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마포누구나카페’

발행일 2025.09.15. 09:07

수정일 2025.09.15. 19:19

장애인의 취·창업 역량을 키우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마포누구나카페’가 문을 열었다. ©홍혜수

지난 8월 6일, 마포구청에 특별한 카페가 문을 열었다. 바로 ‘마포누구나카페’다. 이곳은 시각·청각·지체·정신·뇌병변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가진 장애인 공동대표 4명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로, 개소 소식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어떤 공간일지 궁금해 직접 다녀왔다.

마포구청 지하 1층에 ‘마포누구나카페’가 있다. ©홍혜수

많은 시민들이 카페를 이용하고 있다. ©홍혜수

마포구청 지하 1층에 자리한 ‘마포누구나카페’는 이름 그대로 남녀노소,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평일 낮 시간이었음에도 많은 시민이 카페를 이용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았지만, 곳곳에 배려가 담긴 시설과 안내가 눈에 띄었다.

‘마포누구나카페’ 운영에 대한 안내가 써 있다. ©홍혜수

의사소통 도움판이 붙어 있다. ©홍혜수

카페 운영은 장애인 대표들이 직접 하고 있었는데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고, 회계까지 모두 스스로 책임진다. 그래서 서비스 속도가 조금 느릴 수 있지만, 대신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Barrier-Free) 환경이 꼼꼼히 마련돼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어폰을 연결하면 음성 안내가 나오는 키오스크부터 휠체어가 들어가도 편한 낮은 카운터, 의사소통 도움판 등 누구나 이용하기 편하도록 많은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어폰을 연결하면 음성 안내가 나오는 키오스크 ©홍혜수

장애인 스마트팜에서 키운 방울토마토로 만든 주스 ©홍혜수

메뉴도 커피류와 음료, 간단한 디저트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으며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특히 발달장애 청년들이 국내 최초 장애인 스마트팜 ‘푸르메소셜팜’에서 직접 재배한 방울토마토로 만든 착즙주스가 눈에 띄었다. 단순히 음료를 파는 것을 넘어, 장애인 자립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게 인상적이었다.

커피 한 잔을 직접 주문해 봤다. ©홍혜수

여느 카페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아메리카노 ©홍혜수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주문 과정도 불편함이 없었고, 여느 카페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맛이었다. 처음에는 ‘장애인이 운영한다’는 얘기에 막연히 느리거나 서툴 수 있다고 선입견을 가졌는데, 실제로 경험해 보니 오히려 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현재 이곳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동대표들이 교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단순한 장애인 고용 일자리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직접 주체가 되어 카페 운영 전 과정을 경험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포누구나카페’는 단순히 한 공간을 넘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참여를 촉진하는 새로운 실험이다. 시민들은 편하게 커피 한잔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장애인 자립을 응원하게 되고, 지역사회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

한 달이 넘는 운영 기간 동안 이미 많은 시민들이 찾은 ‘마포누구나카페’. 앞으로도 이 모델이 마포구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마포구청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잠시 들러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누구나’의 가치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