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서울 단풍명소! 호국영웅과 함께 걷는 고즈넉한 '국립서울현충원'
발행일 2024.10.24. 13:30
국립서울현충원은 서울의 숨은 단풍명소다. 사진은 지난해 현충지 모습. ©최용수
지긋지긋 하던 무더위는 과거가 되었고, 어느새 가을의 한복판이다. 쾌청한 하늘과 울긋불긋 단풍을 보면서 가을에 흠뻑 취하고 있다. 이번 가을은 예년보다 짧을 것이라는 예보를 접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멀리 가지 않고도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 있다면 훌쩍 떠나고 싶다. 서울에 살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숨은 단풍명소가 있어 소개한다. 바로 동작동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국립서울현충원 국군장병 묘역 전경 ©최용수
44만 평 넓은 부지에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로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현충원 묘역 사이마다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하는 것은 나들이의 색다른 정취를 더해준다. 무엇보다 시내 중심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으니 남녀노소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하기에 최적 장소이다.
국립서울현충원 꽃시계와 현충문, 현충탑 모습 ©최용수
동작역 4번 출구를 나서면 ‘동재기나루터(銅雀津址)’라는 표석을 만난다. 삼남(충남, 영남, 호남)지방과 서울(漢陽)을 이어주던 나루터 자리란 설명이다. 나루터를 지나면 현충원의 흰색 펜스 담장이 이어진다. 얼기설기한 현충원 담장, 펜스 문양이 독특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문양뿐이 아니라 글씨도 많다. '고귀한 희생', '현충일,' '6.25 참전용사', '학도의용군', '광복', '통일' 등 조국을 위해 산화한 영령들의 이야기가 ‘얼기설기 작품’으로 태어났다. 담장의 의미를 알고 나니 앞으로는 무심히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동착역 4번 출구를 나가면 '동재기나루터'라는 표석을 만난다. ©최용수
현충원에 안장된 호국영령들의 이야기를 담은 현충원 담장 펜스 ©최용수
현충원 나들이 시작은 동작역에서 가까운 동문을 들머리로 선택했다. 먼저 현충원 안내도를 보며 시간과 체력에 맞는 산책 코스를 결정했다. 먼저 안내도 뒤편의 연못 ‘현충지’로 향했다. 연못 주변 수목은 한창 단풍 채비로 바쁘다.
“고민이 있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면 이곳에 와요. 사색하고 산책을 하다보면 어느새 평안해지거든요.” 연못가 벤치에서 만난 시민은 현충원의 고즈넉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좋아서 자주 찾는다는 귀띔이다.
“고민이 있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면 이곳에 와요. 사색하고 산책을 하다보면 어느새 평안해지거든요.” 연못가 벤치에서 만난 시민은 현충원의 고즈넉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좋아서 자주 찾는다는 귀띔이다.
국립서울현충원 연못 현충지 벤치에서 휴식 중인 시민들 ©최용수
현충지를 지나 반시계방향으로 산책을 시작했다. 이내 정문이고 안쪽에는 커다란 분수대, 뒤편으로는 꽃시계와 현충문, 현충탑이 도열하듯 일렬이다. 호국영령이 잠든 현충원의 대표적 시설들이다. 이따금 오가는 자동차, 느릿느릿 걷는 시민들, 현충원의 추모 분위기를 대변한다. 공원인 듯 공원 아닌 공원 같은 현충원,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조용히 사색하고 싶을 때 여기보다 좋은 곳 어디 또 있으랴 싶다.
조선 초기 사당전과 극락전을 본떠 건립한 현충문 ©최용수
국립서울현충원 호국종 방향으로 산책하는 시민들 ©최용수
현충문은 나라를 위해 순국한 국군장병과 경찰, 애국선열 및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국가원수 묘역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학도의용군 무명용사비, 무후선열제단,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 등 다양한 추념 조형물을 외곽에서 불침번을 선다. 참배 온 유족은 광이 나도록 묘비를 닦는다.
호국종, 충열대, 아람길, 솔내길, 배롱길, 새움길로 이어지는 코스는 2시간을 투자해야 바쁘지 않다. 솔내길과 은행나무길(아람길)은 가을 단풍길의 백미이다.
호국종, 충열대, 아람길, 솔내길, 배롱길, 새움길로 이어지는 코스는 2시간을 투자해야 바쁘지 않다. 솔내길과 은행나무길(아람길)은 가을 단풍길의 백미이다.
국립서울현충원 충무정 단풍. 사진은 지난해 모습으로, 올해는 단풍이 이제 물들기 시작했다. ©최용수
국립서울현충원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5월 6일 전사자들이 많이 발생하자 '육군묘지' 설치 문제 논의 끝에 이곳에 3군 종합묘지를 설치하여 '국군묘지'로 칭한 것이 시초라 한다. 이후 1953년 9월 29일 이승만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국군묘지 부지로 확정하고 1954년 3월 1일 정지공사를 착공, 3년에 걸쳐 묘역 23만 8,017㎡을 조성하였다. 1968년 말까지 광장 9만 9,174㎡, 임야 91만 2,400㎡ 및 공원행정지역 17만 8,513㎡을 추가 조성, 총 면적 144만㎡이다. 2006년 1월 31일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오늘에 이른다.
국립서울현충원에는 곳곳에 안내도와 이정표가 있어 산책길 길잡이가 되어 준다. ©최용수
국립현충원 단풍 산책로 ©최용수
가을이 농익어간다. 바쁜 도심생활로 계절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면 가까운 국립서울현충원 나들이를 추천한다.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룬 현충원의 가을 풍경은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지난 70여 년 동안 정성을 다해 가꾼 수목들이 연출하는 가을 단풍은 탄성을 질러도 아깝지 않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잠든 호국영령들도 기뻐하지 않을까.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어 대한민국이 아름답습니다.” 현충문에 내걸린 문구처럼…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어 대한민국이 아름답습니다.” 현충문에 내걸린 문구처럼…
국립서울현충원 경내 산책길 안내도 ©현충안 안내물
국립서울현충원
○ 위치 : 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210
○ 교통 : 지하철 4, 9호선 동작역 3번, 8번 출구
○ 개방일시 : 정문 ·동문· 통문 5개소 연중무휴 09:00~18:00
○ 편의시설 : 편의점 및 식당 이용 가능
○ 주의사항 : 흡연·반려동물 동반·이륜차 사용·건물 내 취식 금지
○ 누리집
○ 문의 : 1522-1555, 02-811-6351~2(민원안내)
○ 교통 : 지하철 4, 9호선 동작역 3번, 8번 출구
○ 개방일시 : 정문 ·동문· 통문 5개소 연중무휴 09:00~18:00
○ 편의시설 : 편의점 및 식당 이용 가능
○ 주의사항 : 흡연·반려동물 동반·이륜차 사용·건물 내 취식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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