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의 어머니와 아들이 잠든 곳, 영휘원·숭인원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4.07.01. 09:16

수정일 2024.07.01. 14:38

조회 590

영휘원·숭인원 입구 ⓒ김수정
영휘원·숭인원 입구 ⓒ김수정

동대문구에 위치한 영휘원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의 어머니 순헌황귀비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그녀의 손주인 원손 이진의 무덤 숭인원도 나란히 있다.

왕과 왕후, 황제와 황후의 무덤은 '능'이라 하고, 왕의 후궁이나 종친과 왕세자와 왕세자빈, 황태자와 황태자비의 무덤은 '원'이라고 한다. 영휘원과 숭인원은 왕릉은 아니지만 사적으로 문화재청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영휘원 ⓒ김수정
영휘원 ⓒ김수정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섰다. 먼저 영휘원으로 향했다.

홍살문을 지나 어로를 따라 정자각에 도착했다. 정자각 내부에는 기신제에 사용하는 상이 있고, 입구에는 기신제 진설도와 차례가 적혀 있는 안내판이 있다. 순헌황귀비 기신제는 매년 7월 20일에 진행된다고 한다.
영휘원 비각 ⓒ김수정
영휘원 비각 ⓒ김수정

정자각 옆으로 비각이 있고, 안에는 1911년 순헌황귀비가 세상을 떠나고 세운 표석이 있다. 대한제국 1대 고종 황제의 후궁순헌황귀비 엄씨는 철종 5년(1854)에 엄진삼의 딸로 태어나 기미년(1859)에 입궁했다.

광무 1년(1897)에 영친왕을 낳았고, 광무 7년(1903)에 황귀비로 책봉되었다. 신교육에 관심을 두어 양정의숙과 진명여학교, 숙명여학교의 설립을 도왔다.
정자각과 봉분 ⓒ김수정
정자각과 봉분 ⓒ김수정

정자각 뒤로는 멀리 봉분이 보인다. 사적으로 보호되고 있기에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지만, 몇 가지의 석물과 호석, 담장인 곡장을 볼 수 있다. 

원은 능에 비해 규모와 석물의 수에 제한이 있다고 한다. 멀리서 봐도 석물의 수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재실과 전사청 ⓒ김수정
재실과 전사청 ⓒ김수정

영휘원 옆으로는 기신제를 준비하는 재실과 전사청도 따로 세워져 있다. 재실 내부로 들어가 볼 수도 있는데, 평소에는 딱히 사용하지는 않는 듯 방만 덩그러니 있다. 

조용하고 한적해서 마루에 앉아 잠시 쉬었다. 벽만 넘으면 큰 도로변인데도 복잡한 시내에서 벗어난 기분이 든다. 
어정 ⓒ김수정
어정 ⓒ김수정

영휘원에서 숭인원으로 향하는 길에 작은 우물을 보았다. 임금에게 올릴 물을 긷는 어정이다. 기신제를 지내기 위해 왕이 행차하면 마실 우물을 팠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우물을 사용할 수 있는 왕은 더 이상 없었다.
숭인원 ⓒ김수정
숭인원 ⓒ김수정

우물을 지나 숭인원에 도착했다. 역시 조선 시대 원소 제도에 맞게 홍살문, 정자각, 비각이 조성되어 있다. 봉분 주변의 호석과 석양은 생략했다고 한다. 역시나 가까이서 볼 수는 없다.

숭인원은 영친왕의 첫째 아들인 원손(왕세자의 맏아들) 이진의 무덤이다. 1921년 일본에서 태어났으나, 다음해에 세상을 떠나 순종 황제의 명으로 할머니 옆에 묻히게 되었다.
백송과 소나무들 ⓒ김수정
백송과 소나무들 ⓒ김수정

영휘원과 숭인원은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많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조용하고 시원하다. 단풍이 아름답다는 복자기, 군복처럼 얼룩덜룩한 백송 등 종류도 다양하다. 나무에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기도 하고 QR코드가 있어 정보를 찾아볼 수도 있다.
휴식하는 시민들 ⓒ김수정
휴식하는 시민들 ⓒ김수정

나무 그늘에 있는 벤치마다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체험 학습을 나온 가족도 만날 수 있었고, 역사를 공부하기에도 좋지만 자연 학습 장소로도 제격이다.

영휘원과 숭인원 바로 옆에는 세종대왕기념관도 있어 함께 둘러보면 더욱 알찬 체험 학습 시간이 될 듯하다.
관람 안내 ⓒ김수정
관람 안내 ⓒ김수정

영휘원·숭인원

○ 위치 : 서울시 동대문구 홍릉로 90
○ 교통 : 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수인분당선 청량리역 2번 출구에서 884m
○ 요금 : 대인(만25세~만64세) 1,000원 / 만24세 이하 청소년·만65세 이상 어르신 무료
○ 운영시간 : 09:00~17:30(11~1월) / 09:00~18:00(2~5월, 9~10월) / 09:00~18:30(6~8월)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문의 : 02-962-0556

시민기자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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