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은 관악산 자락 따라 서울둘레길 11코스에서!
발행일 2025.01.03. 13:10
지난 4월, 기존 8개 코스였던 서울둘레길 156.5km가 21개 코스로 세분화됐다. ©최용수
“두려움은 맞서는 게 아니라 그냥 즐기는 거야.”
지난 8월에 개봉했던 토네이도를 다룬 영화 <트위스터스>에 나오는 대사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두려움을 안겨주는 자연재해와 마주할 때가 많다. 이에 맞서거나 이길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라는 영화 속 대사는 시사점이 크다. 북극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 같은 겨울, 이 또한 자연이 주는 두려움이다. 움츠러들거나 피하지 말고 벌떡 일어나 추위마저 즐기려는 ‘걷기’야말로 겨울을 이기는 최고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지난 8월에 개봉했던 토네이도를 다룬 영화 <트위스터스>에 나오는 대사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두려움을 안겨주는 자연재해와 마주할 때가 많다. 이에 맞서거나 이길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라는 영화 속 대사는 시사점이 크다. 북극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 같은 겨울, 이 또한 자연이 주는 두려움이다. 움츠러들거나 피하지 말고 벌떡 일어나 추위마저 즐기려는 ‘걷기’야말로 겨울을 이기는 최고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서울둘레길 11코스 중 무당골 인근 쉼터와 형제 소나무 ©최용수
서울에는 겨울에도 걸을 수 있는 테마 산책로가 자치구마다 다양하다. 그러나 뭐니 해도 서울을 대표하는 산책길을 꼽자면 단연 ‘서울둘레길’이다. 전체 길이 156.5km, 21개 코스로 되어 있는 서울둘레길은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자랑이다.
낙성대 뒤쪽 서울둘레길에 있는 쉼터 겸 조망대 ©최용수
새해 다짐을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종교 시설이다. 그런데 서울둘레길에는 숲속을 걸으며 종교를 만날 수 있는 코스가 있다. 바로 서울둘레길 11코스인 관악산 코스이다. ‘민속신앙과 불교가 만나는 길’이라는 테마에 따라 종교와 자연을 벗하며 사색과 기도를 겸할 수 있으니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 최적화된 걷기 코스라 자신한다.
서울둘레길 11코스는 관음사 입구 스탬프 시설에서 시작된다. ©최용수
서울둘레길 11코스 시작점으로 가려면 지하철 사당역 4번 출구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최용수
서울둘레길 11코스는 관악산자락을 따라 휘감아 도는 5.7km 거리의 구간이다. 관음사 입구에서 관음사, 무당골, 인헌공 강감찬 길 조망대, 낙성대, 서울대학교 정문을 지나 관악산공원(관악문) 뒤에서 끝이 난다.
지하철 4호선 사당역 4번 출구를 나와 남태령 방향으로 약 100m, 오른쪽 골목길을 택한다. 10여 분 정도 걸었을까? 관음사 입구 서울둘레길 인증센터(스탬프 시설) 빨강 우체통이 보인다. 서울둘레길 10코스 종점이자 11코스의 시작점이란 뜻이다.
지하철 4호선 사당역 4번 출구를 나와 남태령 방향으로 약 100m, 오른쪽 골목길을 택한다. 10여 분 정도 걸었을까? 관음사 입구 서울둘레길 인증센터(스탬프 시설) 빨강 우체통이 보인다. 서울둘레길 10코스 종점이자 11코스의 시작점이란 뜻이다.
서울둘레길 11코스의 스탬프 시설을 지나면 관음사로 향한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최용수
신라 진성여왕 9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비보사찰 관음사 전경 ©최용수
가볍게 스탬프를 찍고 시설을 지나면 관음사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일주문과 관음대장군·관음여장군을 지나서 관음사 경내로 들어선다. 관음사는 신라 진성여왕 9년(895) 도선대사가 세운 비보사찰 중 하나다. 수령 300년이 넘는 느티나무들이 관음사의 오랜 역사를 전해 준다. 은은하게 울리는 산사의 목탁 소리, 스님의 독경이 귀 바퀴를 스친다. 순간 불자가 아닌데도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눈을 감는다.
관음사의 300년 넘은 보호수 느티나무와 9층 석탑 ©최용수
관음사는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3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우거져 있다. ©최용수
관음사를 지나 30여 분을 걷다 보니 바위굴 무당골을 만난다. 촛불에 그을린 바위굴, 무당들의 기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무속 신앙은 역사와 문화에 깊이 뿌리 박혀 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무속의식을 통해 개인의 소원을 빌거나 가족·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한다.
"우주의 만물과 운행에는 각각 그 존재와 질서에 상응하는 기운이 깃들어 있어 인간이 스스로를 낮추며 그 기운을 거스르지 않으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주 만물 모두가 신앙의 대상이 된다니 서울둘레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경외스럽다. 앞서 가던 탐방객은 걸음을 멈추고 잠시 묵념하듯 기도를 한다.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우주의 만물과 운행에는 각각 그 존재와 질서에 상응하는 기운이 깃들어 있어 인간이 스스로를 낮추며 그 기운을 거스르지 않으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주 만물 모두가 신앙의 대상이 된다니 서울둘레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경외스럽다. 앞서 가던 탐방객은 걸음을 멈추고 잠시 묵념하듯 기도를 한다.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민속 신앙인 무당들의 기도 터, 큰 바위 아래 석굴 모습 ©최용수
서울둘레길 11코스에서 만나는 무속 신앙 무당들의 기도처인 무당골 ©최용수
무당골을 지나면 서울시 테마산책길 중 하나인 ‘인헌공 강감찬길’을 만난다. 그 끝단에 우수 조망소가 있다. 서울 하늘을 덮던 미세먼지마저 북극 한파에 쫓겨나서 이날 시정은 30~40km가 넘어 보인다. 멀리 북한산, 도봉산이 병풍을 이루고 남산의 서울N타워는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다. 직장 동료들과 송년 기념 산행을 왔다는 젊은이들은 모처럼 만난 깨끗한 도심 풍경을 담느라 셔터 손놀림이 바쁘다.
서울둘레길 11코스 인헌공 강감찬길에 있는 전망대에서 조망을 즐기는 탐방객들 ©최용수
인헌공 강감찬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남산과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용수
인헌공 강감찬길은 이내 낙성대로 이어진다. 낙성대는 고려시대 귀주대첩의 영웅 강감찬 장군의 탄생 설화에서 유래했다. 장군이 태어날 때 하늘의 문곡성(文穀星, 학문과 재물을 관장하는 별)이 떨어졌다 하여 낙성대(落星臺)가 된 것이다.
안국문을 거쳐 내삼문 안쪽에 지어진 사당 안국사(安國祠)에는 늠름한 모습의 장군 영정이 모셔져 있다. 장군의 위업을 기리며 주민 화합과 향토애를 고취시키기 위해 관악구에서는 ‘낙성대 인헌제’란 축제를 매년 9, 10월에 개최한다.
안국문을 거쳐 내삼문 안쪽에 지어진 사당 안국사(安國祠)에는 늠름한 모습의 장군 영정이 모셔져 있다. 장군의 위업을 기리며 주민 화합과 향토애를 고취시키기 위해 관악구에서는 ‘낙성대 인헌제’란 축제를 매년 9, 10월에 개최한다.
고려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을 모신 안국사는 1974년에 건립했다. ©최용수
낙성대 안국사에 모셔진 강감찬 장군 영정 ©최용수
낙성대공원 건너편 능선, 관악휴게트리 전망대를 지나면 국립 서울대학교이다. 치과대학병원과 동물병원 입구가 나타나고 더 내려가니 서울대학교 정문이 보인다. 서울대학교는 1946년 10월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종합대학으로 개교했다. 대학본부와 14개 단과대학의 관악캠퍼스, 의과대학 및 간호대학의 연건캠퍼스로 나뉜다. 관악캠퍼스는 1975년에 이곳으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른다.
서울대학교 정문 구조물은 독특하다. ‘국립 서울대학교에서 하나씩 따온 'ㄱ·ㅅ·ㄷ’을 디자인한 것으로 열쇠를 상징한단다. 아들과 함께 11코스를 걷던 부모는 “이 길을 걸으며 중학생 아들이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면 좋겠다"고 웃는다.
서울대학교 정문 구조물은 독특하다. ‘국립 서울대학교에서 하나씩 따온 'ㄱ·ㅅ·ㄷ’을 디자인한 것으로 열쇠를 상징한단다. 아들과 함께 11코스를 걷던 부모는 “이 길을 걸으며 중학생 아들이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면 좋겠다"고 웃는다.
서울둘레길 11코스 낙성대공원에 설치된 강감찬 장군 동상 ©최용수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정문 조형물 ©최용수
서울둘레길 11코스는 ‘관악산공원 일주문(속칭 관악문)' 뒤쪽에서 끝이 난다. 관악문 앞 광장은 주말이면 등산객들의 단골 만남의 장소이다. 일주문을 통과하여 관악계곡 방향으로 100m쯤 올라가니 빨강 우체통 스탬프 시설이 기다린다. 그 옆에는 11코스의 종점이자 12코스의 시작점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고, 서울둘레길 21개 코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도가 있다. 쉬엄쉬엄 걸었더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서울둘레길 11코스 종점이자 12코스 시작점에 있는 스탬프 시설 ©최용수
서울둘레길 11코스 종점 부근의 관악산공원 일주문(관악문)과 탐방객들 ©최용수
집으로 돌아갈 때는 대부분 신림선 관악산역을 이용한다. 2022년 5월에 개통한 경전철이다.
걷기를 즐기다 보니 계절이 한겨울임을 까마득하게 잊게 된다.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역사문화 유적이 풍부한 서울둘레길 11코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민속 신앙과 불교가 어우러진 관악산 코스를 걸으며 멋진 신년 설계를 한다면 오래 기억될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혹시 아이에게 강감찬 장군이나 서울대를 향한 꿈을 담을 수 있다면 영원히 잊지 못할 서울둘레길 11코스가 될 것이다. 팁을 전하자면 겨울 산행에는 눈·얼음을 대비한 아이젠과 스틱 준비가 필수이다.
걷기를 즐기다 보니 계절이 한겨울임을 까마득하게 잊게 된다.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역사문화 유적이 풍부한 서울둘레길 11코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민속 신앙과 불교가 어우러진 관악산 코스를 걸으며 멋진 신년 설계를 한다면 오래 기억될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혹시 아이에게 강감찬 장군이나 서울대를 향한 꿈을 담을 수 있다면 영원히 잊지 못할 서울둘레길 11코스가 될 것이다. 팁을 전하자면 겨울 산행에는 눈·얼음을 대비한 아이젠과 스틱 준비가 필수이다.
서울둘레길 11코스 완주 후 신림선 관악산역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최용수
겨울철 서울둘레길 걷기에는 스틱과 아이젠 준비가 안전을 담보해 준다. ©최용수
눈 덮인 서울둘레길 11코스 중 나 홀로 사색하며 걷기 좋은 계단길 구간 ©최용수
서울둘레길 11코스 중 서울대 후문 인근에 있는 관악휴게트리전망대 모습 ©최용수
서울둘레길 11코스 관악산
○ 코스 : 관음사 입구~관음사~무당골~전망대~낙성대~관악산 휴게트리전망대~서울대학교 정문~관악산공원(관악문)~11코스 종점 스탬프시설(5.7km)
○ 교통 : 시작점 지하철 4호선 사당역 4번 출구, 도착점 경전철 신림선 관악산역 1번 출구
○ 소요시간 : 약 2시간 30분
○ 난이도 : 중급
○ 스탬프함 위치 : 관음사 입구, 관악산공원(관악문) 안쪽
○ 누리집
○ 교통 : 시작점 지하철 4호선 사당역 4번 출구, 도착점 경전철 신림선 관악산역 1번 출구
○ 소요시간 : 약 2시간 30분
○ 난이도 : 중급
○ 스탬프함 위치 : 관음사 입구, 관악산공원(관악문) 안쪽
○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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