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도심 속으로! 한결 편해진 보행친화거리 '창경궁로'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5.06.27. 13:00

수정일 2025.06.27. 15:28

조회 2,188

보행 친화 도시 서울에 또 하나의 보행자 중심거리가 탄생했다. 지난 5월 말 창경궁로가 도로 공간재편 사업을 완료, 종로 4가에서 퇴계로 4가에 이르는 구간을 보행 친화 거리로 운영하고 있다. 도로 공간재편 사업은 사대문 안 주요 도로의 차로를 축소하고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등 친환경 인프라를 확충해 자동차 중심에서 녹색교통 중심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이제 종로에서 창경궁로, 퇴계로까지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에 보행 네트워크가 연결돼 보행 안전과 편의가 높아졌다. 사업을 마친 보행 친화 거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달라진 현장을 찾아가 봤다.

보도폭 확대와 자전거 도로 개선

종묘와 창경궁 등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는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그렇지만 차량 중심의 도로 구조로 보도폭이 좁아 걷기 불편했었다. 여행은 걸어야 참맛, 대부분 관광객이 뚜벅이 인만큼 더 아쉬웠었다. 이제 이곳이 약 2배 수준으로 크게 확대됐다.
  • 새로 넓어진 보도. ⓒ김윤경
    새로 넓어진 보도. ⓒ김윤경
  •  기존의 좁은 보도. ⓒ서울시
    기존의 좁은 보도. ⓒ서울시
  • 새로 넓어진 보도. ⓒ김윤경
  •  기존의 좁은 보도. ⓒ서울시
종로4가 지하쇼핑센터 인근을 보니 확연히 넓어진 걸 볼 수 있었다. 이전에는 지하쇼핑센터 계단을 올라와 차도 쪽 도로는 혼자서도 걸어 다니지 못할 만큼 좁아 위험했다. 하지만 이젠 친구들과 함께 걸어 다닐 수 있게 넓어졌다. 또한, 자전거와 차량이 혼용됐던 자전거 우선도로를 차량과 분리해 ‘자전거 전용차로’로 개선됐다. 더욱이 좋은 건 이번 정비로 보도가 깨끗하고 환해져 한결 산뜻한 분위기를 풍긴다. 
훨씬 길이 깔끔하고 넓어졌다. ⓒ김윤경
훨씬 길이 깔끔하고 넓어졌다. ⓒ김윤경
길이 넓어져 전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김윤경
길이 넓어져 전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김윤경
기자가 찾은 날은 무더운 평일 오후여서 사람들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바쁘게 오가는 모습은 볼 수 있었다. 이전이라면 빨리 걸으면 더 위험해 보였겠지만,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또 전에는 앞만 보고 똑바로 걷기도 좁았지만 이제는 대각선으로도 걷게 돼 훨씬 힘이 덜 든다. 
자전거전용차로도 새로 만들었다.  ⓒ김윤경
자전거전용차로도 새로 만들었다. ⓒ김윤경
특히 노면을 보니 깔끔히 정비된 ‘자전거 전용차로’가 시야에 확 들어왔다. 흰색으로 쓰인 ‘정지’ 글자도 선명하게 보였으며 자전거 모양과 화살표가 눈에 잘 띄었다. 편리할 뿐만 아니라 안전해 보여 안심됐다.
'자전거 전용차로'에서 따릉이를 즐겁게 타는 시민. ⓒ김윤경
'자전거 전용차로'에서 따릉이를 즐겁게 타는 시민. ⓒ김윤경
‘자전거 전용차로’에서 따릉이를 타고 달리는 여성의 모습도 편안해 보였다. 다음에는 따릉이를 애용하는 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원 같은 교통섬과 역주행 방지를 위한 조치

좀 더 걸어 을지로 4차 교차로와 퇴계로 4가 교차로를 찾았다. 우선 교통섬이 푸르러진 것이 눈에 띄었다. 시는 보도뿐만 아니라 도심 속 녹지와 정원형 식재 공간을 크게 확대했다.
교통섬도 식물에 신경을 써 아름답게 꾸몄다. ⓒ김윤경
교통섬도 식물에 신경을 써 아름답게 꾸몄다. ⓒ김윤경
크기를 약 1.5배로 넓히고 에메랄드, 수국 등 다양한 식물을 식재, 정원형으로 조성했다. 그렇다고 식물들이 운전자 시야를 막지는 않도록 신경 썼다. 모두 화초류와 관목류 중심의 키작은 식재를 심었다. 더욱이 맥문동이나 황금조팝. 억새류 같은 다년생 식물도 식재돼 계절에 따른 변화 모습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을지로4가 교차로는 도로선형 개선 및 노면 색깔유도선 설치 등으로 편의와 안전을 동시에 잡았다. ⓒ김윤경
을지로4가 교차로는 도로선형 개선 및 노면 색깔유도선 설치 등으로 편의와 안전을 동시에 잡았다. ⓒ김윤경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다. 창경궁로는 종묘에서 퇴계로 방면으로 일방통행으로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창경궁로의 차량 역주행을 막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먼저 도로의 굽은 정도나 경사 등을 조절해 도로 선형을 개선했다. 도로 선형이 개선되면 안전성은 물론, 차량 흐름이 좋아지고 운전하는데 훨씬 편안하다. 실제 가보니 도로 선형 개선으로 도로가 완만하게 보였다.
교차로에 그려진 우회전 금지 표시.  ⓒ김윤경
교차로에 그려진 우회전 금지 표시. ⓒ김윤경
우회전으로 착각한 경우가 많아 만들게 되었다고. ⓒ김윤경
우회전으로 착각한 경우가 많아 만들게 되었다고. ⓒ김윤경
 LED 표지판을 이용해 우회전 금지 안내판이 눈에 띄도록 했다. ⓒ김윤경
LED 표지판을 이용해 우회전 금지 안내판이 눈에 띄도록 했다. ⓒ김윤경
또 노면 색깔 유도선을 설치해 역주행을 막고자 안전에 신경 썼다. 또 을지로 4가 역시 우회전 금지와 바닥에 유도선을 그려놓아 사고의 위험을 줄였으며 야간에도 LED 표지판을 이용해 우회전 금지 안내판이 눈에 띄도록 했다. 

걸어서 명소를 갈 수 있어 건강과 환경에도 좋아

이렇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청계천, 종묘, 광장시장 등 다양한 명소를 가볼 수 있다는 점은 참 매력적이다. 
편리해진 광장시장. ⓒ김윤경
편리해진 광장시장. ⓒ김윤경
광장시장 내부. ⓒ김윤경
광장시장 내부. ⓒ김윤경
청계천 자전거 전용차로. ⓒ김윤경
청계천 자전거 전용차로. ⓒ김윤경
창경궁과 창덕궁 내에서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김윤경
창경궁과 창덕궁 내에서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김윤경
창경궁로 일대는 서울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공간인 만큼 갈 곳이 참 많다. 우선 120년 역사를 가진 광장시장이 가깝다. 얼마 전 경동시장에 이어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입점했다는 광장시장에 가서 유명한 빈대떡을 먹고 가볍게 커피 한잔을 마셔도 좋겠다. 또 만들기에 취미가 있다면 방산시장에 가서 제과, 제빵 등 베이킹 재료와 인쇄, 향수 같은 DIY제품을 둘러봐도 재밌지 않을까. 또 20주년을 맞은 청계천 시원한 물에서 거닐다가 와도 상쾌하지 않을까. 창경궁, 창덕궁을 둘러보며 고궁의 고즈넉함을 느껴봐도 좋겠다.
종묘. ⓒ김윤경
종묘. ⓒ김윤경
그리고 종묘에 가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되새기며 산책해보자. 벌써 도심의 주요 코스를 걸어가 본 셈이다. 
자유로이 확장된 도로를 다닐 수 있다. ⓒ김윤경
자유로이 확장된 도로를 다닐 수 있다. ⓒ김윤경
길이 살아난 만큼 지역 상권도 활력을 띄지 않을까. 보행 중심축이 강화돼 유동 인구가 늘어나며 가기 힘들었던 곳을 쉽게 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걸으며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몰랐던 장소를 알게 되면 자주 찾게 되고 골목 상권의 매출도 늘어나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보행자 친화거리가 돼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기후변화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어 흐뭇하다.
도로선형 개선으로 안전해졌다. ⓒ김윤경
도로선형 개선으로 안전해졌다. ⓒ김윤경
서울시는 걷고 싶은 서울, 보행 친화 도시 기반을 조성하고자 2016년부터 ‘걷는 도시, 서울’을 지침으로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또한, 보행 환경개선 지구 조성 등을 통해 도로 다이어트 등 보행 환경개선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보행자우선도로를 자치구들과 지정해 시민들의 보행 안전과 편의 증진을 위해 애쓰고 있다. 현재 서울시 보행 환경개선 지구는 총 74개소가 지정됐으며 보행자우선도로는 133개소이다.

보행 자전거과 담당자는 앞으로 개선될 곳을 묻자 “올해 소공로를 착공 완료할 생각이다. 소공로까지 완료되면 좀 더 안전한 보행 생활이 될 듯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보도가 넓어진 만큼 마음은 두배로 넓어졌다. ⓒ김윤경
보도가 넓어진 만큼 마음은 두배로 넓어졌다. ⓒ김윤경
분명 걸어서 서울 도심을 돌아보면 차로 지나칠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일 터다. 더욱이 안전, 환경 면에서도 앞으로 보행 친화 거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자전거 등을 이용해 이 지구를 사는 사람도 환경도 모두 안전해지면 좋겠다.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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