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난 독서공간! 서울아트책보고 '공중 만화탕' 대만족

시민기자 김민지

발행일 2024.11.29. 10:29

수정일 2024.11.29. 18:21

조회 741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서관이나 서점 등 책이 가득한 공간을 자주 방문하곤 할 것이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자주 방문하는데 가끔은 정형화된 도서관 분위기에서 벗어나 뭔가 특별한 곳에서의 독서를 상상하곤 한다.

지난 주말에는 ‘특별한 곳에서의 특별한 독서’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에 단순한 독서 그 이상을 즐길 수 있는 예술 책들과 다양한 전시까지 즐길 수 있는 공공복합문화공간 ‘서울아트책보고’에서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서울아트책보고는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김민지
서울아트책보고는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김민지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자마자 보이는 곳은 안내데스크갤러리 ‘아트보고’였다. 안내데스크에는 사우나 복장을 한 두 마리의 대형 곰인형이 앉아 있었고, 곰인형 앞쪽으로는 아동들을 위한 킥보드 주차장이 마련돼 있었다.

주차는 고척돔 주차 정책에 따라 입차 후 30분 무료 주차 이외에는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했다.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매우 가까워 아이와 함께 이동하기도 편리했다.
서울아트책보고 안내데스크 앞에는 킥보드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민지
서울아트책보고 안내데스크 앞에는 킥보드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민지
‘공중 만화탕’은 목욕탕을 콘셉트로 다양한 웹툰 작품들을 읽을 수 있도록 전시와 독서 공간을 함께 마련해 둔 곳이다. 전시 공간 입구에는 때수건 모양의 발판에 ‘어서 오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입구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는 목욕탕과 관련된 다양한 동화책이 놓여 있었다.

아이가 이 책 저 책을 살펴보며 더듬더듬 읽는 모습이 ‘공중 만화탕’ 전시와 어우러져 매우 귀엽게 느껴졌다. 유치원생인 아이는 아직 웹툰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냉탕과 온탕으로 꾸며진 전시 공간에서 블록 쌓기를 하며 놀거나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때수건 모양의 색종이를 가지고 종이접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이가 노는 동안 전시 공간의 바구니에 담겨 있는 웹툰 작품들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평소 보고 싶었던 작품을 골라 읽었다. 일과 육아에서 벗어나 일상의 고민까지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종 웹툰 포스터로 장식된 공중 만화탕 중간의 기둥에는 CD 플레이어가 돌아가고 있었고, 샤워기가 놓여 있었다. 아이가 샤워기를 귀에 대고 있어 설마 소리가 나오는 걸까 하고 들어봤더니 웹툰의 OST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샤워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는 낭만적이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 ‘공중 만화탕’은 목욕탕 콘셉트의 전시장에서 웹툰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김민지
    ‘공중 만화탕’은 목욕탕 콘셉트의 전시장에서 웹툰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김민지
  • 테이블 위에는 때수건이 가득 들어 있고 목욕과 관련된 동화책들이 올려져 있다. ©김민지
    테이블 위에는 때수건이 가득 들어 있고 목욕과 관련된 동화책들이 올려져 있다. ©김민지
  • 아이들이 때수건 모양의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김민지
    아이들이 때수건 모양의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김민지
  • 목욕 바구니 안에는 다양한 웹툰이 시리즈별로 들어 있다. ©김민지
    목욕 바구니 안에는 다양한 웹툰이 시리즈별로 들어 있다. ©김민지
  • 녹차탕과 라벤더탕 안에는 테이블과 안락한 좌석이 마련돼 있어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김민지
    녹차탕과 라벤더탕 안에는 테이블과 안락한 좌석이 마련돼 있어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김민지
  • 화장대 느낌으로 꾸며진 ‘공중 만화탕’ 밖에서도 자유롭게 만화책을 읽을 수 있다. ©김민지
    화장대 느낌으로 꾸며진 ‘공중 만화탕’ 밖에서도 자유롭게 만화책을 읽을 수 있다. ©김민지
  • ‘공중 만화탕’은 목욕탕 콘셉트의 전시장에서 웹툰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김민지
  • 테이블 위에는 때수건이 가득 들어 있고 목욕과 관련된 동화책들이 올려져 있다. ©김민지
  • 아이들이 때수건 모양의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김민지
  • 목욕 바구니 안에는 다양한 웹툰이 시리즈별로 들어 있다. ©김민지
  • 녹차탕과 라벤더탕 안에는 테이블과 안락한 좌석이 마련돼 있어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김민지
  • 화장대 느낌으로 꾸며진 ‘공중 만화탕’ 밖에서도 자유롭게 만화책을 읽을 수 있다. ©김민지
갤러리 ‘아트보고’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한 중정광장찜질방으로 변신했다. 벽면의 좌석들은 불가마방, 아이스방, 편백산소방 등 찜질방에서 볼 수 있는 이름을 붙여 독서 공간을 꾸며놨다. 평상에는 보드게임이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미디어월 뒤쪽으로는 좌식 테이블과 찜질방 매트, 베개가 놓인 공간이 있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찜질방에서 독서라니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다.
  • 찜질방으로 변신한 중정광장에서는 취향껏 보드게임과 독서를 즐길 수 있다. ©김민지
    찜질방으로 변신한 중정광장에서는 취향껏 보드게임과 독서를 즐길 수 있다. ©김민지
  • 찜질방 느낌으로 꾸민 벽면과 포스터가 깜찍해 기분이 좋아졌다. ©김민지
    찜질방 느낌으로 꾸민 벽면과 포스터가 깜찍해 기분이 좋아졌다. ©김민지
  • 매트와 베개까지 놓여 있어 실제 찜질방에 와 있는 듯하다. ©김민지
    매트와 베개까지 놓여 있어 실제 찜질방에 와 있는 듯하다. ©김민지
  • 돗자리 위에 좌식 테이블에서도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 ©김민지
    돗자리 위에 좌식 테이블에서도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 ©김민지
  • 찜질방으로 변신한 중정광장에서는 취향껏 보드게임과 독서를 즐길 수 있다. ©김민지
  • 찜질방 느낌으로 꾸민 벽면과 포스터가 깜찍해 기분이 좋아졌다. ©김민지
  • 매트와 베개까지 놓여 있어 실제 찜질방에 와 있는 듯하다. ©김민지
  • 돗자리 위에 좌식 테이블에서도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 ©김민지
아트북 열람실 ‘자료보고’에서는 다양한 아트북을 읽어볼 수도 있고, 북큐레이션 영역에 전시돼 있는 아트북을 만나볼 수도 있다. 이곳은 분야별 아트북을 모아 두어 관심사에 따라 보고 싶은 책을 찾아볼 수 있다. 아기와 함께 방문하는 부모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유실은 아트북 열람실 ‘자료보고’ 내에 ‘아기 쉼터’라고 이름 붙여져 있다. 이유식을 먹일 수 있는 유아용 의자와 기저귀 갈이대, 정수기와 전자레인지가 준비되어 있고 따로 수유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영아를 데리고 나들이가 쉽지 않은 부모들에게도 추천한다.
다양한 아트북을 접할 수 있는 공간 ‘자료보고’ ©김민지
다양한 아트북을 접할 수 있는 공간 ‘자료보고’ ©김민지
어떤 아트북으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트북을 추천해 주는 북큐레이션 공간 ©김민지
어떤 아트북으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트북을 추천해 주는 북큐레이션 공간 ©김민지
아트북 열람실 ‘자료보고’에는 영아들을 위한 아기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김민지
아트북 열람실 ‘자료보고’에는 영아들을 위한 아기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김민지
서울엄마아빠VIP존이기도 한 아트북 체험존 ‘즐겨보고’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안내데스크에서 받은 활동지를 하거나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영아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부드러운 촉감의 헝겊책도 많이 비치돼 있다는 점이 일반 도서관과의 큰 차이점이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책을 보고 이야기를 나눠 보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울엄마아빠VIP존이라는 이름에 맞춰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서울엄마아빠VIP존인 아트북 체험존 ‘즐겨보고’ ©김민지
서울엄마아빠VIP존인 아트북 체험존 ‘즐겨보고’ ©김민지
아트북 체험존 ‘즐겨보고’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김민지
아트북 체험존 ‘즐겨보고’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김민지
영아들을 위한 헝겊책도 다수 비치돼 있다. ©김민지
영아들을 위한 헝겊책도 다수 비치돼 있다. ©김민지
아늑한 공간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성향에 맞춘 독서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김민지
아늑한 공간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성향에 맞춘 독서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김민지
북카페 ‘열린보고’는 서울아트책보고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지만 가장 오랜 시간 머무른 곳이기도 하다. 차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고 또 마음에 드는 책은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출판사별 인기 도서 등을 분류해 두어 아트북을 처음 접해 어떤 것을 먼저 봐야 할지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접근하기 쉽도록 진열돼 있었다.

함께 간 여섯 살 딸아이는 이때다 싶은지 읽고 싶은 책들을 여러 권 골라왔는데,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도 내용과 그림체가 다양해 성인도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림책, 동화책이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이곳에서 깰 수 있었다. 나가기 전 아쉬운 마음에 북카페 ‘열린보고’를 쭉 둘러보다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술작가의 그림이 더해진 그림책을 발견해 반가움도 더할 수 있었다.
차도 마시고, 책도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은 구매까지 가능한 북카페 ‘열린보고’ ©김민지
차도 마시고, 책도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은 구매까지 가능한 북카페 ‘열린보고’ ©김민지
열린보고에는 아이, 어른을 위한 책 모두 비치돼 있어 독서 습관을 기르기에도 좋다. ©김민지
열린보고에는 아이, 어른을 위한 책 모두 비치돼 있어 독서 습관을 기르기에도 좋다. ©김민지

공중 만화탕

서울아트책보고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가 자신이 읽을 책을 자유롭게 골라 읽고, 또 전시 공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틈을 타, 항상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만 바빴던 부모들도 조금이라도 온전한 독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공중 만화탕’ 전시는 내년 3월 2일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아트북을 만날 수 있는 이색공간 서울아트책보고에 방문한다면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중정광장으로 가는 벽면에는 목욕탕에서 자주 먹는 바나나우유 자판기가 전시돼 있다. ©김민지
중정광장으로 가는 벽면에는 목욕탕에서 자주 먹는 바나나우유 자판기가 전시돼 있다. ©김민지

서울아트책보고

○ 위치 :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430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
○ 교통 : 지하철 1호선 구일역 2번출구에서 도보 약 3분
○ 운영시간 : 화~금요일 11:00~20:00, 주말·공휴일 10:00~20:00
○ 휴무 : 월요일, 1월 1일, 법정공휴일
누리집
○ 문의 : 02-2066-4830

시민기자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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