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라이트 DDP 여름' 놓치면 후회! 공간투어와 함께하니 감동이 두 배~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5.08.05. 14:59

수정일 2025.08.05. 16:02

조회 4,801

해설자의 안내에 따라 ‘매혹장소 투어’를 시작했다. ©김윤경
해설자의 안내에 따라 ‘매혹장소 투어’를 시작했다. ©김윤경
“이번 행사는 DDP에서 처음 개최하는 여름 스페셜 투어 프로그램입니다. 이전에는 DDP를 눈으로만 즐겼다면, 오늘은 DDP와 상호작용하며 체험하며 즐겨 보세요. DDP가 있던 동대문이 조선시대에는 훈련원과 군사시설이 있었던 역사성도 느껴보실 수 있을 겁니다.” 해설사의 안내를 듣고 있는 ‘DDP 매혹장소 투어’ 참가자들의 얼굴에 기대감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주말 저녁,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는 특별한 행사를 관람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한 ‘2025 서울라이트 DDP 여름’이 처음 열렸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DDP 개관 처음으로 기획한 계절별 투어 콘텐츠, ‘DDP 여름 스페셜 투어, 고요하거나 매혹적이거나’ 프로그램 중 ‘매혹장소 투어’도 함께했다. ☞ [관련 기사] 빛으로 설레는 여름밤! '서울라이트 DDP' 31일 개막
안내데스크에서 헤드셋과 수신기를 받아 들고, 해설가를 따라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DDP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혹장소 투어’는 M3뮤지엄과 D2디자인랩 사이에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DDP 대로변의 현대적 풍경과 이간수문(한양도성 내 물길을 조절하던 수문) 쪽의 과거 흔적을 기억하며 총 7개의 콘텐츠를 차례로 감상했다.
DDP의 중심지인 팔거리에는 ‘Flux’가 설치됐다. ⓒ김윤경
DDP의 중심지인 팔거리에는 ‘Flux’가 설치됐다. ⓒ김윤경

팔거리에서 만난 ‘Flux’

DDP의 중심지인 팔거리에서 온라인 소통 속 알고리즘을 시각화한 몰입형 미디어 설치작품 ‘Flux’를 가장 먼저 만났다. 아티스트 크사베리 컴퓨터리(Ksawery Komputery)의 작품이며 고속 카메라와 800m에 달하는 LED 스트랩을 활용해 온라인 소통 속 알고리즘을 화려한 빛으로 시각화했다.
한 참가자는 “음향이 어쩐지 섬뜩하게 들리는 기계 소리 같다”고 신기해 했다. 해설자는 “이곳의 카메라 앞에 손을 내밀면 영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자 사람들은 저마다 손을 비춰보기도 했다.
‘Flux’는 온라인 소통 속 알고리즘을 시각화한 설치작품이다. ©김윤경
‘Flux’는 온라인 소통 속 알고리즘을 시각화한 설치작품이다. ©김윤경

옛 한양도성 성곽을 중심으로 기획한 ‘Fluid Memory’

성곽(치성~이간수문)에 다다르자 ‘Fluid Memory’ 작품이 펼쳐졌다. 땅속에 잠들어 있던 옛 도성의 기억이 성곽에 투사되어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재구성된 작품이었다. 과거의 흔적 너머로 보이는 현대적인 DDP의 건축물은 묘한 대비를 이루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색색으로 빛나는 작품들 ©김윤경
색색으로 빛나는 작품들 ©김윤경

‘서울라이트 DDP 2025 여름’의 메인 전시인 ‘Light Drops’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성곽 앞 잔디밭에서는 ‘서울라이트 DDP 2025 여름’의 메인 전시인 ‘Light Drops’가 펼쳐졌다. 색색이 변하는 물방울들이 풀밭에 흩뿌려져 은은한 빛을 내는 모습에 한 참가자는 “보석이나 젤리 같다”고 감탄했다. 멈추지 않는 물의 흐름을 표현한 이 작품 위에는 안개처럼 피어나는 ‘Beam Trace’가 더해져 생명의 지속성과 그 여정을 보여 주었다.
  • DDP가 품은 한양 성곽 일대를 따라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김윤경
    DDP가 품은 한양 성곽 일대를 따라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김윤경
  • 눈길을 끄는 미디어아트에 시민들이 탄성을 쏟아냈다. ©김윤경
    눈길을 끄는 미디어아트에 시민들이 탄성을 쏟아냈다. ©김윤경
  • 180개 물방울 형태의 LED 조형물 ‘Light Drops’ ©김윤경
    180개 물방울 형태의 LED 조형물 ‘Light Drops’ ©김윤경
  • DDP가 품은 한양 성곽 일대를 따라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김윤경
  • 눈길을 끄는 미디어아트에 시민들이 탄성을 쏟아냈다. ©김윤경
  • 180개 물방울 형태의 LED 조형물 ‘Light Drops’ ©김윤경
과거에 물이 흐르던 곳을 산책해 보며 의미를 되새겨 보자. ⓒ김윤경
과거에 물이 흐르던 곳을 산책해 보며 의미를 되새겨 보자. ⓒ김윤경

‘수(水)공간’에서 선보인 ‘Rhythm in Fog’

‘수(水)공간’에서는 안개와 가든 레이저가 온몸을 감싸는 ‘Rhythm in Fog’가 선보여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한 참가자가 “꼭 게임 속에 들어온 것 같다”고 하자 다른 참가자는 “워터파크에서 물줄기를 맞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롱한 안개 속을 뚫고 지나가는 직선적인 레이저의 움직임은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곳은 곧 새로운 분수 시설을 갖춘 수변 공간으로 재탄생할 곳이어서인지 더욱 의미가 깊었다.
레이저 불빛이 안개처럼 뒤덮였다. ©김윤경
레이저 불빛이 안개처럼 뒤덮였다. ©김윤경
이간수문을 이렇게 자세히 본 적이 있었을까. ©김윤경
이간수문을 이렇게 자세히 본 적이 있었을까. ©김윤경
가장 명당의 자리에 앉아 미디어아트를 감상했다. ©김윤경
가장 명당의 자리에 앉아 미디어아트를 감상했다. ©김윤경

실시간 반응형 콘텐츠 ‘Rhythm in Droplets’

“여기서는 손을 뻗어서 몸을 길게 해야 움직임이 잘 보일 것 같아.” 한 시민의 말에 옆 사람은 동작을 크게 했다.
아트홀 A2에서 선보인 ‘Rhythm in Droplets’는 관객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체험을 하며 앞에 있는 사람의 동작이 화면에 비치자 재미있게 바라봤다. 이 작품은 단순한 내 모습이 아니라 빛과 물방울 등으로 표현되며 끊임없는 움직임을 그려냈다. 특히 아이들이나 어르신들 모두 즐겁게 참여해 재미를 더했다.
재미있는 몸짓으로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 ©김윤경
재미있는 몸짓으로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 ©김윤경

벽면에 펼쳐진 ‘Into the Waves of Light’

DDP 벽면에 투사되는 미디어아트 작품 ‘Into the Waves of Light’는 일상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미디어아트의 세계를 소개했다.
DDP 건물 외벽에 보이는 미디어 파사드 ©김윤경
DDP 건물 외벽에 보이는 미디어 파사드 ©김윤경
DDP를 배경으로 요가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윤경
DDP를 배경으로 요가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윤경
마지막 투어가 끝난 후 DDP 외벽에 그려지는 미디어 파사드를 감상했다. 일상과 축제를 연결해주는 관문으로 작품 속 빛은 겹치고 흐르며 신비하게 변화한다. 시간상 전시를 볼 수 없는 사람들도 오가며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 좋다. 더욱이 이날은 이곳 DDP와 관련한 요가 영상을 찍고 있어 예상 외의 재미를 더했다.
입구에 보이는 QR코드로 음성 안내를 꼭 받아보면 좋겠다. ©김윤경
입구에 보이는 QR코드로 음성 안내를 꼭 받아보면 좋겠다. ©김윤경
이번 ‘매혹장소 투어’는 DDP의 건축적 가치와 함께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았던 이간수문을 내세웠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간수문에 관해 미리 알고 가면 더 좋을 듯하다. 이간수문은 조선시대 홍수를 유발하지 않도록 남산의 개울물을 내보내기 위한 시설로 이간(2칸)의 반원형 문으로 구성돼 있다. 또 배수 시설만이 아니라 성곽의 일부로 외부의 침입을 막는 방어 역할도 했다. 일제강점기에 경성운동장 건립 시 파괴된 후 2009년 DDP를 건립하며 발굴, 복원됐다.
‘매혹장소 투어’ 해설을 맡아준 이윤희 과장 ©김윤경
‘매혹장소 투어’ 해설을 맡아준 이윤희 과장 ©김윤경
‘매혹장소 투어’를 마친 후 해설을 맡은 이윤희 과장(공간운영)은 “DDP의 역사성을 기반으로 미디어 아트 스토리를 담아냈다”면서 “미리 이야기를 알고 본다면 이간수문을 통해 물이 흐르던 영상이 물방울이 되어 잔디밭에 깔리고 퍼져나가는 모습을 더 깊이 체감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물이 흐르던 곳을 현재의 사람들이 흐르며(지나가며) DDP가 세계인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된다는 점이 무척 뜻깊다고 강조했다.

또한 DDP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는 조형 계단잔디 언덕을 꼽았다. “DDP를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이곳을 도시와 분리된 오브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지형(Landscape)’으로 완성하고자 했습니다”라며 “잔디 언덕을 걸어보면 건축가가 이야기하는 ‘유기적 흐름’의 개념을 직접 체감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DDP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김윤경
DDP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김윤경
서울디자인재단 김수정 수석은 “DDP와 동대문 지역은 여전히 야간에 활력이 넘치는 곳”이라며, “외부의 역동성과 내부의 적막함이 극적으로 대비되는 경험을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도화된 매핑(Mapping) 기술이 적용된 이간수문 미디어 아트의 핵심 감상 포인트로 “서울 성곽과 콘크리트 외벽 그리고 레이저 라인이 조화를 이루는 지점을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큰 줄기를 따라 이야기를 생각해 보며 감상하길 당부했다.
작품 앞에서 그림자 놀이를 하는 가족들 ©김윤경
작품 앞에서 그림자 놀이를 하는 가족들 ©김윤경
‘DDP 여름 스페셜 투어’의 ‘매혹장소 투어’는 8월 8일과 9일에 두 차례 더 진행된다. 예약은 마감되었지만, 미디어아트 전시 '서울라이트 DDP 여름'는 8월 10일까지 이어지니 방문객들은 DDP 입구의 QR코드를 이용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길 추천한다. 또 이간수문과 자하 하디드의 건축에 대해 미리 알아두고 간다면 더더욱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듯싶다. 자주 가던 곳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한여름 밤 무더위에 시원한 미풍을 가져다줄지도 모르겠다.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 위치 : 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20: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누리집

‘DDP 밤의 두 얼굴_고요하거나 매혹적이거나’

○ 운영일정 
⁲- 고요공간 투어 : 7월 18일(금요일), 19일(토요일), 25일(금요일), 26일(토요일) 20:00~21:00
⁲- 매혹장소투어 : 8월 1일(금요일), 2일(토요일), 8일(금요일), 9일(토요일) 20:00~21:00
○ 참가비 : 무료

‘서울라이트 DDP 2025 여름’

○ 기간 : 2025년 7월 31일~8월 10일 
○ 장소 : DDP 동대문역사문화공원
○ 운영시간 : 20:00~22:00
○ 관람료 : 무료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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