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서울시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 타고 훈련 잘 받았습니다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4.06.17. 12:20

수정일 2024.06.17. 17:02

조회 903

“충성,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군복을 벗고 받은 전역증. 기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기에 전역증이 아닌 병역증을 받았지만, 두 개의 증서 모두 길었던 병역을 성실히 이행한 뒤 받는 하나의 징표다. 병역증을 손에 쥐고, 이제 군복을 입을 일이 없다고 외쳤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회복무요원과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이들에게, 6년 동안 기다리고 있는 ‘예비군 훈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예비군은 지난 1968년, 1·21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와대 앞까지 침투했던 북한의 무장 공비에 맞서 예비군 창설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동년 향토예비군이 창설되며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예비군은 전역 후 8년 동안 편성되며, 훈련은 전역 후 6년까지 받는다. 그래서 흔히 예비군 훈련을 6년 동안 받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예비군 훈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직접 군부대에 입영해 훈련받는 ‘동원 훈련’과 거주지 인근 예비군 훈련대에서 받는 ‘동미참 훈련’이다. 동원 훈련은 병무청이 각 군부대와 함께 버스를 운영해 편하게 훈련 받지만, 동미참 훈련은 개인이 알아서 예비군 훈련대에 입소해야 한다.
예비군 훈련을 받기 전, 입소를 준비하는 예비군들 ⓒ조수연
예비군 훈련을 받기 전, 입소를 준비하는 예비군들 ⓒ조수연

이로 인한 불편함은 꽤 심각했다. 기자 역시 올해 예비군 훈련 4년차로서, 서울 거주 지역예비군 훈련장 중 한 곳인 박달 예비군 훈련대에서 훈련을 받았다. 서울의 경우 서초와 박달, 노고산, 금곡에 있는 예비군 훈련대에서 훈련을 받는다. 문제는 훈련장이 서울 외곽에 있다는 점이다. 새벽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며, 예비군 훈련대까지 가는 버스가 없어 일부는 택시를 타고 예비군 훈련대까지 가곤 한다.

그래서 서울시는 작년 10월, ‘서울특별시 예비군 훈련장 수송 버스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올해부터 모든 지자체와 수도방위사령부에 수송 버스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에 주소를 둔 지역예비군으로, 제52사단(서초, 박달)과 제56사단(노고산, 금곡) 훈련 대상자면 무료로 버스에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예비군법에서 보장된 예비군 이동권(예비군 훈련장 교통편 지원) 보장이 현실화된 사례다. ☞ [관련 기사] 서울 예비군, 훈련장까지 무료 직행버스 탄다…3월 4일부터

전국 최초로 지자체에서 지역예비군의 이동권을 위한 수송 버스 지원. 어떻게 신청할 수 있으며, 직접 이용해 본 후기는 어떨까? 6월 3일부터 7일까지 박달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은 기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서울시 지역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 신청부터 후기까지 자세히 소개하려 한다.
멋진 예비군과 함께하는 훈련. ⓒ조수연
멋진 예비군과 함께하는 훈련. ⓒ조수연

자치구 누리집에서 직접 신청하는 예비군 훈련장 수송 버스

서울시 지역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자치구 누리집에서 직접 신청한다. 먼저 예비군 소집통지서를 확인한 다음, 자치구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우선 해당 날짜를 확인한다. 동미참 훈련의 경우 하루부터 4일까지 혼재돼 있는데, 만약 4일 모두 예비군 수송 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각각 신청하면 된다. 그래서 기자는 6월 3일, 4일, 5일, 7일 날짜별로 각각 신청했다.

날짜를 확인했으면, 출발 지역을 확인한다. 동작구의 경우 3개의 노선을 운영했다. 예비군의 편의를 위해서다. ▴대방역과 노랑진역 사이의 유한양행 본사에서 출발, 상도역을 거쳐 박달 예비군 훈련대로 가는 1번 노선과 ▴대방역, 보라매병원, 대림성모병원울 거쳐 박달 예비군 훈련대로 가는 2번 노선, ▴흑석동과 남성역, 이수역을 거쳐 박달 예비군 훈련대로 가는 3번 노선이 있었다.
자치구 누리집에서 예비군 훈련장 무료 수송 버스를 신청할 수 있다. ⓒ동작구청
자치구 누리집에서 예비군 훈련장 무료 수송 버스를 신청할 수 있다. ⓒ동작구청
훈련일이 4일이라면 각각의 날짜를 모두 신청해야 한다. ⓒ동작구청
훈련일이 4일이라면 각각의 날짜를 모두 신청해야 한다. ⓒ동작구청

이렇게 노선을 세분화하니, 예비군들은 집 앞을 지나는 버스를 선택할 수 있어 편리하다. 기자 역시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 정류장이 있어, 고민할 필요 없이 선택했다.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를 신청하고 나면 신청이 완료됐다는 문자가 온다.
예비군 수송 버스 신청 완료 화면이 뜬다. ⓒ동작구청
예비군 수송 버스 신청 완료 화면이 뜬다. ⓒ동작구청

조기 퇴소 예비군을 배려하는 수송 버스 운영

수송 버스는 입소 마감인 9시보다 일찍 도착했다. 평균 8시 30분~40분 사이에 도착했는데, 예비군 훈련의 경우 입소 순서대로 퇴소가 진행되기에 빨리 퇴소하기 위해서는 일찍 도착해야 한다. 9시에 맞춰 도착하지 않고, 20~30분 정도 여유 있게 도착한다는 점이 좋았다.
상도역 앞에 정차 중인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 ⓒ조수연
상도역 앞에 정차 중인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 ⓒ조수연

예비군을 배려한 수송 버스 운영이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퇴소할 때다. 현재 예비군 훈련은 조기 퇴소를 시행하고 있다. 본래는 18시에 퇴소를 진행하지만, 모든 훈련에 합격한 분대는 16시에 조기 퇴소가 진행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먼저 온 예비군부터 조기 퇴소가 진행된다. 따라서 빠르면 16시에 바로 조기 퇴소를 할 수 있게 된다.

기자가 이용한 예비군 수송 버스는 원래는 16시 40분에 출발해야 하지만, 16시 조기 퇴소 예비군을 위해 인원이 모두 탑승하면 바로 출발했다.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예비군들을 배려한 것이다. 더운 날, 버스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편하게 집에 올 수 있었다.
조기 퇴소로 발걸음이 가벼운 예비군들 ⓒ조수연
조기 퇴소로 발걸음이 가벼운 예비군들 ⓒ조수연

예비군 훈련장 수송 버스에 탑승한 예비군들의 반응은?

올해 예비군 훈련의 화두는 서울시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였다. 수송 버스를 알고 탑승한 예비군과 이에 대한 정보가 없어 신청하지 못한 예비군도 있었다. 첫 시행으로 인해 아직은 많은 예비군이 수송 버스의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무료 수송 버스를 이용한 예비군, 그리고 이용하지 못한 예비군들은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전했다.
버스에서 내려 예비군 훈련대로 향하는 예비군들. ⓒ조수연
버스에서 내려 예비군 훈련대로 향하는 예비군들. ⓒ조수연

“자치구 누리집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이 귀찮았지만, 신청 과정은 편했어요. 그리고 여러 노선으로 운영하니까, 예비군 버스 정류장까지 멀리 갈 필요도 없었어요. 작년에는 더운 날 퇴소하고 나서 버스를 수십 분씩 기다렸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정말 편하죠. 저는 입소보다 퇴소 후 예비군이 한 버스에 몰려 타지 않아도 돼서 좋아요.”

“박달은 안양역에서 버스를 꽤 기다려야 하고, 안양역에서도 20분 넘게 걸려요. 항상 9시 맞춰서 입소했는데, 서울에서 바로 박달까지 오니까 편하기도 하고, 빠르기도 하고. 그리고 출근길에 껴서 올 필요가 없어서 체력적인 소모가 덜하고, 스트레스도 안 받는 것 같아요. 작년에 예비군 훈련 가는 길에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았었거든요.”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있었다면 당연히 신청해서 탔을 것 같아요. 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받을 때 함께 안내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모든 지역예비군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예비군 훈련장 무료 수송 버스는 예비군의 이동권을 보장한 좋은 사례다. ⓒ조수연
예비군 훈련장 무료 수송 버스는 예비군의 이동권을 보장한 좋은 사례다. ⓒ조수연

30도를 넘기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지금. 예비군 훈련을 위해 군복을 입고 집을 나서는 예비군을 위한 서울시의 예우,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를 직접 이용해보니 정말 편했고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더 많은 예비군이 서울시의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예비군 훈련 소집 안내 때 함께 홍보했으면 좋겠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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