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인증한 깨끗한 정육점!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은 어디?

시민기자 정지영

발행일 2024.04.12. 12:52

수정일 2024.04.12. 16:44

조회 1,548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다. ⓒ정지영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다. ⓒ정지영

자취생의 요리 패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당장 SNS에 올려도 될 만큼 요리를 즐기는 ‘혼자서도 잘해요’ 유형과, 요리에 따르는 과정(설거지, 장보기, 재료 소분 등)이 부담스러워 ‘밀키트와 배달 앱의 친구’가 되는 유형. 불행히도 요리에 소질이 없는 기자는 후자에 속한다. 장을 봐도 재료를 볼 줄 모르니, 그냥 마트에서 싼 가격의 상품을 담는다.

이런 기자에게도 가끔은 ‘그냥 고기’가 아니라 맛있는 고기를 직접 요리해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가 있다. 배고픈 퇴근길에 켠 유튜브 알고리즘이 갑자기 철판 위에서 익어 가는 스테이크를 비출 때라든가, 음식점의 메뉴판에서 너무 비싸진 외식 물가를 체감할 때라든가.

이렇게 식욕만 있고 재료 보는 눈이 없는 기자가 맘 편히 질 좋고 깨끗한 고기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내가 보는 눈이 없다면 서울시의 눈을 빌리는 방법이 있다. 바로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에 찾아가는 것이다.
서울시 식품안전정보 누리집 '먹거리 정보지도'에서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을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 식품안전정보
서울시 식품안전정보 누리집 '먹거리 정보지도'에서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을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 식품안전정보

서울시는 주택가, 전통시장 등에 위치한 소규모 축산물 판매업소 중 위생 우수 업소를 ‘우리동네 모범 정육점’으로 발굴하고 있다. 신청 업소에 대해 스마트 온도관리시스템 의무화, 라텍스 장갑 착용 의무화(목장갑 착용 금지) 등 총 20개 항목에 대해 평가해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업소를 선정한다.

작년까지 선정된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명단은 서울시 식품안전정보 누리집의 먹거리정책 중 먹거리 정보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번 등재되면 영구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자격 유지를 위한 재심사를 연 1회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시간이 지나도 안심하고 둘러볼 수 있겠다.

이 날은 먹거리 정보지도에 표시된 서울 시내 모범정육점 중 세 곳을 돌아보았다. 담우소정육(서초구), 토방한우마을(관악구), 애우축산(관악구)이 그 주인공이다.

가장 먼저 방문한 '담우소정육'은 이번 취재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된 곳으로, 가게 입구에서부터 좋은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출입구 옆에는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이라는 안내가 크게 손님을 반긴다.
서초구 담우소정육.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안내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정지영
서초구 담우소정육.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안내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정지영

가게에 들어서자 신선해 보이는 각종 고기 부위들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오랜만에 접하는 다양한 고기에 망설이고 있으니 친절한 사장님께서 말을 걸어 주었다. 다른 가게였다면 상품에 대해 잘 모르는 티를 내지 않았을 텐데, '모범정육소의 제품이라면 믿을 만하겠다'는 생각에 처음 보는 사장님께 조언을 구했다.

 “사장님, 이 둘 중에 어느 쪽이 덜 질길까요?”
 “아, 둘 중에는 아래에 있는 쪽이 더 부드러울 거예요.”
각종 고기 부위들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정지영
각종 고기 부위들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정지영
맛있어 보이는 고기에 할인 스티커까지 붙어 있으니, 들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정지영
맛있어 보이는 고기에 할인 스티커까지 붙어 있으니, 들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정지영

“사장님, 앞쪽에 붙여 놓으신 모범정육점 인증서는 어떻게 받게 되셨어요?”
“서울시에서 심사를 해서 모범식당에 인증해 주는 거예요.”
“모범정육점 인증서를 걸어 놓으면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오겠죠?”
“네, 작년인가부터 했는데 우리 구에는 둘, 셋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른 모범정육점도 이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도림천 앞의 신원시장으로 찾아가 보았다. 이곳의 모범정육점은 ‘토방한우마을’로, 방문한 날에는 문이 닫혀 있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다가가자 가게 앞에서도 잘 보이는 위치에 모범정육점 인증과 자체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토방한우마을 정육점에도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안내가 붙어 있다. ⓒ정지영
신원시장 내 토방한우마을 정육점에도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안내가 붙어 있다. ⓒ정지영

도림천을 따라 조금 걸으면 나오는 '애우축산'도 마찬가지다. 깔끔하게 진열된 고기들 앞으로 가게와 색을 맞춘 듯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좌측에는 서울시의 로고와 함께 몇 호인지까지 적혀 있다.

상가 건물 내, 시장, 주택가 등 위치와 형태는 다르지만 세 정육점 다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가게들이라면 다음 인증 유지를 위한 재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열심히 위생을 유지하시지 않을까.
'애우축산'도 자체 제작한 현수막에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표시를 해 두었다. ⓒ정지영
'애우축산'도 자체 제작한 현수막에 '서울시 인증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표시를 해 두었다. ⓒ정지영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인증제’는 서울시와 (사)축산기업중앙회의 업무협약을 통해 우수 안전 축산물을 판매하는 업소를 선별한다. 작년에 인증을 받으려는 업소는 최근 5년 이내 축산물 위생관리법령 등을 위반하여 행정처분을 받은 적이 없는 등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자격을 갖춰야 했다. 올해는 아래와 같은 신청자격을 가진 업소가 20개 항목에서 총 85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올해 상반기 인증제 신청은 4월 5일에 접수를 마치고 서류심사를 통과한 업소들이 4월 15일부터 이뤄지는 현장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찾아갈 수 있는 정육점을 발굴한다. 작년 125개소였던 모범정육점은 올해는 250개소 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신청을 원하는 업소는 소재지 자치구 접수 부서에 문의하여 안내를 받도록 하자.

점점 늘어날 예정인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서울 어디에서 고기를 구매하더라도 위생 하나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 우리동네 모범정육점이란? :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주택가, 전통시장 등에 위치한 소규모 축산물 판매업소 중 위생 우수 업소를 선정
○ 선정방법 : 신청업소에 대해 서울형 인증 기준 총 20개 항목에 대해 평가, 100점 만점에 85점 이상인 업소를 선정
 - 주요 기준 : 스마트 온도관리시스템 의무화, 라텍스 장갑 착용 의무화(목장갑 착용 금지), 위생복 및 위생모 착용 의무화, 원료육 입고 시 차량 온도관리 기록지 확인, 최근 5년 내 축산물 관련 법령 행정처분 이력 없음 등
○ 우리동네 모범정육점 찾아보기 : ☞ 서울시 식품안전정보 먹거리 정보지도

시민기자 정지영

알고 있는 서울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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