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서거 80주기, 그의 삶이 담긴 '특별한 도서관' 아시나요?
발행일 2025.02.27. 14:58
시인 윤동주가 쓴 시어에서 따온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 ©김종성
올해는 한국인의 '최애' 시인 가운데 한 분인 윤동주(1917~1945)의 서거 80주기가 되는 해이다. 은평구 신사동에는 시인 윤동주의 삶과 자취가 담겨 있는 특별한 도서관이 있다. 바로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이다. 시인의 탄생과 일제 강점기 암울한 시대를 살다 간 시인의 민족 사랑 정신과 문학을 기리고자 2018년 설립됐다. 도서관 이름이 참 시적이구나 싶었더니 윤동주의 시에 나오는 시어를 따서 지었단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건너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건너서 마을로
- 윤동주 <새로운 길> -
도서관 이름은 1938년 스무 살 초 무렵 서울 연희전문 입학 후 새내기 학생의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썼던 <새로운 길>이라는 시의 첫 연이다. 도서관에 찾아가는 길도 시와 잘 어울린다. 내(불광천)를 건너 숲(비단산)을 향해 걷다보면 길섶에 자리한 아담한 도서관을 만나게 된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닿을 수 있는 곳에 동네 도서관이 있다는 건 언제나 든든하고 기분 좋다. 대중교통편은 지하철 6호선 새절역 3번 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다.
시인 윤동주를 기리고자 지은 도서관 ©김종성
지난 2월 15일 도서관에서 열린 윤동주 시인 추모행사 ©내를건너숲으로 도서관
지난 2월 15일 도서관에서는 시인의 기일에 맞춰 추모행사 ‘윤동주 별과 노래: 80년의 울림’이 열렸다. 일본 교토 도시샤(同志社) 대학에 다니던 중 조선독립운동 혐의로 검거된 윤동주 시인은 광복을 불과 6개월 남기고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 차가운 방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무덤은 고향인 만주 용정에 있다. 용정시는 중국 지린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있는 도시로, 1886년 윤동주의 증조부가 가족을 이끌고 이주했던 곳이다.
윤동주의 시와 삶은 많은 일본인들도 감동케 했나 보다. 8달 동안 유학생활을 했던 도교 릿교대학은 매년 빠짐없이 윤동주 시인의 추도 행사를 열고 있다. 문학부 영문학과 학생으로 다녔던 교토 도시샤 대학은 “윤동주의 시는 일본 통치하 전쟁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쓰였는데도, 그의 시가 만들어내는 보편적인 힘은 국가와 시대의 차이를 넘어 널리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며 윤동주를 기리고자 명예 문화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1875년 세워진 이 학교가 고인에게 명예 학위를 수여하는 건 처음이라고 한다.
윤동주의 시와 삶은 많은 일본인들도 감동케 했나 보다. 8달 동안 유학생활을 했던 도교 릿교대학은 매년 빠짐없이 윤동주 시인의 추도 행사를 열고 있다. 문학부 영문학과 학생으로 다녔던 교토 도시샤 대학은 “윤동주의 시는 일본 통치하 전쟁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쓰였는데도, 그의 시가 만들어내는 보편적인 힘은 국가와 시대의 차이를 넘어 널리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며 윤동주를 기리고자 명예 문화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1875년 세워진 이 학교가 고인에게 명예 학위를 수여하는 건 처음이라고 한다.
도서관 2층 윤동주를 기리는 상설 전시관 ©김종성
윤동주의 시 가운데 처음 활자화된 <공상> ©김종성
도서관 2층에는 윤동주의 삶과 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상설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윤동주, 유년의 풍경’, ‘윤동주, 청춘의 발자취’, ‘윤동주, 80년의 메아리’ 등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짧은 생애는 만주(19년), 평양(7개월), 경성(서울, 4년), 일본(4년)의 여정으로, 시인의 내면과 그의 시에 나타나는 시대적 고민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톺아보고 있다.
윤동주의 시 가운데 최초로 활자화된 작품도 볼 수 있다. 평양 숭실중학교 재학 중 쓴 <공상(空想)>(1935년)이라는 시로, 학우지 <숭실활천>에 간행되었다. ‘내 마음의 塔(탑), 나는 말없이 이 塔을 쌓고 있다’로 시작하는 이 시는 그가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고 조숙한 학생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당시 친하게 지낸 학우였던 민주화 운동가 문익환 목사가 시인을 추억하던 기록도 나와 있다.
윤동주가 다녔던 5년제 학년의 숭실중학교는 일제가 강요하는 신사참배를 계속 거부했다. 결국 조선 총독부가 교장을 파면하고, 학생들이 동맹휴학을 하며 저항하다가 1938년 자진 폐교하게 된다. 윤동주의 마음속에 반일 민족의식이 생겨난 계기이지 싶다.
윤동주의 시 가운데 최초로 활자화된 작품도 볼 수 있다. 평양 숭실중학교 재학 중 쓴 <공상(空想)>(1935년)이라는 시로, 학우지 <숭실활천>에 간행되었다. ‘내 마음의 塔(탑), 나는 말없이 이 塔을 쌓고 있다’로 시작하는 이 시는 그가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고 조숙한 학생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당시 친하게 지낸 학우였던 민주화 운동가 문익환 목사가 시인을 추억하던 기록도 나와 있다.
윤동주가 다녔던 5년제 학년의 숭실중학교는 일제가 강요하는 신사참배를 계속 거부했다. 결국 조선 총독부가 교장을 파면하고, 학생들이 동맹휴학을 하며 저항하다가 1938년 자진 폐교하게 된다. 윤동주의 마음속에 반일 민족의식이 생겨난 계기이지 싶다.
국내외 시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시 문학 열람실 ©김종성
헤드폰을 통해 시를 감상하는 오디오북 코너 ©김종성
전시 공간 한편에는 ‘동주의 책상’ 코너가 조성되어 방문객들이 윤동주의 시집을 읽고 직접 필사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시를 읽고 감상하는 것과 내 손으로 직접 시인의 시를 써보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헤드폰을 통해 시를 감상할 수 있는 오디오북 코너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국내외 시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시 문학 열람실이 따로 마련돼 있어 좋았다.
도서관 사서가 책을 추천하는 이달의 북큐레이션 코너 제목은 윤동주 시인이 쓴 시 제목에서 따온 '나의 길, 새로운 길'이다. 시인 윤동주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그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와 추천사를 작성하면 일기 쓰기 좋은 다이어리를 제공하고 있다. 나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우주에 대해 쓴 책 <코스모스>를 추천했다.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과 왠지 어울릴 듯싶었다.
3층에 오르면 도서관 이름에 나오는 '숲'이 실제로 있다. 숲을 품은 산 이름은 포근한 도서관 분위기와 어울리는 비단산이다. 도서관 옥상정원으로 나가면 햇볕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숲길이 이어져 있어 거닐기 좋다.
도서관 사서가 책을 추천하는 이달의 북큐레이션 코너 제목은 윤동주 시인이 쓴 시 제목에서 따온 '나의 길, 새로운 길'이다. 시인 윤동주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그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와 추천사를 작성하면 일기 쓰기 좋은 다이어리를 제공하고 있다. 나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우주에 대해 쓴 책 <코스모스>를 추천했다.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과 왠지 어울릴 듯싶었다.
3층에 오르면 도서관 이름에 나오는 '숲'이 실제로 있다. 숲을 품은 산 이름은 포근한 도서관 분위기와 어울리는 비단산이다. 도서관 옥상정원으로 나가면 햇볕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숲길이 이어져 있어 거닐기 좋다.
도서관과 이어진 비단산 숲길 ©김종성
구립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
○ 위치 : 서울시 은평구 증산로 17길 50
○ 교통 : 지하철 6호선 새절역 3번 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 이용일시 : 화~금요일 09:00~20:00, 토·일요일 09:00~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일요일 제외한 법정공휴일
○ 누리집
○ 문의 : 02-307-6701~2
○ 교통 : 지하철 6호선 새절역 3번 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 이용일시 : 화~금요일 09:00~20:00, 토·일요일 09:00~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일요일 제외한 법정공휴일
○ 누리집
○ 문의 : 02-307-67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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