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이 더욱 특별한 이유! 도심의 밤하늘 '서울라이트'로 물들다

발행일 2025.08.11. 13:00

수정일 2025.08.11. 16:00

도시의 열기가 식을 틈도 없이 열대야가 이어진 올해 여름, 그 자리를 대신할 특별한 밤이 찾아왔다.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DDP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진행된 빛의 축제 ‘서울라이트 DDP 2025 여름’이다. ☞ [관련 기사] 빛으로 설레는 여름밤! '서울라이트 DDP' 31일 개막

뜨거운 여름밤, 서울성곽과 잔디밭, 미디어터널과 수(水)공간까지 DDP 전역이 빛과 소리로 물들었다. 도시의 밤 속에서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순간들, 사진 찍기 좋았던 장소부터 감상 팁까지 정리해봤다.

시간의 결을 따라 걷는 산책

이번 전시는 총 7개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빛, 물, 안개, 레이저, 사운드를 결합한 미디어 아트가 각각 다른 공간에서 펼쳐졌다. 전시 동선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일대를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어 산책하듯 감상하기 좋았다.

작품 'Fluid Memory'는 과거의 시간을 담은 도성 성곽 위로 물결처럼 흐르는 빛이다. 돌담 사이를 타고 흘러가는 영상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감각을 선사했다. 성곽 앞 잔디밭 위에 놓인 물방울 모양 조형물인 작품 'Light Drops'는 생명의 시작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은은한 LED 빛으로 야외 분위기를 더욱 로맨틱하게 만들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중심을 가로지르는 레이저가 밤하늘을 가르며, 시간의 궤적을 그린 작품 'Beam Trace'는 포그(안개)와 어우러진 레이저가 시각적으로 가장 화려한 포인트 중 하나였다.

수(水)공간에 빛의 파편이 별처럼 쏟아지는 작품 'Rhythm in Fog'는 물과 빛의 경계가 흐려지듯 감각적으로 연출했다. 작품 'Rhythm in Droplets'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미디어 아트다. 실시간 반응형으로, 직접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어린이·청소년에게도 인기였다. 공원과 내부를 잇는 미래로 통로 벽면에 빛의 패턴이 흐르는 작품 'Into the Waves of Light'는 다양한 색과 리듬이 겹쳐지며, 공간 전체가 하나의 파동처럼 느껴지게 했다. 팔거리에 자리한 'Flux'는 미디어 아티스트 크사베리 컴퓨터리의 작품이다. 온라인 소통과 알고리즘을 빛으로 시각화한 몰입형 미디어 설치작으로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공간은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였다.

이 일곱 가지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좋은 최적의 시간은 오후 8시 30분 이후였다. 어둠이 완전히 내려 앉은 후 빛의 연출이 더욱 선명해졌다. 사진 촬영은 Beam Trace, Light Drops, Into the Waves of Light 구간이 가장 인기 있는 포인트였고, Rhythm in Droplets는 체험형으로 인기가 많았다.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시간은 오후 8시~8시 30분 사이였다. 관람 소요 시간은 대략 30분~1시간 정도로 여유롭게 산책하며 감상하기 좋았다. 선선한 밤은 기대하기 어려운 요즘, 마실 물과 간단한 부채를 챙기면 쾌적한 관람이 가능했다.

가을과 겨울에만 볼 수 있던 '서울라이트 DDP'는 올해 처음 ‘여름’에도 열렸다. 그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행사는 7월 31일 저녁 7시 30분, DDP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열렸다. DJ 준곽의 사운드 퍼포먼스, 전통과 현대를 잇는 금단제 × 오우르의 한복 패션쇼 등 전시 외에도 문화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서울라이트 DDP 2025 여름'은 단순히 예쁜 미디어 아트 전시를 넘어, 도시의 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예술적 장치다. 빛, 물, 소리, 기술이 얽혀 만들어내는 감각의 결은 무더운 여름밤,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이 되어주었다. 오는 9월 펼쳐질 '서울라이트 DDP 가을'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