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 데크 따라 한걸음, 한걸음…서울광장에서 찾은 작은 자연

시민기자 정향선

발행일 2025.05.14. 13:00

수정일 2025.05.14. 16:46

조회 2,270

빗방울 아래 피어난 초록 꿈, 서울광장의 감동적인 변신

한 줄기 비가 고요히 내리던 날, 서울광장을 찾았다. 푹신한 잔디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도심의 소음마저 잠재웠고, 서울시청을 정면에 둔 이 광장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를 맞이했다.☞ [관련 기사] 여기 서울광장 맞아? '정원같은 광장'으로 21년 만에 새 단장

21년만에 새단장한 서울의 랜드마크 서울광장은 낡은 옷을 벗고 푸른 숨결을 가득 담은 정원으로 거듭났다. ‘시청 앞’이라는 말보다 이제는 ‘도심 속 정원’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공간. 광장 한가운데는 새로 식재된 느티나무 6그루가 비에 젖은 초록빛을 뽐내며 우뚝 서 있었다. 2023년에 이미 양쪽으로 소나무 24그루가 자리잡았다고 하니, 이제 이곳엔 총 30그루의 나무들이 진짜 ‘그늘막’이자 ‘쉼터’가 되어준다.

새롭게 조성된 난지형 잔디는 비에 젖어도 단단했고, 목재 데크는 이 정원 산책의 품격을 높였다. 잔디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민의 편의를 고려한 조성은, 도시 속 자연을 꿈꾸는 이들에게 정답처럼 느껴졌다.

길목마다 놓인 ‘한 뼘 정원’들은 작지만 정성스러웠다. 다채로운 꽃과 식물들 사이로 벌과 나비 대신 우산을 든 사람들이 오갔다. 아이들은 거울 포토존 앞에서 서울시청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고, 누군가는 느티나무 아래 설치된 벤치형 플랜터에 앉아 잠시 빗소리를 들었다.

놀랍게도 이날은 해치의 생일이었다. 서울시의 상징이자 서울광장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해치. 빗속의 광장은 조용했지만, 어딘가 따뜻한 생일 파티가 열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상상이 들었다. 나무들도, 잔디도, 시민도 해치도 함께 자라는 서울광장. 비가 내려 더없이 생명력 있어 보였던 그날의 기억은 내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았다.

정원을 닮은 이 광장이 더 넓고, 더 푸르게 자라나길 바란다. 시민의 숨이 머물고, 계절의 감성이 깃들며, 도시가 쉼을 얻는 공간이다. 그 날, 비와 나무, 그리고 해치가 있었던 서울광장은 내게 작지만 깊은 위로를 건넸다.
새롭게 조성된 난지형 잔디는 비에 젖어도 단단했고, 목재 데크는 이 정원 산책의 품격을 높였다.
새롭게 조성된 난지형 잔디는 비에 젖어도 단단했고, 목재 데크는 이 정원 산책의 품격을 높였다.ⓒ정향선
회색 화분 안에 심어진 두 그루의 푸른 나무는 싱그러움을 더하고, 주변에는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만발하여 눈을 즐겁게 한다.
회색 화분 안에 심어진 두 그루의 푸른 나무는 싱그러움을 더하고, 주변에는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만발하여 눈을 즐겁게 한다.ⓒ정향선
광장 주변에는 산단풍, 마가목 등 이동이 가능한 화분 300여개를 배치해 정원형 도시광장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광장 주변에는 산단풍, 마가목 등 이동이 가능한 화분 300여개를 배치해 정원형 도시광장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정향선
비가 스며든 서울광장은 초록의 나무와 형형색색의 꽃들로 봄날의 따스함을 뽐냈다.
비가 스며든 서울광장은 초록의 나무와 형형색색의 꽃들로 봄날의 따스함을 뽐냈다.ⓒ정향선
화산암을 닮은 바위와 어우러진 장미는 색채의 향연을 펼치며, 촉촉한 봄비와 어울려 눈과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화산암을 닮은 바위와 어우러진 장미는 색채의 향연을 펼치며, 촉촉한 봄비와 어울려 눈과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정향선
한국잔디류(난지형 잔디)와 국산 낙엽송 방부목
한국잔디류(난지형 잔디)와 국산 낙엽송 방부목ⓒ정향선
서울광장 한켠에 철제 격자 틈새로 뻗어나가는 담쟁이는 도시의 분주함 속에서도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광장 한켠에 철제 격자 틈새로 뻗어나가는 담쟁이는 도시의 분주함 속에서도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정향선
  • 광장 한편에는 서울시청이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정원형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광장 한편에는 서울시청이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정원형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정향선
  •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정원형 포토존이 마련되어, 누구나 잠시 멈춰 서서 꽃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작은 정원이 펼쳐진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정원형 포토존이 마련되어, 누구나 잠시 멈춰 서서 꽃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작은 정원이 펼쳐진다.ⓒ정향선
  • 광장 한편에는 서울시청이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정원형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정원형 포토존이 마련되어, 누구나 잠시 멈춰 서서 꽃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작은 정원이 펼쳐진다.
도심 한복판, 빗줄기 속에서도 묵묵히 하늘을 향해 뻗은 소나무들의 모습
도심 한복판, 빗줄기 속에서도 묵묵히 하늘을 향해 뻗은 소나무들의 모습ⓒ정향선
다채로운 색감의 꽃들이 싱그럽게 피어나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다채로운 색감의 꽃들이 싱그럽게 피어나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정향선
촉촉한 빗방울을 머금은 분홍빛 수국들이 부드럽게 퍼지며, 바쁜 서울 한복판에서 작은 쉼표 같은 순간을 선물해 준다.
촉촉한 빗방울을 머금은 분홍빛 수국들이 부드럽게 퍼지며, 바쁜 서울 한복판에서 작은 쉼표 같은 순간을 선물해 준다.ⓒ정향선
기존의 나무 하단은 다양한 꽃과 나무로 채워진 일명 ‘한뼘 정원’으로 꾸몄다.
기존의 나무 하단은 다양한 꽃과 나무로 채워진 일명 ‘한뼘 정원’으로 꾸몄다.ⓒ정향선
서울광장 주변에는 계절의 숨결을 품은 이동형 화분 300여 개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회색 도시 속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울광장 주변에는 계절의 숨결을 품은 이동형 화분 300여 개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회색 도시 속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정향선
꽃은 중간에서 지구와 천국 사이를 연결하는 음악이다. '빅터 위고'
꽃은 중간에서 지구와 천국 사이를 연결하는 음악이다. '빅터 위고'©정향선
자연은 한 번도 우리에게 서두르라고 한 적이 없다. '마더 테레사'
자연은 한 번도 우리에게 서두르라고 한 적이 없다. '마더 테레사'ⓒ정향선
비가 내려 더없이 생명력 있어 보였던 서울광장의 기억은 내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았다.
비가 내려 더없이 생명력 있어 보였던 서울광장의 기억은 내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았다.©정향선
다채로운 꽃과 식물들 사이로 벌과 나비 대신 우산을 든 사람들이 오갔다.
다채로운 꽃과 식물들 사이로 벌과 나비 대신 우산을 든 사람들이 오갔다.ⓒ정향선
싱그러운 초록 잎들 사이에서 피어난 야생화의 모습이 서울광장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빛나게 한다.
싱그러운 초록 잎들 사이에서 피어난 야생화의 모습이 서울광장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빛나게 한다.ⓒ정향선
서울광장의 싱그러운 화분들이 도심 속 작은 숲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서울광장의 싱그러운 화분들이 도심 속 작은 숲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정향선
비가 오는 광장을 배경으로 서울시의 상징이자 마스코트인 해치와 친구들의 모습이 정답다.
비가 오는 광장을 배경으로 서울시의 상징이자 마스코트인 해치와 친구들의 모습이 정답다.ⓒ정향선
서울시청 실내에서 해치의 첫번째 생일을 맞아 팬미팅이 열렸다.
서울시청 실내에서 해치의 첫번째 생일을 맞아 팬미팅이 열렸다.ⓒ정향선
'해치 찐팬 이벤트' 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해치의 생일을 기념하는 이벤트였다.
'해치 찐팬 이벤트' 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해치의 생일을 기념하는 이벤트였다.ⓒ정향선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정향선
해치를 주인공으로 하는 에니메이션 에피소드 예고편이 공개되어 큰 관심을 받았다.
해치를 주인공으로 하는 에니메이션 에피소드 예고편이 공개되어 큰 관심을 받았다.ⓒ정향선
이날의 주인공 해치가 등장하자 어린이들의 박수와 환호로 가득찼다.
이날의 주인공 해치가 등장하자 어린이들의 박수와 환호로 가득찼다.ⓒ정향선
해치의 생일을 축하하는 아이들의 그림 엽서의 모습
해치의 생일을 축하하는 아이들의 그림 엽서의 모습ⓒ정향선
이날 서울광장에서 댄스팀의 축하 공연도 열렸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댄스팀의 축하 공연도 열렸다.ⓒ정향선
축하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의 모습
축하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의 모습ⓒ정향선
이날 서울광장과 서울시청 모두 시민의 숨이 머물고, 계절의 감성이 깃들며, 도시가 쉼을 얻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날 서울광장과 서울시청 모두 시민의 숨이 머물고, 계절의 감성이 깃들며, 도시가 쉼을 얻는 공간으로 변모했다.©정향선

서울광장

○ 위치 : 서울시 중구 을지로 12
누리집
○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시민기자 정향선

아름다운 서울의 구석구석을 담아내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