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가장 이국적인 크리스마스를 맞는 방법(ft. 용산공원)

시민기자 양정화

발행일 2025.12.23. 15:39

수정일 2025.12.23. 15:39

조회 99

서울 속 리틀 아메리카!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에서 즐기는 크리스마스와 헬시 플레저 ©양정화
차가운 겨울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 용산구 서빙고동 한복판에 마법 같은 공간이 문을 열었다. 도심 속 이국적인 붉은 벽돌 마을, 바로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다. 지난 100여 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금단의 땅이자 미군 장교들의 거주지였던 이곳은 2020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이후 가장 화려하고 역동적인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11월 25일부터 시작된 ‘해피 크리스마스 빌리지’ 축제와 더불어 지난 11월 22일에 공식 개장한 신규 체육 시설(러닝 트랙·웨이트 존)까지 갖추면서 이곳은 문화와 휴식 그리고 건강이 공존하는 복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여권 없이 떠나는 미국 여행이자 낭만과 에너지가 넘치는 용산공원의 겨울 풍경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본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입구 전경 ©양정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입구 전경 ©양정화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의 상징인 영문 입간판 포토존 ©양정화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의 상징인 영문 입간판 포토존 ©양정화

서울 속 리틀 아메리카에 내려앉은 성탄의 축복, ‘해피 크리스마스 빌리지’

지금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를 찾아야 할 첫 번째 이유는 단연 겨울 시즌 한정으로 운영되는 ‘해피 크리스마스 빌리지’ 때문이다.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 축제는 붉은 벽돌 단독주택들이 늘어선 이국적인 풍경과 어우러져 마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평소에도 ‘사진 맛집’으로 불리던 곳이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이 더해진 지금은 그야말로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단지 내 핵심 공간인 ‘파빌리온’과 그 주변은 이번 축제의 메인 무대다.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두 그루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는 낮엔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웅장함을, 밤엔 화려한 빛의 향연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트리 주변에는 귀여운 북극곰 가족 조형물 세 마리가 설치되어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으며, 그 옆에 놓인 클래식한 붉은색 전화 부스는 1980년대 뉴욕 거리를 연상시키는 최고의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건물 난간과 계단마다 장식된 붉은색 대형 리본과 반짝이는 오너먼트는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플리마켓 스타일로 꾸며진 마켓 부스들이다. 이곳은 실제 상업 공간이 아니라, 아기자기하고 빈티지한 크리스마스 소품을 전시한 갤러리처럼 운영된다. 덕분에 방문객들은 호객 행위나 구매 부담 없이 여유롭게 거닐며 크리스마스 특유의 들뜬 설렘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다. 서울 도심 어디에서도 느끼기 힘든 순수하고 낭만적인 겨울 축제의 장이 바로 이곳에 펼쳐져 있다.
성탄의 설렘이 가득한 해피 크리스마스 빌리지 광장 ©양정화
성탄의 설렘이 가득한 해피 크리스마스 빌리지 광장 ©양정화
건물 외벽과 계단을 수놓은 화려한 성탄 오너먼트 ©양정화
건물 외벽과 계단을 수놓은 화려한 성탄 오너먼트 ©양정화
해외 크리스마스 마켓의 감성을 그대로 옮겨온 야외 포토 스폿 ©양정화
해외 크리스마스 마켓의 감성을 그대로 옮겨온 야외 포토 스폿 ©양정화
장난감 병정과 대형 곰 인형이 있는 인기 포토존에서의 인증 사진 ©양정화
장난감 병정과 대형 곰 인형이 있는 인기 포토존에서의 인증 사진 ©양정화

주말 밤의 마법, 100년 만에 밝혀진 밤의 등불 ‘야간 개장’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의 올겨울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바로 ‘야간 개장’에 있다. 평소 해가 지면 문을 닫아 직장인들에게 아쉬움을 남기던 이곳이 축제 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운영시간을 오후 7시까지 연장한다. 어둠이 짙게 깔리고 가로등과 트리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면, 이곳은 낮과는 전혀 다른 몽환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야간 개장이 없는 평일이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후 3시 30분에서 4시경 방문해 낮의 풍경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드는 노을을 마주하게 된다. 폐장 시간인 오후 6시 직전에는 어스름한 저녁 풍경 속에서 점등된 트리의 모습까지 감상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밤이 깊어질수록 낭만이 짙어지는 이곳은 올겨울 서울에서 가장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임이 분명하다.
이국적인 건물을 끼고 시원하게 뻗은 신설 러닝 트랙 ©양정화
이국적인 건물을 끼고 시원하게 뻗은 신설 러닝 트랙 ©양정화
러닝 트랙 담장을 장식한 아티스트 제바의 역동적인 그래피티 ©양정화
러닝 트랙 담장을 장식한 아티스트 제바의 역동적인 그래피티 ©양정화
 러너들의 열정을 깨우는 트랙 위 영문 슬로건 문구 ©양정화
러너들의 열정을 깨우는 트랙 위 영문 슬로건 문구 ©양정화

붉은 벽돌 사이를 달리는 건강한 에너지

낭만적인 풍경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몸을 움직여 활력을 채울 차례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 11월 22일 단지 내에 총 길이 800m에 달하는 러닝 트랙야외 헬스존이 공식 오픈했다. 기존의 울퉁불퉁한 흙길과 보도블록을 정비해 완전한 평지로 새롭게 설계된 러닝 트랙은 전문 러너는 물론 산책을 즐기는 어르신,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 휠체어 이용자까지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러닝 트랙 바닥 곳곳에는 ‘FASTER, FURTHER, STRONGER(더 빠르게, 더 멀리, 더 강하게)’, ‘OWN YOUR MOMENT(너의 순간을 가져라)’와 같은 영문 슬로건이 새겨져 있어 달리는 내내 긍정적인 자극과 동기를 부여한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압도적인 풍경이다. 답답한 실내 헬스장의 러닝머신 위가 아니라, 크리스마스 장식과 붉은 벽돌 건물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 속을 달리는 기분은 마치 뉴욕 센트럴파크나 샌프란시스코의 공원에서 조깅하는 듯한 쾌감을 선사한다.

트랙 주변에 마련된 ‘무료 헬스존(웨이트 존)’ 또한 수준급이다. 풀업 바, 딥스 바, 밸런스 장비 등 맨몸 운동에 최적화된 고급 기구들을 갖추고 있어 러닝 후 근력 운동으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풀코스 루틴’이 가능하다. 인근 주민에게는 편리한 ‘슬세권’ 헬스장으로, 운동 마니아에게는 새로운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붉은 벽돌 주택 단지 내 신설된 고품격 야외 웨이트 존 ©양정화
붉은 벽돌 주택 단지 내 신설된 고품격 야외 웨이트 존 ©양정화
그림과 QR코드로 상세히 안내된 야외 운동 기구 사용법 가이드 ©양정화
그림과 QR코드로 상세히 안내된 야외 운동 기구 사용법 가이드 ©양정화
체계적인 운동을 돕는 웨이트 존 바닥 가이드 라인과 기구들 ©양정화
체계적인 운동을 돕는 웨이트 존 바닥 가이드 라인과 기구들 ©양정화
붉은 벽돌 주택 단지 내 신설된 고품격 야외 웨이트 존 ©양정화
붉은 벽돌 주택 단지 내 신설된 고품격 야외 웨이트 존 ©양정화

방문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이용 팁 및 주의 사항

완벽한 용산공원 나들이를 위해서는 방문 전에 몇 가지 필수 정보를 숙지해야 한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교통편이다. 이곳은 내부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해 장애인 차량이나 영유아 동반 차량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차가 불가능하다. 인근의 용산가족공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나, 주말이나 행사 기간에는 진입 대기만 1시간 이상 소요될 정도로 극심한 혼잡을 빚는다. 경의중앙선 서빙고역 1번 출구로 나와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공원 입구에 닿을 수 있으니, 마음 편히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운영시간과 휴관일 확인은 필수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며, 1월 1일과 설날, 추석 당일에도 휴관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5시) 운영하며, 야간 개장을 실시하는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7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6시) 문을 연다. 또한 이곳은 강바람을 막아줄 고층 건물이 없는 개활지 특성상 체감 온도가 도심보다 훨씬 낮다. 대부분의 볼거리가 야외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핫팩, 장갑, 목도리, 두꺼운 외투 등 방한용품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반려견 동반 시에는 목줄을 착용하면 야외 공간에서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으나, 전시관이나 카페 등 실내 시설 입장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붉은 벽돌 마을과 어우러진 이국적인 겨울 공원 풍경 ©양정화
붉은 벽돌 마을과 어우러진 이국적인 겨울 공원 풍경 ©양정화

장교숙소 5단지 해피 크리스마스 빌리지

○ 기간 : 2026년 1월 31일까지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221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 교통 : 경의중앙선 서빙고역 1번 출구에서 687m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17시 입장 마감), 금·토요일 야간 개장 09:00~19:00(18시 입장 마감)
  ○ 휴무 : 일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 입장료 : 무료
  ○ 인스타그램

시민기자 양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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