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닿는 곳마다 감탄의 연속!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관람팁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5.07.18. 13:20

수정일 2025.07.18. 16:03

조회 3,062

국내 유일의 사진 특화 공립 사진미술관 ©김종성
국내 유일의 사진 특화 공립 사진미술관 ©김종성
‘인생샷’을 많이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진 찍는 법'은 공통의 화두이자 고민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간단한 문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듯,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우선 좋은 사진을 많이 봐야 한다. 예술이나 사진이나 깊이를 갖게 되는 출발은 바로 '안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사진작품을 감상하고 사진집을 열람할 수 있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도봉구 창동에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진 매체를 특화한 공립 미술관이다. 다채로운 갤러리와 미술관이 많은 서울이지만, 사립 사진미술관은 단 3곳(고은사진미술관, 뮤지엄 한미, 류가헌)밖에 없는 현실에서 참 반가운 소식이다. ☞ [관련 기사] 국내 첫 사진특화 공립미술관이 생겼다! 29일 개관

지하철 1호선, 4호선 창동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고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한다.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카메라 조리개가 움직이는 듯 생동감이 느껴지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외관 ©김종성
카메라 조리개가 움직이는 듯 생동감이 느껴지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외관 ©김종성
'벽없는 수장고' 작업 사진이 걸려 있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로비 ©김종성
'벽없는 수장고' 작업 사진이 걸려 있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로비 ©김종성
오로지 사진을 위한 예술공간답게 건물 외관부터 이채롭다. 카메라의 조리개가 열리고 닫히는 듯한 모습이 생동감 넘친다. 픽셀(pixel)을 층층이 쌓은 듯한 정육면체 외벽은 시간에 따라 검정과 회색으로 변화하는데, 이는 사진이 빛과 시간을 포착하는 방식을 건축적으로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한다. 무더운 날씨에도 시민들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입구에서 연신 셀카를 찍을 만하다.

천장 높이가 10m에 이르는 로비에 들어서면, 정멜멜 작가의 '벽없는 수장고' 사진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자료들을 디지털 자료로 전환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현재 수장고에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사진들을 하나하나 디지털로 변환하는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사진사에서 중요한 작품과 자료를 연구하고 수집하며 보존하는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사진집을 보며 쉬어가기 좋은 1층 포토 북카페 ©김종성
사진집을 보며 쉬어가기 좋은 1층 포토 북카페 ©김종성
4층에 있는 사진전문도서관 '포토 라이브러리' ©김종성
4층에 있는 사진전문도서관 '포토 라이브러리' ©김종성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면적 7,048㎡(약 2,100평),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4개의 전시실, 포토 북카페, 포토 라이브러리(사진전문도서관), 사진 인화를 하는 암실, 사진 관련 교육실 등이 들어서 있다. 1층부터 4층까지 걸어 오르며 다채롭게 꾸민 전시실에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까지 올라간 다음 한층 한층 내려오면서 사진작품 감상을 해도 좋겠다.

1층에는 커피 등 음료와 간단한 먹거리는 물론 부담 없이 읽기 좋은 사진집이 비치되어 있는 포토 북카페가 있다. 4층에 있는 포토 라이브러리는 사진집 외에 한국 사진사를 중심으로 한 사진첩, 도록, 학술 전문지, 사진 관련 도서 등 약 5,000여 권을 구비하고 있다. 열람만 할 수 있고 대출은 안 된다. 멋진 사진을 찍는 방법은 많이 찍고 좋은 사진과 사진집을 보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곳들이다.
흑백 사진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3층 전시관 ©김종성
흑백 사진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3층 전시관 ©김종성
영상홀에서 화면 설명과 함께 감상하는 사진 작품 ©김종성
영상홀에서 화면 설명과 함께 감상하는 사진 작품 ©김종성
2층과 3층에 여러 전시관과 영상홀이 이어져 있다. 현재 10월 12일까지 개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과 <스토리지 스토리> 두 개의 전시다. 한국 사진 예술이 처음 태동한 과거와 현재, 3D사진과 AI사진이 등장하는 미래를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3층에서는 한국 예술 사진사에 중요한 전환점을 만든 5인의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조선인 최초로 개인전을 열었던 사진가 정해창부터 리얼리즘 사진의 거두인 이형록과 임석제, 한국 추상 사진의 선구자 조현두, 국내 1세대 여성 사진작가 박영숙까지…. '한국에서 사진이 예술로 자리 잡아온 여정'을 사진작품들로 톺아보게 된다.

특히 1945년 해방 이후부터 60년대까지 전후 도시의 풍경과 서민들의 삶을 담은 흑백 사진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과거의 유물로 여겼던 흑백 사진에는 사진 속 사람들 모습과 표정에 몰입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사람의 얼굴은 하나의 풍경이요, 한 권의 책’이라는 명언이 절로 떠올랐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지어지는 과정을 표현한 2층 <스토리지 스토리> ©김종성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지어지는 과정을 표현한 2층 <스토리지 스토리> ©김종성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자리한 창동의 역사와 마을 이야기를 담은 사진들 ©김종성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자리한 창동의 역사와 마을 이야기를 담은 사진들 ©김종성
2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개관기념 특별전 <스토리지 스토리 (Storage Story)>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지어지는 과정을 작가들의 각기 다른 시선과 감각으로 풀어낸 전시다.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수천 장의 사진을 자르고 붙여 정교하게 재조합해 새로운 디지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소장품을 자원으로 해서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제작한 사진 작품도 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자리한 곳이자, 조선시대 숙종 때 북한산성 건립 공사에 필요한 기자재를 보관하는 창고가 있어서 이름 지어진 동네 '창동(창고倉, 마을洞)'의 역사·문화·지리적 이야기가 담겨있는 사진들도 흥미로웠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 구전으로 전해지는 역사와 마을 이야기 등을 수집하여 사진으로 구성하고 표현했다.

창동에 담긴 서사를 사진으로 깊이 있게 재구성한 작품들을 보노라면, 사진 매체에 담긴 기록의 가치를 실감하게 된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2차례 운영하는 '도슨트 서비스'(무료)를 추천한다. 사진은 물론 작가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13길 68
○ 교통 :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1번 출구에서 265m 3분 거리
○ 운영시간 : 화~금요일 10:00~20:00, 토·일요일 및 공휴일 10:00~19:00(3~10월), 10:00~18:00(11~2월)
○ 휴무일 : 1월 1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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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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