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셨어요?" 혼자 사는 외로운 이웃 살피는 '우리동네돌봄단'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5.04.09. 13:18

수정일 2025.04.11. 09:36

조회 1,240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우리동네돌봄단으로 맹활약 중인 전미숙 돌봄단원 ©엄윤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우리동네돌봄단으로 맹활약 중인 전미숙 돌봄단원 ©엄윤주
‘우리동네돌봄단’동네를 잘 아는 지역주민이 고독사 위험가구의 안부를 주 1회 이상 확인하며 이웃 간의 관계망을 형성하는 서울시 사업을 말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00명이 선발되어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맹활약 중이다. 사업 이름처럼 ‘우리’, ‘동네’, ‘돌봄’ 속에 정겨움이 담겨 있다.
우리동네돌봄단은 고립 위험가구에 대해 정기적으로 안부를 물으며 돌봄 사각지대 최소화에 힘쓴다. ©엄윤주
우리동네돌봄단은 고립 위험가구에 대해 정기적으로 안부를 물으며 돌봄 사각지대 최소화에 힘쓴다. ©엄윤주
전미숙 씨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우리동네돌봄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지역 내 대상가구에게 전화로 따듯한 안부를 묻는 것으로 우리동네돌봄단 일과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안부 전화를 하는 것도 불편해 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어요. 지속적으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꾸준히 다양한 정보를 알려드리고, 정감 있게 안부를 여쭙다 보면 점차 마음을 여는 것이 느껴져요. 이제는 안부 전화를 기다리신다는 분도 계세요”라며 메모가 가득한 수첩을 폈다. 수첩에는 우리동네돌봄단으로 활동하며 전화 안부에 참고하기 위해 적어 놓은 통화 메모가 깨알처럼 빼곡했다.
전미숙 돌봄단은 은둔하던 분이 통화 이후 외부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엄윤주
전미숙 돌봄단은 은둔하던 분이 통화 이후 외부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엄윤주
지난해에도 ‘우리동네돌봄단’으로 활동한 전 씨는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인사와 함께 명절 음식을 나누기도 했어요. 혼자 계시는 분들이라서인지 명절 때 많이들 좋아하세요. 평소에는 1주일에 한 번 안부 인사를 하고, 방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직접 방문 안부 확인도 챙깁니다. 가끔 활동이 불편하신 장애인분을 위해 필요한 심부름을 해 드릴 때도 있어요.”

‘우리동네돌봄단’은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내용을 취합해 1인가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양질의 정보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방문 병원 위치, 1인 가구를 위한 요리교실, 관심 있는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곳, 건강정보, 공구 대여하는 곳 등의 내용들을 전달해 생활이 보다 윤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관련 기사] 1인가구도 든든하게! '병원동행, 사회관계망' 등 맞춤 지원
올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우리동네돌봄단 1,200명이 맹활약 중이다. ©서울시
올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우리동네돌봄단 1,200명이 맹활약 중이다. ©서울시
“우리동네돌봄단으로 처음 전화하는 날이 가장 긴장되고 설레기도 해요. 보통 그날의 날씨를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풀곤 하죠. 1인가구라 거르기 쉬운 식사 안부를 챙기고, 지난 통화에 나누었던 내용을 기억해 대화를 이어가면 무척 반가워 하세요. 때로는 이런저런 하소연을 한참 들어드려야 할 때도 있지만, 제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울컥할 때가 있어요. 또, 바깥 생활을 안 하시던 분이 통화 이후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에 참여하시는 모습을 보게 될 때면 큰 보람도 느낍니다.”

2017년부터 시행된 ‘우리동네돌봄단’은 처음 10개 자치구에서 시행된 이래, 2021년부터 서울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되었다. 2022년부터는 주요 돌봄 대상을 고독사 위험가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서울시의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이 펼쳐지면서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안부 확인을 통해 개별 가구의 위기 상황을 빠르고 상세히 파악하고, 구별 복지서비스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고독감과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동네에서 지역 주민들과 사회적 관계망 형성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서대문구는 올해 각 동별 2명씩 28명의 우리동네돌봄단이 활동 중이다. 노원구의 경우는 우리동네돌봄단 인원이 90명이나 된다. 자치구 마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운영된다.
2025 우리동네돌봄단 신규 인력 역량강화교육 현장 ©서울시고립예방센터
2025 우리동네돌봄단 신규 인력 역량강화교육 현장 ©서울시고립예방센터
또한, 서울시와 지역구는 우리동네돌봄단의 지속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방문상담기법, 마음열기, 이상 징후 감지, 장애인 인식개선 등 돌봄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고립예방센터에서도 연중 우리동네돌봄단의 지속적인 역량강화를 위해 대상별, 연령별 특성에 따른 대화법,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의 이해 등 역량교육을 진행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혼자 사는 사람 10명 중 8명은 혼자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 위험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고서에는 사회적 고립 예방을 위해서는 조기 발굴 체계를 구축하고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 마련이 가장 필요하며, 고립가구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활약 중인 우리동네돌봄단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동네라는 따뜻한 울타리에서 서로를 돌보는 삶, 우리동네돌봄단을 응원하는 이유다.
우리동네돌봄단은 고립 위험가구의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계망 형성도 돕고 있다. ©엄윤주
우리동네돌봄단은 고립 위험가구의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계망 형성도 돕고 있다. ©엄윤주

시민기자 엄윤주

서울 토박이 숲해설가 입니다. 숲을 즐겨 찾는 저를 따라 서울의 초록 숲 산책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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