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니야! 마음이 허기질 때 '서울마음편의점' 들러보세요

시민기자 최현우

발행일 2025.04.14. 14:53

수정일 2025.04.17. 17:47

조회 5,244

서울대벤처타운역 1번 출구에서 미림여고 방면으로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에 도착할 수 있다. ©최현우
서울대벤처타운역 1번 출구에서 미림여고 방면으로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에 도착할 수 있다. ©최현우
최근 특별한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식료품을 파는 편의점이 아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서울마음편의점'이다. 삶에 지치고 외로운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어루어 만져주는 이곳,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을 방문하여 그 분위기와 프로그램을 체험해보았다.

서울마음편의점은 이번 관악점을 포함해 강북점, 도봉점, 동대문점 총 4개 자치구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문을 열었다. 이는 점점 심화되는 시민들의 고립감과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을 위한 '외로움 없는 서울'을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마음의 쉼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외로움 자가 진단과 전문가 및 고립 경험 당사자와의 상담, 외로움 극복 프로그램 등이 제공된다. 특히, 지역 단위 고립가구 전담 기구를 연계한 상담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 [관련 기사] 외로움 느낄 때 들러주세요! '서울마음편의점' 4곳 조성

또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관악구는 청·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치유농업과 아로마테라피, 강북구는 중장년층을 위한 재취업 교실과 인문학 소모임, 동대문구는 요리와 운동을 접목한 프로그램, 도봉구는 여가 중심의 놀이 모임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은 성민종합복지관 6층에 위치해 있다. ©최현우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은 성민종합복지관 6층에 위치해 있다. ©최현우
관악구 성민종합사회복지관 6층에 위치한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다른 지점과는 다르게 토요일에도 점심시간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문을 연다. 편의점 이용은 별도의 예약 없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지만,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사전 신청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권장된다.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며,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내부는 아늑하고 파릇한 자연을 연출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최현우
내부는 아늑하고 파릇한 자연을 연출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최현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조명과 파릇파릇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내부 곳곳에는 다양한 식물이 배치되어 있어 자연의 기운이 느껴졌고, 포근한 쉼터와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어우러져 공간 전체에 아늑함을 더했다. 복지관이라는 장소와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이곳은 마치 작은 온실처럼 따뜻하고 생기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머무를 수 있고, 처음 방문한 사람도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있을 만큼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이 가득했다.
  • 상담은 별도의 공간에서 약 30~40분간 진행된다. ©최현우
    상담은 별도의 공간에서 약 30~40분간 진행된다. ©최현우
  • 자가진단에서 7점 이상을 받은 신청자는 사회복지상담사와 매칭된다. ©최현우
    자가진단에서 7점 이상을 받은 신청자는 사회복지상담사와 매칭된다. ©최현우
  • 상담은 별도의 공간에서 약 30~40분간 진행된다. ©최현우
  • 자가진단에서 7점 이상을 받은 신청자는 사회복지상담사와 매칭된다. ©최현우
서울마음편의점 이용을 위해 먼저 간단한 신청서 작성과 외로움 자가 진단이 진행됐다. 체크리스트 형식의 문항들을 통해 자신의 외로움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점수 결과에 따라 ‘일상돌봄상담’이나 사회복지사와의 상담으로 연계된다.

상담사는 따뜻한 미소로 방문자들을 맞이했다. 상담실 한쪽에 마련된 스트레스 검사 기기를 통해 먼저 스트레스 수준을 확인한 뒤, 검사 결과지를 토대로 방문자의 이야기에 차분히 귀 기울이며 공감해주었다. 단순히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상담을 통해 외로움 해소에 필요한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었고, 필요할 경우 지역 단위의 고립가구 전담 기구와 연계해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된다는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 이곳에서는 무료 족욕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볼 수 있다. ©최현우
    이곳에서는 무료 족욕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볼 수 있다. ©최현우
  • 마사지 기계를 통해 몸의 피로와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 ©최현우
    마사지 기계를 통해 몸의 피로와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 ©최현우
  • 이곳에서는 무료 족욕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볼 수 있다. ©최현우
  • 마사지 기계를 통해 몸의 피로와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 ©최현우
이곳에서는 상담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체험이 제공되고 있었다. 체험 공간 한쪽에는 따뜻한 온열 건식 족욕 체험이 준비되어 있었고, 맞은편에는 마사지 기계를 이용해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동시에 돌볼 수 있는 구성은 단순한 쉼터를 넘어, 방문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었다.

발을 담그고 있으면 몸이 노곤노곤하게 풀리는 느낌이 들었고, 차분한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져 긴장을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만들었다. 또한 마사지 기계는 상체와 하체 모두를 정교하게 자극해 실제 마사지사의 손길처럼 섬세한 위로를 전해주었다.
준비된 오늘의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최현우
준비된 오늘의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최현우
또한 이곳에서는 다양한 식음료도 제공되고 있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조용히 마음을 다듬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고, 매일 준비되는 ‘오늘의 차’를 음미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은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자신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이날 준비된 따뜻한 산수유차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몸에 쌓여 있던 긴장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편, 주변에 비치된 필기구와 엽서를 활용해 마음을 적어보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따뜻한 차와 함께 방문자들이 쉽게 말로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며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 여러 기업에서 기증한 다양한 종류의 라면이 전시되어 있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최현우
    여러 기업에서 기증한 다양한 종류의 라면이 전시되어 있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최현우
  • 선택한 라면은 즉석 조리 기계를 통해 바로 조리할 수 있다. ©최현우
    선택한 라면은 즉석 조리 기계를 통해 바로 조리할 수 있다. ©최현우
  • 여러 기업에서 기증한 다양한 종류의 라면이 전시되어 있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최현우
  • 선택한 라면은 즉석 조리 기계를 통해 바로 조리할 수 있다. ©최현우
차뿐만 아니라 라면과 과자 등 다양한 간식도 제공되고 있었다. 이 중 특히 흥미로웠던 건 ‘포인트 제도’였다. 편의점을 한 번 방문할 때마다 3점의 포인트가 적립되며, 이를 활용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5포인트를 모으면 직접 라면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첫 방문자에게는 15포인트가 미리 제공돼, 첫날부터 바로 라면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배려도 인상적이었다.

공간 한편에는 다양한 기업에서 기부한 식품과 물품들이 마련돼 있었고, 이를 통해 청년들은 간식, 라면, 김치 등 필요한 물품을 포인트와 교환해 제공받을 수 있었다. 실제 라면 조리 공간에서는 몇몇 방문자들이 말없이 라면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별다른 대화가 없더라도,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음식을 함께하는 그 순간은 분명 하나의 위안이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방문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진심을 전하는 서울마음편의점 직원들 ©최현우
방문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진심을 전하는 서울마음편의점 직원들 ©최현우
프로그램이 끝난 후, 서울마음편의점의 직원과 운영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편의점 직원은 "이곳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고독한 생애를 경험한 선배님들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저 역시 과거에 고독한 생애와 은둔 고립을 경험하며 누군가와 대화할 기회를 늘 바랐다”며, “서울마음편의점은 그런 분들이 진심을 나누고 대화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찾아오신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운영 관계자는 “은둔과 고립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이 마음 건강의 위기를 드러내고 치유받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며, “서울마음편의점이 그런 분들이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사회 전반에 인식의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마음편의점은 개소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벌써 하루 평균 25~30명의 시민이 찾으며 활기를 띠고 있다. 어린이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이 공간을 찾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이곳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쉼터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시는 올해 관악점을 포함한 4개 지점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모든 자치구에 1개소씩 서울마음편의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외로움을 덜고, 서로 연결되며 정서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마음편의점은 단순히 고민을 나누는 공간을 넘어, 은둔 고립을 경험하고 있는 청년 및 중장년 분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눈 대화 한마디가 다시 걸어갈 용기가 되고, 따뜻한 차 한 잔이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 된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우리는 종종 편의점에서 간단한 음식을 사 들고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이제는 그런 마음을 위한 공간, '서울마음편의점'이 서울 곳곳에서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마주하고, 다시 일상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어보는 건 어떨까?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

○ 위치 : 서울시 관악구 호암로 549 성민종합사회복지관 6층
○ 교통 :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 2번 출구에서 632m
성민종합사회복지관 누리집
○ 문의 : 02-876-0900

시민기자 최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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