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 '포인세티아'와 함께하는 미리 크리스마스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3.11.20. 13:56

수정일 2023.12.13. 16:28

조회 2,345

따뜻한 꽃소식을 따라 서울식물원으로 향했다. 서울식물원 전시온실 로마광장에서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꽃, ‘포인세티아전: 겨울의 축복’11월 30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온실에 들어서자 초입에서부터 포인세티아가 환영 인파 같았다. 정말 다양한 꽃들이 저마다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보던 포인세티아와는 꽤 다른 품종들도 많이 보였다. 꽃의 크기와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붉은색은 물론이고 녹색과 살구색도 있었다. 시민들도 낯선 꽃들을 무척 신기해하며 반겼다.
‘포인세티아전’에서는 붉은 색뿐 아니라 다양한 색깔의 포인세티아를 만날 수 있다. ⓒ이선미
‘포인세티아전’에서는 붉은 색뿐 아니라 다양한 색깔의 포인세티아를 만날 수 있다. ⓒ이선미

전시장인 지중해관에 들어서서 가장 처음 만난 곳은 '바르셀로나 지역'이었다. 알람브라 궁전처럼 어여쁜 분수가 솟아나는 작은 정원에도 포인세티아가 장식됐다. 플라멩코 무희를 예쁘게 표현해 놓은 벽도 시선을 끌었다.

포인세티아는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포엽이 붉게 물들어 꽃처럼 보인다. 날이 추워지는 크리스마스 즈음에 꽃이 피다 보니 미국과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장식하는 꽃이 되었다. 곧바로 크리스마스가 연상되는 꽃이다.
알람브라 궁전 같은 작은 정원에도 포인세티아가 장식됐다. ⓒ이선미
알람브라 궁전 같은 작은 정원에도 포인세티아가 장식됐다. ⓒ이선미
플라멩코를 연상시키는 장식 주변에도 포인세티아가 어우러진다. ⓒ이선미
플라멩코를 연상시키는 장식 주변에도 포인세티아가 어우러진다. ⓒ이선미

많은 꽃들이 그런 것처럼 포인세티아도 꽃처럼 보이는 것이 꽃이 아니다. 정작 꽃은 잎 가운데에 있다. 포인세티아의 구조와 품종에 대한 사진과 설명이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전시관 중 '로마 지역'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분수 조형물과 수많은 포인세티아로 곳곳이 포토존이 되었다. 계단 주변도 근사하게 꾸며져 어디서 찍어도 인생샷이 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포인세티아의 구조와 품종을 알려주는 안내문 ⓒ이선미
포인세티아의 구조와 품종을 알려주는 안내문 ⓒ이선미
포인세티아로 장식한 분수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로마 지역은 곳곳이 포토존이 되었다. ⓒ이선미
포인세티아로 장식한 분수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로마 지역'은 곳곳이 포토존이 되었다. ⓒ이선미

지중해관에는 경사로가 있어서 휠체어나 유아차 이용자들도 많이 보였다. 경사로를 따라 접어드니 고대 그리스의 암포라가 듬성듬성 놓인 꽃밭에도 포인세티아가 함께하고 있었다. 

포인세티아 뒤로는 고대 그리스의 코린트 양식 기둥이 서 있었다. 줄기가 굵은 올리브나무도 여러 그루 잘 자라고 있어서 마치 지중해의 어디쯤을 걷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오래돼 보이는 암포라와 우아한 색상의 포인세티아가 잘 어울린다. ⓒ이선미
오래돼 보이는 암포라와 우아한 색상의 포인세티아가 잘 어울린다. ⓒ이선미
코린트 양식 기둥 앞으로도 다양한 포인세티아가 자리하고 있다. ⓒ이선미
코린트 양식 기둥 앞으로도 다양한 포인세티아가 자리하고 있다. ⓒ이선미
서울식물원에는 오래된 올리브나무도 자란다. ⓒ이선미
서울식물원에는 오래된 올리브나무도 자란다. ⓒ이선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이스탄불 지역'이 나왔다. 따로 방을 만들어 좀 더 내밀한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포인세티아가 톱카프 궁전 같은 화려한 모자이크 창을 더 멋지게 꾸며 주었다.
'이스탄불 지역'에서는 포인세티아와 모자이크 창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선미
'이스탄불 지역'에서는 포인세티아와 모자이크 창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선미

14개 품종 500개체가 전시되고 있다 보니 곳곳이 찬란했다. 서울식물원에서 꽃을 전시하는 건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전시는 특별히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하고 재배한 포인세티아 품종들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16일과 17일에는 국내 육성 포인세티아 우수 품종과 새로 만든 계통을 소개하는 평가회도 열리는 중이었다. 평가회에는 총 34품종이 출품됐는데, 포엽 색과 형태, 수형 등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설문조사는 생산자와 유통업자, 플로리스트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떤 품종을 선호하는지를 물었다. 설문지를 든 시민들이 꽤 진지했다. 다섯 개의 스티커를 가장 마음에 드는 품종에 붙이라고 했는데,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고 있는 포인세티아를 만나 보는 평가회도 열렸다. ⓒ이선미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고 있는 포인세티아를 만나 보는 평가회도 열렸다. ⓒ이선미
한 시민이 평가회에 나온 품종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이선미
한 시민이 평가회에 나온 품종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이선미

수십 년 동안 포인세티아를 재배해온 생산자도 시민들에게 포인세티아에 대해 안내를 해 주었다. 이 꽃들 가운데는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품종도 있었다. 이런 기회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정식으로 이름도 생기고 재배를 활성화한다고 한다.

안내를 통해 시장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만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수고가 있었는지를 새삼 알게 되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8년 3%였던 우리나라 포인세티아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49.1%가 되었고, 올해는 거의 절반 수준에 이를 거라고 한다. 많은 외래 꽃들이 들어오는 가운데 우리나라 포인세티아가 이렇게 많이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공 같은 형태를 가져서 각각 ‘스노우볼’, ‘슈가볼’, ‘레드볼’이라는 이름을 얻은 포인세티아 ⓒ이선미
공 같은 형태를 가져서 각각 ‘스노우볼’, ‘슈가볼’, ‘레드볼’이라는 이름을 얻은 포인세티아 ⓒ이선미
포엽 형태가 장미 같은 이 꽃들도 포인세티아다. ⓒ이선미
포엽 형태가 장미 같은 이 꽃들도 포인세티아다. ⓒ이선미
포인세티아 ‘불꽃’과 ‘슈가볼’의 꽃.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다. ⓒ이선미
포인세티아 ‘불꽃’과 ‘슈가볼’의 꽃.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다. ⓒ이선미

자연 속에서 느끼는 놀라움과 기쁨을 간직하며 사는 일은 언제나 필요한 것 같다. 깊어가는 가을, 비까지 내려 조금 더 스산한 식물원에서 화사한 꽃들과 나무들 속에 머문 시간은 당연히 좋았다.

포인세티아는 꿈을 꾸게 하는 꽃 같다. 아니면 꿈결 같은 꽃이라고 할까? 게다가 늘 보던 붉은색 꽃만이 아니라 각양각색 포인세티아 길을 걷는 건 정말 따뜻한 꿈길 같았다. 꽃말이 ‘축복’인 포인세티아 덕분에 얻은 힘으로 이제 따뜻한 겨울을 준비해 봐야겠다.

서울식물원에서는 2023 특별전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도 진행 중이다. 특별전은 내년 2월 25일까지 계속되는데 안내에 적힌 에머슨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이 나무들을 보고도 
조금 놀라워하다가 만다는 것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미국 사상가 겸 시인)
서울식물원에서는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 특별전도 내년 2월까지 진행 중이다. ⓒ이선미
서울식물원에서는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 특별전도 내년 2월까지 진행 중이다. ⓒ이선미

서울식물원

○ 위치 :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 '포인세티아전: 겨울의 축복'
 - 기간 : 2023.11.16. ~ 11.30.
 - 장소 : 전시온실 로마광장
○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
 - 기간 : 2023.10.19 ~ 2024.2.25.
 - 장소 : 식물문화센터 2층, 프로젝트홀2
○ 관람시간 : 09:30 ~ 17:00 (월요일 휴관)
누리집
○ 문의 : 02-2104-9716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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