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간 따라 걷는 즐거움! 노원구의 숨은 벚꽃 맛집 '경춘선 숲길'

발행일 2025.04.10. 13:00

수정일 2025.04.10. 17:03

벚꽃이 피는 계절이 돌아왔다. 노원구에 ‘벚꽃이 피는 데가 어디일까?’ 생각하면 봄 축제가 자주 열리는 ‘중랑천 벚꽃길’과 ‘당현천 벚꽃길’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기자는 노원구에 숨어있는 벚꽃 맛집을 소개하려 한다. 바로 공릉동에 위치한 경춘선 숲길이다.

경춘선은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던 철길로 ‘서울의 경(京)’에 ‘춘천의 춘(春)’을 더해 이름을 지었다 한다. 철도가 일제의 침탈용으로 부설된 반면 경춘선은 우리 스스로 민족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건설한 특별한 철도다.

춘천 상인의 중심이 된 번영회에서 1926년 2월 ‘ 경춘철도 기성회’를 조직한 후 4년간 공사를 벌여 1939년 완공했으며, 경춘철도주식회사에서 운영하다가 국철로 편입됐다.

서울 시가지가 확장되면서 출발역인 성동역(현재의 제기역 근처)에서 성북역 구간이 철거됐다. 그러다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성북역(현 광운대역)에서 갈매역 구간 열차가 운행 중단되면서 지금은 청량리역과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 운행으로 바뀌었다.

70년간 근대산업 문화유산의 현장을 간직하고자 철길을 문화공간, 산책로 등 다양하게 조성해 2018년 개방 후 현재까지 지역 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경춘선 숲길은 6km 정도 되는 길이로 조성한 숲길이다. 1구간은 월계동 녹천중학교에서 공릉동 과학기술대 입구 철교(1.2km), 2구간은 행복 주택 공릉지구에서 공릉동 육사 삼거리(1.9km), 3구간은 옛 화랑대에서 삼육대 앞(2.5km)로 나누어져 있는데 길 자체는 쭉 연결돼 있다.

필자는 이날 2구간을 거닐며 경춘선 숲길을 구경했다. 1구간에 있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벚꽃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므로 같이 구경하는 것도 추천한다.

경춘선 숲길은 폐선된 철길의 레일을 그대로 살려서 조성해서 철길을 거닐어 다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화랑대 철도공원까지 가면 예전의 기차들도 구경할 수 있어 하루 코스로 충분하다.

예전에 경춘선 숲길이 처음 조성될 때 심었던 작은 벚꽃나무들이 10년 가까이 된 시간을 지나면서 지금은 예쁜 벚꽃길을 형성하게 됐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아직은 벚꽃이 많이 피진 않았지만, 봄비를 맞으면서 점차 만개할 것이라 생각된다.

벚꽃뿐만 아니라 다른 꽃들과 식물도 만날 수 있으니 가족들과 추억을 쌓기에도 제격인 곳이다. 올봄 따스한 날씨에 꼭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숲길을 거닐다 보면 도깨비시장도 나온다. 시장에서 군것질하면서 거닐어도 좋다. 규모가 꽤 큰 편이므로 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

공릉역 쪽에는 대학가라 여러 맛집이 즐비해 있다. 경춘선을 구경하면서 맛있는 점심과 저녁을 먹어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경춘선 숲길을 따라 조성돼 있는 공릉동 카페들 또한 각자의 특유의 커피 맛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이곳으로 카페 투어를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노원구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는 공릉동에 가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