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와 함께 '청와대를 거닐다'
발행일 2022.12.30. 13:00
미술사학자 이태호 교수와 함께한 '종로가 배출한 화가들' ⓒ박지영
필자는 올해 자치구에서 진행하는 크고 작은 활동을 통해 많은 체험을 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진기의 기능과 활용을 배웠고, 평소 관심 있던 전통 소품 만들기, 폐화장품을 활용한 그림 그리기 등 관심 분야 원데이 클래스에도 참여해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심화로 활동의 제약이 있었던 몇 년 동안 억눌려 있던 문화 체험 욕구를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금씩 풀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평소 좋아하던 작가와의 만남이었다. 특히 얼마 전, 미술사학자와 함께 하는 현장답사에 참여했다. 미술사책을 즐겨 보는 필자에겐 좋은 경험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심화로 활동의 제약이 있었던 몇 년 동안 억눌려 있던 문화 체험 욕구를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금씩 풀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평소 좋아하던 작가와의 만남이었다. 특히 얼마 전, 미술사학자와 함께 하는 현장답사에 참여했다. 미술사책을 즐겨 보는 필자에겐 좋은 경험이 됐다.
상촌재에 모여 옥인동 근처에 거주했던 화가들의 흔적을 찾는 현장답사가 진행됐다. ⓒ박지영
미술사학자와 함께한 ‘종로가 배출한 화가들’ 현장답사
지난 10월 4일부터 12월 13일까지 한옥문화공간인 부암동 무계원과 옥인동 상촌재에서는 다수의 한국미술사 저서를 저술한 명지대학교 이태호 석좌교수의 강연이 진행됐다. ‘종로가 배출한 화가들’이라는 주제로 공재 윤두서,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추사 김정희, 청전 이상범, 대향 이중섭, 천경자, 남정 박노수 등 종로 지역과 연관이 있는 18~20세기 한국 미술사의 거장들을 소개하는 강연이었다.
매주 화요일 총 10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마지막 수업은 그동안 배운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유무형의 공간을 찾아가는 현장답사로 마무리됐다. 현장답사 당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눈이 서울에 내렸다. 흐리고 궂은 날씨라 참여자가 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과 달리 30여 명의 수강자들이 상촌재 마당에 모였다.
매주 화요일 총 10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마지막 수업은 그동안 배운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유무형의 공간을 찾아가는 현장답사로 마무리됐다. 현장답사 당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눈이 서울에 내렸다. 흐리고 궂은 날씨라 참여자가 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과 달리 30여 명의 수강자들이 상촌재 마당에 모였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것들, 바닥에 놓인 하수도 표기 등도 알고 보니 역사의 흔적이었다. ⓒ박지영
현재는 사라졌지만 그 의미를 되새기는 안내판이나 표지석을 걷다 보면 종종 발견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단편적인 정보라 그것을 통시적·공시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종로 지역에도 예술가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는 건 어렴풋이 알았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태호 교수의 강연과 현장답사는 필자에게 인상 깊었고 또 유용했다.
종로 지역에도 예술가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는 건 어렴풋이 알았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태호 교수의 강연과 현장답사는 필자에게 인상 깊었고 또 유용했다.
<인왕제색도>와 비슷한 구도를 볼 수 있는 곳에서 수강생들은 사진으로, 이태호 교수는 크로키로 풍경을 담았다. ⓒ박지영
답사는 국보 제216호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그린 장소를 찾는 것으로 시작해 18세기 중인 계층의 문학단체인 송석원 각자와 최고의 명승지로 알려졌던 옥류동 터, 순정효 황후 윤씨의 큰아버지인 윤덕영의 초호화 별장 벽수산장 터, 자수궁 터, 청전 이상범, 구본웅, 박노수, 이여성과 이쾌대 형제, 이중섭, 천경자 등 사람과 공간 이야기가 촘촘하게 펼쳐졌다.
답사지는 주로 옥인동 일대였다. ‘옥인동’은 옥류동과 인왕동을 합쳐 만들어진 이름으로, 수성동계곡에서 이어지는 물길의 흔적도 답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몇몇 답사 지역들은 이미 예전의 모습을 많이 잃은 상태였지만, 소소하게 남아있는 흔적들을 이태호 교수의 안내로 찾아가며 지역을 더 이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답사지는 주로 옥인동 일대였다. ‘옥인동’은 옥류동과 인왕동을 합쳐 만들어진 이름으로, 수성동계곡에서 이어지는 물길의 흔적도 답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몇몇 답사 지역들은 이미 예전의 모습을 많이 잃은 상태였지만, 소소하게 남아있는 흔적들을 이태호 교수의 안내로 찾아가며 지역을 더 이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공사 중인 벽면 바위에 옥인동이라는 이름이 유래한 '옥류동' 각자가 천에 가려져 있다. ⓒ박지영
'청전 이상범 가옥'은 작업실 내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말년의 미발표작도 볼 수 있다. ⓒ박지영
정해진 현장답사가 끝난 후에는 원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또 다른 답사가 이어졌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탈자 없이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함께 했다. 수성동계곡 및 천경자 화백이 살았던 빌라, 이상의집까지 답사를 마치고 당일 행사는 마무리됐다.
답사지 중 수성동계곡,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청전 이상범 가옥, 이상의집 등은 시민들의 개별 방문이 가능하니 종로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답사지 중 수성동계곡,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청전 이상범 가옥, 이상의집 등은 시민들의 개별 방문이 가능하니 종로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수성동계곡으로 가는 길에는 윤동주 하숙집 터와 천경자 화백이 살았던 빌라가 있다. ⓒ박지영
정선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수성동계곡 뒤편으로 눈 쌓인 인왕산이 보인다. ⓒ박지영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를 만나는 문학 특별전시 <청와대를 거닐다>
종로와 연관돼 있는 또 다른 문화 예술 체험을 찾는다면,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 열리고 있는 <청와대를 거닐다>전도 추천한다. 2023년 1월 16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종로구 지역과 연관이 있는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4명의 대표 작가를 선정해 그들의 이야기와 미공개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설명이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표작 원본 서적 및 당대 화가들의 손끝에서 창작된 표지화 및 초상화 등 다양한 매체로 알차게 꾸며져 있다.
설명이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표작 원본 서적 및 당대 화가들의 손끝에서 창작된 표지화 및 초상화 등 다양한 매체로 알차게 꾸며져 있다.
한국문학의 대가 4인을 만날 수 있는 전시 <청와대를 거닐다> ⓒ박지영
미공개 자료 및 희귀자료들이 많아 전시를 찾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박지영
전시는 사전 예약 없이 현장 예약으로 관람 가능하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매시간 무료 도슨트가 진행돼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전시 리플릿 <청와대 인근 서촌 문학지도>에는 인근에 자리한 예술가들의 공간이 소개돼 있으니 앞서 소개한 장소들과 함께 돌아봐도 좋겠다. 전시 관람 후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면 일일 200명 한정으로 나팔꽃과 해바라기 씨앗 연필 중 하나를 받을 수 있으니 놓치지 말기 바란다.
전시 리플릿 <청와대 인근 서촌 문학지도>에는 인근에 자리한 예술가들의 공간이 소개돼 있으니 앞서 소개한 장소들과 함께 돌아봐도 좋겠다. 전시 관람 후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면 일일 200명 한정으로 나팔꽃과 해바라기 씨앗 연필 중 하나를 받을 수 있으니 놓치지 말기 바란다.
현장 신청을 통해 도슨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박지영
전시 리플릿은 지도로도 사용 가능하여 예술가들의 흔적을 찾는 네비게이션이 되어준다. ⓒ박지영
청와대 춘추관 문학 특별전시 <청와대를 거닐다>
○ 기간 : 2022. 12. 22.(목) ~ 2023. 1. 16.(월)
○ 장소 : 청와대 춘추관 2층
○ 관람방법 : 사전신청 없이 무료 관람
○ 관람시간 : 09:00~17:30 (매주 화요일 휴관)
○ 청와대 누리집
○ 장소 : 청와대 춘추관 2층
○ 관람방법 : 사전신청 없이 무료 관람
○ 관람시간 : 09:00~17:30 (매주 화요일 휴관)
○ 청와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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