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쉽고 재밌게! 겨울방학 감수성 채워줄 전시 모음.zip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3.01.12. 13:55

수정일 2023.01.18. 09:57

조회 2,879

볼 만한 전시나 공연, 영화 관람료가 1인 기본 만 원 이상인 요즘, 콘텐츠의 질이 높고 관람객을 위한 편의 시설이 잘 된 전시와 공간이 많이 있다는 건 서울에 살고 있는 혜택이란 생각이 든다. 

기자는 얼마 전 ‘서울시립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아트책보고’를 찾아 전시를 관람했다. 야외에서 노는 것 이상으로 볼거리와 재미 요소가 많았고, 이용하기도 편해서 지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현재 전관 무료 전시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현재 전관 무료 전시가 진행 중이다. ⓒ박지영

쉬운 설명으로 더 친근하게,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진행 중인 <키키 스미스- 자유낙하>전을 보러 갔다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여성성과 신체를 다룬 구상 조각으로 현대미술사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작가의 아시아 첫 미술관 전시로, 1990년대 초반부터 2022년까지 제작된 작품 140여 점이 서울을 찾았,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말에는 줄을 서서 관람할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는 전시다.

좋은 전시지만 워낙 작업의 스펙트럼도 넓고 포함하고 있는 내용도 다양해, 작가를 처음 접하는 관람객이 작품을 쉽게 이해하기엔 어려운 전시일 수 있다. 그럼에도 꾸준히 관람객이 늘고 있는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설명한다는 점인데, 해설을 통해 미술 작품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는 것이 인기 요인에 큰 몫을 차지하는 듯하다.
<키키 스미스- 자유낙하> 전시. 전시장이 넓어 휠체어 관람객의 관람도 용이하다.
<키키 스미스- 자유낙하> 전시. 전시장이 넓어 휠체어 관람객의 관람도 용이하다. ⓒ박지영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방법 중에는 쉬운 글 해설이 있다. 정보 취약 계층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도입된 ‘쉬운 글 해설(EASY READ)’은 요즘 관공서 및 몇몇 전시장, 상업 제품 설명에서 볼 수 있는데, 확실히 기존 설명보다 친절하여 모든 이용객들에게 도움이 된다.

한글로 쓰인 설명도 그 내용과 어휘 선택에 따라 이해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는데, 쉬운 글 해설은 복잡한 내용을 술술 읽히도록 풀어놓아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좋다. 일반 시민 등 33명이 참여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발달장애인 4인의 감수까지 받아 완성된 7편의 해설은 전시실에 놓인 주요 작품 옆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요 작품마다 기존 해설과 쉬운 글 해설을 병기해 두고 있다.
주요 작품마다 기존 해설과 쉬운 글 해설을 병기해 두고 있다. ⓒ박지영
쉬운 글 해설은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기에도 좋다.
쉬운 글 해설은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기에도 좋다. ⓒ박지영

도슨트 무료 해설도 운영한다.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에 진행되는 도슨트 해설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해설 평균 10년차 도슨트들이 참여한다. 매회 30여 명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40분 정도 진행되는 해설은 귀 기울일 정도로 내용이 충실하다.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팅 앱을 활용해도 좋다. 이땐 서울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면 된다. 서울 와이파이는 실외(주요 거리, 전통시장, 공원·하천, 버스정류소), 실내(문화·관광시설, 복지시설, 공공기관), 시내버스, 마을버스에서 사용 가능하며, 한번 등록으로 자동 연결되어 편하다. ‘SEOUL_Secure’ 와이파이 선택 후 ID seoul, 비밀번호 seoul을 저장하면 어디서나 자동 접속가능하다.

도슨트 시간과 도슨팅 앱 다운로드, 서울 무료 와이파이 사용에 관한 안내는 미술관 1층 안내데스크에도 게재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는 시간별 무료 도슨트 해설과 도슨팅 앱을 이용해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는 시간별 무료 도슨트 해설과 도슨팅 앱을 이용해 관람할 수 있다. ⓒ박지영

편의성과 재미를 극대화,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 2에서는 길상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과 2023 계묘년 토끼띠 해 특별전 <새해, 토끼 왔네!>가 열리고 있다.

광화문에 놓인 대형 복토끼도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SNS에 자주 등장하는 명물이지만, 국립민속박물관의 <새해, 토끼 왔네!>는 그야말로 토끼와 관련된 유물과 이야기를 모두 모은 끝판왕이다. 토끼 형태의 진열장부터, 생동감 가득한 토끼가 벽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진열장 안팎으론 각종 토끼 유물과 토끼와 관련된 부적 및 체험이 가득하다. 기자가 찾아간 날도 아이들 단체가 사방을 둘러보며 전시를 흥미롭게 감상하고 있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새해, 토끼 왔네>는 토끼에 관한 이야기와 대표 유물을 모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새해, 토끼 왔네>는 토끼에 관한 이야기와 대표 유물을 모았다. ⓒ박지영
전시에 출품된 유물을 통해 토끼가 지닌 전통적, 현대적 상징 의미들을 알 수 있다.
전시에 출품된 유물을 통해 토끼가 지닌 전통적, 현대적 상징 의미들을 알 수 있다. ⓒ박지영
토끼 모양 전시장, 벽면 가득 귀여운 토끼 등 다양한 전시로 어린이 관람객이 많다.
토끼 모양 전시장, 벽면 가득 귀여운 토끼 등 다양한 전시로 어린이 관람객이 많다. ⓒ박지영

기획 전시실 1에서 열리는 <그 겨울의 행복>‘좋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인 길상의 의미를 담은 유물로 가득하다. 한 해 동안 수집한 유물 중 가장 좋은 것들을 선별해서 보여주는 전시답게, 한국 전통의 미감을 제대로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잘 짜여진 공간에 놓여있다.

관람객을 위해 중정을 사색과 휴식의 공간으로 비웠고, 전체 전시실은 한옥의 느낌처럼 따뜻하고 포근하다. 두 전시 모두 가족과 함께 보기 좋고, 외국인 친구와 함께 보기에도 좋다.
전통 한옥 구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전시 공간과 관람객 휴식 장소로 마련된 중정
전통 한옥 구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전시 공간과 관람객 휴식 장소로 마련된 중정 ⓒ박지영
전시 유물을 보다 보면 일상생활 속 사물들에 깃든 길상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전시 유물을 보다 보면 일상생활 속 사물에 깃든 길상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박지영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전시 해설서였다. 일반 해설지와 함께 점자 안내서가 제공돼 있었고, 각 전시실마다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큰 글 해설서를 비치해 다양한 관람객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전시 유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지만, 곳곳에 적절한 영상 체험이 설치되어 몰입도를 높이고 있었다. 관람객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영상 체험은 새점 보기, 동전 던지기, 새해 소원 빌기인데, 그중에서도 새점 보기는 점괘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게 부적 형태로 배치해 뒀다. 전시장 내에 비치된 만족도 조사를 하면 작은 렌티큘러 굿즈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전시장 입구에는 점자 안내서가 구비되어 있고, 전시실마다 큰 글 해설도 준비되어 있다.
전시장 입구에는 점자 안내서가 구비되어 있고, 전시실마다 큰 글 해설도 준비되어 있다. ⓒ박지영
새점 보기 체험 영상. 작동 방법이 복잡하지 않은 체험들이 준비되어 몰입도를 높인다.
새점 보기 체험 영상. 작동 방법이 복잡하지 않은 체험들이 준비되어 몰입도를 높인다. ⓒ박지영

갖고 싶은 책이 수두룩, 복합문화공간 서울아트책보고

2022년 11월 14일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시민들에게 선보인 서울아트책보고는, 그야말로 예술책 보물창고라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자도 반해 버린 이 공간은 지하철 구일역에서 도보로 수분 내에 도착할 수 있어 접근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지하 1층에 넓게 자리잡아 쾌적하고 소장 자료 및 체험, 휴식 공간이 잘 갖춰져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곳이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휠체어 관람객, 유모차 관람객 등을 위한 공간이 잘 갖춰져 있고, 책을 볼 수 있는 열람 기능 뿐만 아니라 갤러리와 체험존, 전문 서점, 북카페를 갖추고 있어 책을 매개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서울아트책보고는 아트북 기반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아트책보고는 아트북 기반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박지영

국내외 전문 아트북, 절판본, 희귀본 등 1만 2,000여 권(원서 포함)을 소장하고 있는 아트북 열람실과 개관 특별 전시로 진행 중인 강애란 작가의 <그 찬란함의 기록>, 기획전시로 진행 중인 <더 매직, 팝업북의 세계>는 이곳을 찾은 시민들을 다시 찾게 하는 킬러 콘텐츠다.

공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책들을 살펴봤는데, 일반 도서관에 소장되지 않은 원서 자료들도 많아 금세 두세 시간이 지났고, 책 몇 권을 뽑아 읽고 나오니 이미 밖은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특정 기관을 찾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책들과 희귀본, 아트북을 특별한 절차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건 서울아트책보고의 큰 매력이다.
개관 특별 전시로 진행 중인 설치 예술가 강애란 작가의 <그 찬란함의 기록>
개관 특별 전시로 진행 중인 설치 예술가 강애란 작가의 <그 찬란함의 기록> ⓒ박지영
<더 매직, 팝업북의 세계>는 평면책 속의 입체 요소들로 무한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더 매직, 팝업북의 세계>는 평면책 속의 입체 요소들로 무한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박지영

검색 장치나 서고 분류가 잘 되어 있어 원하는 서적을 찾기도 어렵지 않고, 개인별로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시민이나 아이를 동반한 엄마, 아빠에게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아이와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서울 엄마 아빠 VIP존’, ‘아기 쉼터’ 공간이 넓어 안전하게 개인 취향의 독서를 즐길 수 있다.

희귀본과 절판본이 많아 대여는 어렵지만, 평일(화~금)은 오전 11시에서 저녁 8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넉넉하게 운영하니 충분히 읽고 나올 수 있다. 그에 더해 다양한 큐레이션으로 책을 소개하고, 아트북 관련 11개 서점의 도서와 굿즈도 입점돼 있어 책 선물을 원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돕는다. 판매 중인 책 정보와 가격은 서울아트책보고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아트책보고 공간 내에서는 진열된 모든 희귀 자료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서울아트책보고 공간 내에서는 진열된 모든 희귀 자료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박지영
아트북 전문서점 ‘열린보고’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그림책 및 예술서적도 판매한다.
아트북 전문서점 ‘열린보고’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그림책 및 예술서적도 판매한다. ⓒ박지영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위치 :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서소문동)
○ 관람시간 : 화–금 10:00~20:00 / 주말·공휴일 (3–10월) 10:00~19:00 (11–2월) 10:00~18:00
○ 휴관일 : 월요일, 1월 1일
누리집
○ 문의 : 02–2124–8800

국립민속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7
○ 관람시간 : (3-10월) 09:00~18:00 / (11-2월) 09:00~17:00
○ 휴관일 : 1월 1일, 설·추석 당일
누리집
○ 문의 : 02-3704-3114

서울아트책보고

○ 위치 :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430,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
○ 운영시간 : 화-금 11:00~20:00 / 주말·공휴일 10:00~20:00
○ 휴관일 :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누리집
○ 문의 : 02-2066-4830

시민기자 박지영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 더 가까이 서울을 들여다보는 시민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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