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 카펫' 앞에서 사진도 찍고, 내 손으로 '풀꽃 도감'도 그리고

시민기자 김도연

발행일 2024.04.23. 14:17

수정일 2024.04.23. 14:18

조회 1,500

벚꽃이 벌써 져서 아쉬움도 잠시, 벚꽃보다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꽃들이 이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식물원에는 15만 송이의 튤립과 수선화가 만개했다. 빨강, 노랑 등 형형색색의 튤립이 마치 고운 비단을 펼쳐놓은 듯, 활짝 피었다. 보자마자 '놀랍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튀어나왔다.
서울식물원에 튤립이 활짝 피었다. ©김도연
서울식물원에 튤립이 활짝 피었다. ©김도연
산책로를 따라 꽃들을 감상하다 보면 일상의 시름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김도연
산책로를 따라 꽃들을 감상하다 보면 일상의 시름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김도연

서울 최초의 도시형 식물원인 서울식물원은 ▴열린숲 ▴호수원 ▴주제원 ▴습지원 4개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호수원 주변 산책로를 따라 지난 겨울 식재한 튤립이 알록달록 꽃을 피웠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바라만 봐도 흐뭇하게 미소 지어지는 꽃의 정원에서 황홀함마저 느껴진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김도연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김도연
튤립뿐 아니라 아네모네도 활짝 피었다. ©김도연
튤립뿐 아니라 아네모네도 활짝 피었다. ©김도연

서울식물원의 특별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화사한 튤립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그 옆에 무심한 듯 수수하게 핀 풀꽃들 덕분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책로 곳곳에 손톱만 한 크기의 봄까치, 민들레 같은 풀꽃들이 존재한다. 이렇듯 세심히 보지 않으면 지나쳤을 풀꽃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여 직접 참여해 봤다.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길가에 피어난 풀꽃 ©김도연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길가에 피어난 풀꽃 ©김도연

서울식물원에서 운영하는 ‘한뼘 풀꽃도감’식물원 내에 서식하는 풀꽃을 관찰하고 직접 그려보는 생태 환경 프로그램이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에서 사전 예약한 후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를 방문했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에서 하차 후 아까 본 튤립 길을 가로질러 15분 정도 걸으면 식물문화센터에 도착한다.
서울 최초의 도시형 식물원인 서울식물원 ©김도연
서울 최초의 도시형 식물원인 서울식물원 ©김도연
식물문화센터에는 세계 12개 도시 식물이 전시된 온실을 비롯해 식물전문도서관과 강의실 등이 있다. ©김도연
식물문화센터에는 세계 12개 도시 식물이 전시된 온실을 비롯해 식물전문도서관과 강의실 등이 있다. ©김도연

‘한뼘 풀꽃도감’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숲 해설사와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착석하니, 풀꽃 그림 카드와 확대경(루페), 채집통, 색연필이 준비되어 있었다. 프로그램은 풀꽃 이름과 생김새를 학습한 후 직접 채집하고 그림을 그려보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한뼘 풀꽃도감’은 식물문화센터 2층 강의실(진달래방)에서 진행되었다. ©김도연
‘한뼘 풀꽃도감’은 식물문화센터 2층 강의실(진달래방)에서 진행되었다. ©김도연
풀꽃의 사진과 이름, 특징이 적혀 있는 그림 카드 ©김도연
풀꽃의 사진과 이름, 특징이 적혀 있는 그림 카드 ©김도연

가장 먼저 10여 종에 달하는 풀꽃의 이름과 특징을 알아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봄까치, 봄맞이, 점나도나물, 배암차즈기 등 난생처음 알게 된 풀꽃 이름도 있었다. 평소 모르고 지나쳤던 풀이었는데, 그 속에 여러 종류가 있고 각기 다른 예쁜 이름을 지니고 있다니, 새삼 놀라웠다.
강의실 밖으로 나가 풀꽃을 직접 관찰하고 있다. ©김도연
강의실 밖으로 나가 풀꽃을 직접 관찰하고 있다. ©김도연

“와, 이게 봄맞이구나!”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 풀꽃 이름을 하나하나 맞춰 봤다. 쪼그리고 앉아 확대경으로 세심하게 관찰하니 잎과 줄기, 촘촘히 난 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잎이 세 개인지 네 개인지, 열매가 달렸는지, 맛은 씁쓸한지 오감을 이용해 살펴봤다. 이렇게 초록 풀을 만지고 또 바라보니 눈이 탁 트이고 맑아지는 듯했다. 평소 스마트폰 속 활자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이 얼마나 피로감을 느꼈을지 새삼 실감했다.
프로그램 참가자에 한해 풀꽃을 자유롭게 만지고, 채집할 수 있다. ©김도연
프로그램 참가자에 한해 풀꽃을 자유롭게 만지고, 채집할 수 있다. ©김도연
'봄맞이'는 꽃잎이 5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 개의 꽃부리가 깊게 갈라진 것이다. ©김도연
'봄맞이'는 꽃잎이 5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 개의 꽃부리가 깊게 갈라진 것이다. ©김도연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풀꽃을 들고 강의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뼘 풀꽃도감 종이 위에 연필과 색연필을 이용해 풀꽃을 그렸다. 한 시민 참가자는 할미꽃을, 다른 참가자는 봄맞이를 고르는 등 각양각색의 그림 소재가 등장했다. 한편 배암차즈기는 배춧잎과 닮은 식물인데, 깨끗이 씻은 후 어떤 맛이 나는지 씹어 보기도 했다. “씁쓸해요”, “향수 맛이 나요”와 같이 참가자들의 다양한 반응도 엿볼 수 있었다.
직접 채집해 온 풀꽃을 그리고 있다. ©김도연
직접 채집해 온 풀꽃을 그리고 있다. ©김도연
나만의 '한뼘 풀꽃도감'을 완성했다. ©김도연
나만의 '한뼘 풀꽃도감'을 완성했다. ©김도연

이렇게 '한뼘 풀꽃도감' 프로그램은 수요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에서 접수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인당 1,000원으로 부담 없다. 한편, 서울식물원 내 튤립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 공간은 입장료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시간 내서 한 번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한뼘 풀꽃도감' 체험 프로그램

○ 기간 : 2024. 4.3~27.
○ 장소 :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2층 진달래방
○ 일시 : 수‧토요일 10:00~11:30
○ 대상 : 일반 성인, 어린이 동반 가족
○ 비용 : 1인당 1,000원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바로가기
○ 문의 : 02-2104-9797

서울식물원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로 161
○ 교통 : 지하철 마곡나루역 3‧4번 출구 연결, 양천향교역 8번 출구 하차 후 도보 10분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30~18:00
○ 휴무 : 월요일
누리집
○ 문의 : 02-2104-9716

시민기자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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