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배나무숲, 편백나무숲 지나 전망 좋은 봉수대까지, ‘봉산해맞이길’
발행일 2025.01.08. 13:20
봉산 봉수대에서 보이는 일출 풍경 ©은평구
서울의 많은 산 가운데 꼭대기에 봉수대가 있는 산들이 있다. 먼 옛날 높은 산에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로 위급한 소식을 왕이 있는 곳으로 전달했는데, 이런 통신 시설을 ‘봉수대’라고 불렀다. 봉화가 수도 중앙까지 잘 전달되어야 하기에 산의 높이에 상관 없이 주변이 탁 트여 조망이 좋아야 했다.
왠지 정다운 느낌이 드는 이름을 지닌 은평구 봉산(烽山, 209m)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다. 높지 않은 동네 뒷산이지만 수킬로미터에 이르는 긴 능선 길과 험하지 않은 산세, 주변 전망이 좋아 사시사철 시민들이 많이 찾아오는 산이기도 하다.
일출이 잘 보이는 봉산 봉수대에서는 매년 1월 1일 봉산 해맞이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을 준수하고 고인들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부득이 취소됐다. 봉수대 옆에 마련한 새해맞이 기념 포토존은 1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왠지 정다운 느낌이 드는 이름을 지닌 은평구 봉산(烽山, 209m)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다. 높지 않은 동네 뒷산이지만 수킬로미터에 이르는 긴 능선 길과 험하지 않은 산세, 주변 전망이 좋아 사시사철 시민들이 많이 찾아오는 산이기도 하다.
일출이 잘 보이는 봉산 봉수대에서는 매년 1월 1일 봉산 해맞이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을 준수하고 고인들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부득이 취소됐다. 봉수대 옆에 마련한 새해맞이 기념 포토존은 1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서울둘레길, 은평둘레길에 들어있는 봉산 ©김종성
부드러운 능선 길과 무장애 숲길이 이어져 산책 같은 산행을 할 수 있는 ‘봉산해맞이길’을 거닐었다. 증산체육공원 - 팥배나무 군락지 - 편백나무숲 - 봉수대 - 수국사 코스로 약 5.8km 거리다. 증산체육공원은 지하철 6호선 증산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로 증산정보도서관을 지나면 나온다.
봉산 무장애 숲길 ©김종성
서울둘레길과 은평둘레길이 있는 봉산은 등산보다는 트래킹에 더 어울리는 곳이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산이 아니라 '효경봉(孝敬峯)'이라 나올 만하다. 오르락내리락 흙길을 따라 타박타박 걷다 보면 건강검진을 받는 기분이 든다. 산행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심장과 폐, 하체근력의 상태를 체험으로 알려주는 바로미터이지 싶다. 능선 옆에 나무 데크로 조성한 무장애 숲길이 이어져 있어 편하다. 몸이 불편하거나 노쇠한 어르신들도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착한 길이다.
눈이 내리면 미끄러운데다 넘어져서 다칠까봐 산행을 하지 않게 되는데, 무장애 숲길 덕택에 하얀 이불로 덮인 아름다운 산 풍경을 감상하며 겨울 설산을 오를 수 있었다. 가장 좋은 점은 일반 산길과 달리 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에 파이거나 깎이는 일이 없고 샛길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자연보호를 위해 기존 등산로를 폐쇄하고 무장애 숲길을 이용하도록 하면 좋겠다.
눈이 내리면 미끄러운데다 넘어져서 다칠까봐 산행을 하지 않게 되는데, 무장애 숲길 덕택에 하얀 이불로 덮인 아름다운 산 풍경을 감상하며 겨울 설산을 오를 수 있었다. 가장 좋은 점은 일반 산길과 달리 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에 파이거나 깎이는 일이 없고 샛길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자연보호를 위해 기존 등산로를 폐쇄하고 무장애 숲길을 이용하도록 하면 좋겠다.
작고 예쁜 열매가 달린 팥배나무 ©김종성
무장애 숲길 데크 바닥에 작고 빨간 열매들이 깔려 있어 눈길이 머물렀다. 팥배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들이다. 팥배나무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살아가는 대표적인 자생수목이다. 봉산 팥배나무 군락지(은평구 신사동)는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로 희소성과 보전 가치가 높다고 한다.
붉은 팥알 같이 달리는 열매가 마치 배를 닮았다는 뜻으로 ‘팥배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5월에 눈부신 흰 꽃이 피며, 가을에 열리는 작고 예쁜 열매는 산짐승들이 겨울을 나는 귀한 식량이 되어준다니, 호리호리하고 껑충한 나무가 달리 보인다. 열매는 시큼한 맛이 강해 산새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붉은 팥알 같이 달리는 열매가 마치 배를 닮았다는 뜻으로 ‘팥배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5월에 눈부신 흰 꽃이 피며, 가을에 열리는 작고 예쁜 열매는 산짐승들이 겨울을 나는 귀한 식량이 되어준다니, 호리호리하고 껑충한 나무가 달리 보인다. 열매는 시큼한 맛이 강해 산새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숲길 ©김종성
2014년부터 조림이 시작돼 현재 1만 3,000여 그루가 사는 편백나무 숲 또한 절로 발길이 머무는 곳이다. 북한산이 눈앞에 펼쳐진 멋진 전망대와 멀끔한 화장실이 갖춰진 쉼터가 있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를 많이 뿜어내는 나무로 유명하다. 숲에 사는 나무들은 해충이나 미생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살균물질인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피톤치드는 사람의 몸에 무리 없이 흡수되어 해로운 균을 살균하며, 진정작용, 스트레스 해소 등 효능이 있다고 한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속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피톤치드를 맘껏 마실 수 있다. 현재 약 4m 키의 편백나무는 높이 40m, 지름 2m 가량까지 자랄 수 있다니 앞으로 펼쳐질 울창한 나무 숲 풍경이 기대된다.
피톤치드는 사람의 몸에 무리 없이 흡수되어 해로운 균을 살균하며, 진정작용, 스트레스 해소 등 효능이 있다고 한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속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피톤치드를 맘껏 마실 수 있다. 현재 약 4m 키의 편백나무는 높이 40m, 지름 2m 가량까지 자랄 수 있다니 앞으로 펼쳐질 울창한 나무 숲 풍경이 기대된다.
풍광이 좋은 곳에 마련된 전망대 쉼터 ©김종성
봉산 꼭대기 봉수대 해맞이 공원 ©김종성
봉산의 정상에 다다르면 근래 복원된 봉수대 2개가 세워져 있다. 봉산의 봉수대는 고양의 고봉산 봉화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아 수도 한양의 안산 서봉수대에 전달하던 국가적인 기간 통신망이었다. 주변에 전망 정자 및 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해맞이 공원’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봉수대는 은평구 최고의 조망공간이기도 하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 안산 등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봉수대 자리는 3.1운동이 일어날 때, 인근 마을 주민들이 이곳 정상에 올라 남녀노소 모여 횃불을 밝히고 만세 시위를 벌이던 곳이라고 하니 상상만 해도 가슴이 뻐근해진다.
봉수대에서 이어진 무장애 숲길을 따라 산을 내려가면 수국사라는 산사를 만나게 된다. 혹시 사찰이름이 수국이라는 꽃 이름일까 했는데 나라를 지키는 호국사찰의 뜻이 담긴 ‘수국(守國)’이다. 1721년 숙종과 인현왕후가 잠들어 있는 고양시 명릉의 능찰(능을 관리하고 돌보는 사찰)이 되면서 수국사로 불리게 됐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는 대표 전각인 대웅전 안팎을 모두 금으로 칠했다고 해서 ‘황금사찰’로도 불리지만, 막상 별칭과는 달리 아담한 옛 산사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법당 안에 들어가 앉아 차분하게 명상을 하며 산행을 마무리하기 좋다.
봉수대는 은평구 최고의 조망공간이기도 하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 안산 등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봉수대 자리는 3.1운동이 일어날 때, 인근 마을 주민들이 이곳 정상에 올라 남녀노소 모여 횃불을 밝히고 만세 시위를 벌이던 곳이라고 하니 상상만 해도 가슴이 뻐근해진다.
봉수대에서 이어진 무장애 숲길을 따라 산을 내려가면 수국사라는 산사를 만나게 된다. 혹시 사찰이름이 수국이라는 꽃 이름일까 했는데 나라를 지키는 호국사찰의 뜻이 담긴 ‘수국(守國)’이다. 1721년 숙종과 인현왕후가 잠들어 있는 고양시 명릉의 능찰(능을 관리하고 돌보는 사찰)이 되면서 수국사로 불리게 됐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는 대표 전각인 대웅전 안팎을 모두 금으로 칠했다고 해서 ‘황금사찰’로도 불리지만, 막상 별칭과는 달리 아담한 옛 산사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법당 안에 들어가 앉아 차분하게 명상을 하며 산행을 마무리하기 좋다.
산행을 마무리하기 좋은 수국사 ©김종성
봉산
○ 위치 : 서울시 은평구 서오릉로23길 8-5
○ 교통 : 6호선 구산역 4번 출구에서 7720 지선버스 탑승, 선진운수종점 하차 후 봉산 정상까지 약 1.4km(도보 37분)
○ 은평문화관광 누리집
○ 교통 : 6호선 구산역 4번 출구에서 7720 지선버스 탑승, 선진운수종점 하차 후 봉산 정상까지 약 1.4km(도보 37분)
○ 은평문화관광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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