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연결! 궁산에서 서울식물원까지 막힘 없이 걸어요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4.10.08. 13:01

수정일 2024.10.08. 16:13

조회 901

2023년 2월 서울시는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도시기본계획은 건설업이나 공인중개사처럼 부동산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계획 정도겠지 하고 관심 없이 바라보았는데 직접 주변에서 그 결실을 만나게 되었다.
2040서울도시기본계획 Ⓒ서울시
2040서울도시기본계획 Ⓒ서울시
한강조망둘레길 염창산에서 바라본 일출 모습 Ⓒ최용수
한강조망둘레길 염창산에서 바라본 일출 모습 Ⓒ최용수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이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및 '도시·군기본계획수립지침'에 따라 토지의 이용·개발 및 보전에 관한 관련·하위계획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법정 최상위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서울시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강서구 가양동 일대 공원에 둘레길 개통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최용수
강서구 가양동 일대 공원에 둘레길 개통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최용수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은 ‘살기 좋은 나의 서울, 세계 속에 모두의 서울’이란 서울의 미래상을 도시 공간에 구체화하기 위해 7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보행일상권’의 개념이다. ‘보행일상권’이란 내가 사는 집을 중심으로 주거를 비롯한 업무·소비·여가·문화 등 다양한 활동을 도보 30분 이내로 걸어서 누릴 수 있는 자족적인 생활권을 의미한다.
한강조망둘레길 개화산 전망대에서 한강 하류 풍경을 감상하는 시민들 Ⓒ최용수
한강조망둘레길 개화산 전망대에서 한강 하류 풍경을 감상하는 시민들 Ⓒ최용수
그 일환일까,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된 염창산에서 개화산에 이르는 ‘한강조망둘레길’이 최근 결실을 맺었다. 이 구간의 한강조망둘레길 중 일부는 단절되어 보행권이 제약되어 있었다. 염창산에서 궁산근린공원까지는 올림픽도로 안쪽으로 산책로가 이어지지만 궁산에서 서울식물원을 통과하는 구간이 꽉 막혀 있었다.

궁산과 서울식물원은 서로 인접하여 마주하고 있는데도 아파트와 빌라 등 주거시설과 마곡대교, 공항철도로 인해 완전히 분단된 남의 땅 같았다. 이곳이 마침내 하나로 연결되어 막힌 혈맥이 뻥 뚫린 듯 새 생명을 얻었다.
새로 개통한 궁산~서울식물원 연결 무장애숲길 안내도 Ⓒ최용수
새로 개통한 궁산~서울식물원 연결 무장애숲길 안내도 Ⓒ최용수
궁산근린공원과 서울식물원을 이어 주는 가파른 나무계단길 Ⓒ최용수
궁산근린공원과 서울식물원을 이어 주는 가파른 나무계단길 Ⓒ최용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단절된 구간을 연결하기 위한 둘레길 조성 공사가 진행되었다. 궁산 정상에서 한강을 바라보면 전망 좋은 가파른 경사지에 데크 계단 95m를, 궁산 밑자락에서 서울식물원의 한강 연결 보행교 엘리베이터 입구까지는 올림픽대로를 따라 데크 로드 310m를 설치했다.

중간중간 휴게 쉼터와 운동시설이 설치되었고, 수목을 식재하고 초류 종자를 파종하여 아름다운 가을꽃이 만개했다. 기존의 오래된 계단과 보행 매트를 교체하고 위험 지역은 새롭게 안전난간으로 보강했다. 이렇게 단절되었던 궁산~서울식물원 사이에 400m의 무장애숲길(둘레길)이 완성된 것이다.
궁산 정상에서 서울식물원으로 가는 새로 조성된 무장애숲길(둘레길) 이정표 Ⓒ최용수
궁산 정상에서 서울식물원으로 가는 새로 조성된 무장애숲길(둘레길) 이정표 Ⓒ최용수
올림픽도로 옆으로 개설된 궁산~서울식물원 사이 둘레길에 가을꽃이 만개했다. Ⓒ최용수
올림픽도로 옆으로 개설된 궁산~서울식물원 사이 둘레길에 가을꽃이 만개했다. Ⓒ최용수
그동안 궁산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서울식물원으로 가고 싶어도 마땅한 길이 없어 멀리서 바라만 보고 돌아가야 했다. 작심하고 가려면 구불구불 골목길을 통과하고 횡단보도 몇 개를 건너야 했다. 

그러니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해발 74.8m의 궁산 주변을 몇 바퀴 걷다가 아쉬움을 삼키며 돌아가곤 했다. 자연히 궁산은 도심 건물 속에 떠 있는 작은 섬 같았는데, 무장애숲길 조성으로 고독한 섬에서 한강조망둘레길의 등대처럼 그 중심에 서게 되었다. 
서울식물원 한강 연결 보행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방화대교, 행주산성 Ⓒ최용수
서울식물원 한강 연결 보행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방화대교, 행주산성 Ⓒ최용수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식물원 한강 연결 보행교 전망대 모습 Ⓒ최용수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식물원 한강 연결 보행교 전망대 모습 Ⓒ최용수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가 즐겨 찾던 소악루를 비롯하여 양천고성지, 성황당을 구경하고, 정상과 서울식물원으로 이어진 데크 계단에서 바라보는 한강 조망은 일품이다. 서울식물원에 이르면 습지원, 호수원, 주제원으로 이어지는 드넓은 서울식물원을 즐길 수 있고, 가슴이 답답한 날에는 한강공원으로 나가면 해결이 된다. 한강 연결 보행교를 이용하면 식물원에서 곧장 한강공원으로 나갈 수 있다.

보행교 끝 전망대는 한강 하류의 멋진 풍경을 선물한다. 발밑 올림픽대로를 내달리는 차량 행렬을 보노라면 발바닥이 오글거리고, 고개를 들면 방화대교, 행주산성이, 북쪽 멀리에는 북한산 봉우리들이 웅장하다.
궁산 정상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 양천고성지 안내 입간판 Ⓒ최용수
궁산 정상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 양천고성지 안내 입간판 Ⓒ최용수
궁산~서울식물원 둘레길을 걸으면 올림픽도로 차량과 공항철도 기차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최용수
궁산~서울식물원 둘레길을 걸으면 올림픽도로 차량과 공항철도 기차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최용수
“그동안 궁산근린공원과 서울식물원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오갈 수 없어 무척 아쉬웠는데 이렇게 둘레길로 연결되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자주 산책을 나온다는 중년 부부(가양동)는 “궁산에서만 산책하던 코스를 둘레길 개통된 덕에 서울식물원, 한강공원까지 산책해요”라며 손을 맞잡고 서울식물원으로 향했다.
궁산을 찾은 부부는 이제 서울식물원, 한강공원까지 마음껏 산책할 수 있다며 만족해했다. Ⓒ최용수
궁산을 찾은 부부는 이제 서울식물원, 한강공원까지 마음껏 산책할 수 있다며 만족해했다. Ⓒ최용수
서울식물원 한강 연결 보행교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북한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최용수
서울식물원 한강 연결 보행교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북한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최용수
마곡지구 프로젝트는 강서구 마곡동, 가양동 지역 110만 평(약 366만 5,772㎡)에 우수기업 R&D 센터는 물론 주거, 문화, 쇼핑, 친환경 공원이 들어서는 거대한 개발 사업이다. 연구 인력만 16만 5000명으로 추산되니, 그만큼 공원 쉼터가 필요했던 실정이다. 

때마침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궁산과 서울식물원을 둘레길로 연결하니 마침내 궁산과 서울식물원, 한강공원이 하나가 되어 거대한 공원이 탄생했다.
서울식물원 한강 연결 보행교를 이용하면 한강공원으로 바로 나갈 수 있다. Ⓒ최용수
서울식물원 한강 연결 보행교를 이용하면 한강공원으로 바로 나갈 수 있다. Ⓒ최용수
올림픽대로 발산역 진입로 입구의 궁산근린공원 둘레길 안내판 Ⓒ최용수
올림픽대로 발산역 진입로 입구의 궁산근린공원 둘레길 안내판 Ⓒ최용수
가을은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궁산이나 양천향교역, 마곡나루역, 마곡역, 발산역 등 서울식물원은 지하철로 접근이 편리하다. 바쁜 일상으로 멀리 가을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궁산~서울식물원~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나들이 계획을 세워 보면 어떨까? 

힘들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하고, 볼거리 이야깃거리 풍성하니 가족 나들이 코스로 매력적이다. 때마침 개통한 무장애숲길(둘레길)을 이용하면 궁산, 서울식물원, 한강공원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으니 1석3조 나들이의 재미는 덤의 선물이 될 것이다! 
새로 조성된 궁산~서울식물원 간의 둘레길은 마곡대교 공항철도 철길 아래로 이어진다. Ⓒ최용수
새로 조성된 궁산~서울식물원 간의 둘레길은 마곡대교 공항철도 철길 아래로 이어진다. Ⓒ최용수

궁산~서울식물원 간 둘레길 연결 사업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산1-1 일대 (궁산~서울식물원 구간)
○ 내용 : 한강조망둘레길(염창산~개화산) 중 단절된 구간(궁산~서울식물원)을 무장애숲길로 연결
○ 세부내용 : 데크로드 310m, 데크계단 95m, 아파트 옆 쉼터, 휴게 및 운동시설 교체, 수목 식재, 초류 종자 파종, 공원 내 목계단, 보행매트, 안전난간 정비 등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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