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주택·모아타운, 재개발과 달라요! 10년 후 우리동네 밑그림을 그립니다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4.04.26. 15:42

수정일 2024.05.08. 18:54

조회 25,946

서울시민기자 콕파원

서울정책 ‘콕’ 짚어 알려 드립니다!
‘콕파원’ - 서울주택 편 ⑤모아주택·모아타운

알쏭달쏭 한 번쯤 들어는 본 거 같은데 정확하게 어떤 서울시 사업인지 잘 모르시겠나요? 좋은 서울시 정책인 줄은 알겠는데, 나도 대상자가 되는지 자세히 알고 싶으신가요? 이럴 때 서울시 주요 정책을 '콕' 짚어 알려드리는 시민기자 '콕파원'이 달려 갑니다!
서울시는 오래된 다가구, 다세대주택이 밀집돼 있으나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를 새롭게 정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아주택·모아타운 사업을 지원해 드리고 있는데요,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정확하게 어떤 사업인지, 재개발과는 무엇이 다른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궁금하셨죠? 이번 시간에는 모아주택·모아타운 관련 전문가 및 담당자를 만나 모아주택·모아타운에 대한 오해와 사실을 풀어보겠습니다.
모아주택은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에 새롭게 집을 짓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되어 준다. ⓒ서울시
모아주택은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에 새롭게 집을 짓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되어 준다. ⓒ서울시

서울의 구도심이 주택정비사업으로 그 모습이 변하고 있다. 강북구 번동이 그렇다. 우이천이 인접한 이곳은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녹지가 거의 없는 동네다. 이 일대에서 현재 다섯 개의 모아주택(가로주택정비형)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2026년까지 1,262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중랑구 면목동도 번동과 같이 노후 다가구와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이다. 2022년 12월 모아타운으로 지정되어 현재 6개소에서 모아주택(가로주택정비형)사업이 진행 중이며, 2027년까지 1,142세대의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부족했던 지하주차장과 녹지비율 향상 등 전반적인 주거환경 개선 또한 이뤄질 계획이다.

이웃과 주차 문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원이 있는 좋은 동네에서 살고 싶은 소망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도서관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언제든지 책을 빌려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운동할 수 있는 시설까지 집에서 5분 안의 거리라면 일상이 윤택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을 때면 내 집에 대한 꿈이 더 간절해지기도 한다. 주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정확한 내용과 진행상황을 아는 사람은 또 많지 않은 모아주택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알아보자.
오래된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하고, 
주차가 어려운 좁은 골목길 동네 대신 
공원과 도서관 가까운 새 집에서 살고 싶다면?
모아주택·모아타운이 해법이 될 수 있을까? 
모아주택은 다가구와 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함께 개별 필지를 모아 양질의 주택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다. ⓒ김은주
모아주택은 다가구와 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함께 개별 필지를 모아 양질의 주택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다. ⓒ김은주

모아주택, 재개발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에겐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이라는 용어가 더 익숙하지만, 최근 서울시 주택정책인 모아주택·모아타운이 뉴스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미 면목동과 번동은 모아주택 사업이 시작되었다.

아파트가 많아 보이는 서울이지만, 서울의 전체 주거지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은 저층주거지다. 저층주거지 중 약 80% 이상이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마땅한 정비방안 없이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런 지역의 공통적 특징은 좁은 필지에 다세대, 다가구주택이 과밀 개발되어 있어 주민들이 쉴 곳이 없고, 주차난이 심각해 주민 갈등과 분쟁도 매우 잦을 뿐만 아니라 화재 등 재난에도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번동은 모아타운으로 지정되어  2025년까지 1,262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시
번동은 모아타운으로 지정되어 2025년까지 1,262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시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이라는 제도를 활용하여 소규모 필지를 모아 계획적으로 공동개발하는 모아주택과, 모아주택에 도로와 공원이라는 기반시설 개선 등에 관한 계획을 포함하는 모아타운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모아주택은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노후 주거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정비하고 기존 도시의 지리적 맥락을 고려하면서도 도시환경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새로운 접근이다. 재개발은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일대를 전면 철거하고 개발하는 방식인데, 모아타운은 신축과 구축 건축물이 혼재되어 있고, 그 안에서 정비를 원하는 지역을 모아주택 사업으로 정비하고 정비를 원하지 않는 지역은 그대로 존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한 차이가 있다.

재개발은 공익사업이므로 도로와 임대주택, 공원과 같은 공공기여 계획이 의무적으로 포함되나, 모아주택은 민간사업이므로 임대주택을 포함한 공공기여 계획 등은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것도 다른 점이다.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위원회 신중진 위원은 서울이 도시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주거환경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은주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위원회 신중진 위원은 서울이 도시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주거환경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은주

서울시의 도시주택 정책 수립과 추진에 오랜 기간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위원회 위원이자 성균관대학교 건축학부 신중진 교수는 “서울에 있는 수많은 ‘집’을 정비하는 방법에는 재개발 재건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만큼 다양한 종류의 정비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소규모정비사업의 개념이 생겨난 것은 2007년 경이었다. ‘뉴타운, 재개발이 이대로 좋은가’에 대한 고찰에서 비롯된 것이 모아타운이었다.

모아주택의 최고의 핵심은 소규모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주택과 상가 등 소유형태가 다양해지고, 신축·구축이 혼재된 지역은 대규모로 획일적인 전면 철거로 진행되는 재개발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죠. 이런 곳에 필지 단위의 지역맞춤형 소규모정비 방식인 모아주택·모아타운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모아타운 안에서는 모아주택을 통해 정비하는 주택과 그대로 남아있는 다른 주택들이 함께 존재한다. ⓒ서울시
모아타운 안에서는 모아주택을 통해 정비하는 주택과 그대로 남아있는 다른 주택들이 함께 존재한다. ⓒ서울시
모아타운은 정비구역이 아닌, 
장기적인 도시계획의 밑그림을 그려주는 계획입니다. 
그 안에서 모아주택으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는 것이죠.

모아타운은 재개발 사업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모아타운을 재개발과 동일하게 이해하는 오류를 범한다.

모아타운은 그 일대의 앞으로의 10년 혹은 그 후의 미래의 도시계획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다. 모아타운 안에서 정비를 ‘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시기’에 모아주택을 추진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모아주택을 하고 싶어 하고, 할 수 있는 곳은 빨리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그래서 모아타운 계획은 계속 수정되고, 바뀔 수 있다.

토지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요구는 그들의 수만큼 다양하다. 그들의 목소리를 획일화된 재개발로는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정비를 해보자는 것이 모아타운의 개념이다.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닌, 모아타운이라는 도로, 공원, 사업계획 등이 담긴 관리계획 안에서 원하는 이들만이 모여 모아주택을 만들고 정비하는 것을 추구한다.
면목동 모아주택 조감도 모형을  보면 존치상가와 모아주택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은주
면목동 모아주택 조감도 모형을 보면 존치상가와 모아주택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은주

모아주택 A부터 Z까지 궁금증 총정리

여전히 궁금한 사항이 많은 모아주택·모아타운에 대해 서울시 주택정책실 김지호 모아주택계획팀장에게 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모아주택과 모아타운의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주민이나 일반 시민들에게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이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A. 획일적인 도시 개발 방식이나 난개발과 달리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고려하고 도시의 발전에 있어 보다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 환경을 더 쾌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많은 주택들이 노후화되어 거주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으나,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별다른 정비 방안이 없이 방치되어 있는데요. 그러한 주택들을 정비하고 주변환경을 개선하여 거주자와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에서 서울시민에게 필요하면서도 중요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시범사업으로 번동·면목동 모아타운이 각각 사업시행계획인가와 통합심의를 통과했습니다. 계획 수립 시 주안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A. 번동과 면목동은 노후 저층 주거지가 밀집되어 정비가 필요한 곳으로, 기존 주도로와 보행로를 유지하되 도로의 폭을 확장하고 공원과 주차장을 설치해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모아타운 안에서 여러 개의 필지를 모아 모아주택을 계획하고 저층부 커뮤니티 활성화 시설을 설치하여 주거지를 정비하면서도 길거리와 골목길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지역 사회의 활동성을 촉진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지역 사회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과 소통을 증진시키고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모아주택과 모아타운에 관한 계획을 심의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보시는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A. 관계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동의율을 갖춰 사업으로 이어지는 곳이 있는 반면에, 사업이 안 되는 지역이 혼재되는 특징이 있으므로 기존 도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사업이 안 되는 지역의 편의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주변지역의 미치는 경관, 일조 등 주거환경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면목동은 모아타운으로 개발돼 주차장과 녹지, 커뮤니티 시설들이 생겨나 주민 일상이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면목동은 모아타운으로 개발돼 주차장과 녹지, 커뮤니티 시설들이 생겨나 주민 일상이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Q. 모아주택의 사업 종류와 사업별 특징은 무엇인가요?
A. 모아주택은 법에 따라 가로주택, 자율주택, 소규모재건축, 소규모재개발이라는 네 가지 종류의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먼저 가로주택은 기존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특징을 가진 사업입니다. 자율주택은 가장 규모가 작은 사업으로 단독, 다세대, 연립주택을 스스로 개량하거나 건축하는 사업입니다. 소규모재건축은 도로 등 정비기반시설이 비교적 양호한 지역에서 소규모로 공동주택을 재건축하는 사업입니다. 소규모재개발은 역세권과 준공업지역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소규모로 주거환경 또는 도시환경을 개선하고자 할 때 시행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모두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에 따라 조합 등을 설립하여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개발규모, 기존 주거환경과 위치 등 개별 요건을 고려하여 다양한 사업 방식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Q. 모아타운과 모아주택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며, 꼭 알아야 할 유의사항은 무엇인가요?
A. 모아타운의 장점은 획일적인 도시 개발방식이나 난개발과 달리 신축, 구축 건축물이 혼재되어 있는 지역에서 정비가 필요하여 주민들이 사업을 원하는 구역만 정비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습니다. 도로 등을 포함하여 기존에 지역이 가지고 있던 특성과 도시의 맥락을 고려하여 개선하는 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보다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또한 모아주택은 과밀 개발된 소규모 필지들을 모아 계획적으로 공동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개발할 때에는 계획하기 어려운 지하주차장, 녹지, 주민공동시설과 같은 계획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기존 정비사업보다 절차를 간소화했기 때문에 사업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주요한 장점입니다.
다만 모아주택·모아타운은 일대를 전면적으로 철거하여 대규모 개발을 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재개발정비사업보다 사업성이 낮을 수 있고, 기존 도로 등 기존 지역이 가지고 있는 현황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어려워 계획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강남3구 주민들이 원주민들의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모아타운을 반대하는데 재산권 침해가 있을 수 있나요?
A. 모아타운 내에서 동의율을 갖춰 모아주택 사업으로 이어지는 방식인데, 모아타운으로 선정되면 대상지 전체가 재개발이 된다는 잘못된 정보와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상가 및 다가구주택 소유자들은 임대수익이 보장되어 있어 정비사업을 할 경우 임대수익이 없어지는 자체를 재산권 침해라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지역은 사업추진에 대한 주민동의률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서울시 김지호 모아주택계획팀장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의 새로운 정비모델인 모아주택을 통해 양질의 주택을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은주
서울시 김지호 모아주택계획팀장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의 새로운 정비모델인 모아주택을 통해 양질의 주택을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은주

서울시 김지호 모아주택계획팀장은 “서울이라는 도심의 다양한 소유 형태가 있고 그에 따라 원하는 바가 다양하기에 획일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모아주택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충분한 인센티브와 행정적 지원을 통해서 주거지를 정비하고 주차난과 부족한 녹지시설을 해결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다만 이것을 재개발로 오해해서 쫓겨 나가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은 변화가 있을 수 있게 많은 홍보를 하겠습니다. 각 지역의 주민들이 모아주택과 모아타운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조합에 대한 설립 안내 및 모아주택·모아타운 아카데미를 비롯한 다양한 설명회도 곧 개최할 것입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모아주택은 정비계획이 아닌 미래의 목표 이미지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모은 것이다. 모아주택을 통해 서울의 주거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지분 쪼개기 등과 같은 투기세력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것이다. 모아주택을 통해 그동안 마땅한 정비방안이 없었던 저층주거지의 환경이 개선되어 살기 좋은 동네, 자랑하고 싶은 동네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모아주택·모아타운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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