터의 작은 전시회 ⓒ김미선
369성곽마을 예술터의 작은 전시회 ⓒ김미선
369성곽마을 예술터의 흑백사진관 ⓒ김미선
369성곽마을 예술터의 흑백사진관 ⓒ김미선
흑백사진관에서 찰칵 추억을 담는다. ⓒ김미선
흑백사진관에서 찰칵 추억을 담는다. ⓒ김미선
흑백사진관에는 의상도 대여한다. ⓒ김미선
흑백사진관에서는 의상도 대여한다. ⓒ김미선
흑백사진관의 소품들 ⓒ김미선
흑백사진관의 소품들 ⓒ김미선

지역 예술가들의 공간, 369성곽마을 예술공방

‘369성곽마을 예술공방’은 지역 예술가와 청년 활동가의 창의적인 시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2019년부터 입주 작가들을 모집하여 저렴한 가격에 작업 공간을 대여해 주고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은 원데이 클래스, 동네 배움터 등으로 주민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성북어반스케처스’ 모임에서는 성북 마을 만들기 공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양도성 성곽길, 최순우옛집, 변종하미술관 등 성북의 여러 곳을 다니면서 주민들과 함께 그림을 그린다. 11월 낙엽으로 쌓인 어느 날, 전시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성곽길에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그린다. ⓒ김미선
성곽길에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그린다. ⓒ김미선
성북어반스케처스 참여자들은 그림을 보며 그림수다를 펼친다. ⓒ김미선
성북어반스케처스 참여자들은 그림을 보며 그림수다를 펼친다. ⓒ김미선

마을 안에서 지역 예술인들과 청년 예술가들이 만나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 의논하며 마을의 변화를 이끈다.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는 한양도성 성곽길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10월, 가을의 정취로 가득한 성곽길에서 밴드의 흥겨운 노랫소리와 거문고, 대금 등 우리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시간. 성곽길은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 간다.
성곽마을은 북정마을, 369마을, 장수마을, 이화마을로 이어진다. ⓒ김미선
성곽마을은 북정마을, 369마을, 장수마을, 이화마을로 이어진다. ⓒ김미선

369성곽마을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1가 28
○ 교통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3번출구에서 200m
누리집
블로그
○ 369성곽마을여행 신청 ☞바로가기
○ 문의 : 02-6448-2343

시민기자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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