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왈츠 수업 첫날, 내 마음에도 봄이 왔어요~

시민기자 조한상

발행일 2024.03.22. 11:23

수정일 2024.03.22. 11:24

조회 715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는 시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돕기 위해 2007년 6월 개원하였다. ©조한상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는 시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돕기 위해 2007년 6월 개원했다. ©조한상

춘분을 앞둔 지난 3월 18일 오후 따스하게 빛나는 햇살을 받으며 세종문화회관으로 달려갔다.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왈츠 강습을 받기 위해서다. 사실 최근 다양한 문화생활을 하고 있지만, 정작 세종문화회관에 발걸음을 한 것은 10년도 넘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좀처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주에는 달랐다!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왈츠 클래스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강료는 무려 무료! 운 좋게 알게 된 소식 덕분에 강의를 신청할 수 있었고, 드디어 첫 수업이 오늘 오후에 있었다.

세종예술아카데미는 시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돕기 위해 2007년 6월 개원하였다. 점심 시간과 저녁 시간을 활용한 클래식, 뮤지컬, 미술품 감상 등 다양한 강좌가 마련되어 있으며 방학 기간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강좌도 운영된다. ☞세종예술아카데미 프로그램 바로가기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함께 세종예술아카데미를 통해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조한상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함께 세종예술아카데미를 통해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조한상
 문화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이 1978년에 건립되었다는 표지석 ©조한상
문화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이 1978년에 건립되었다는 표지석 ©조한상
왈츠 수업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안쪽의 오픈스테이지에서 진행된다. ©조한상
왈츠 수업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안쪽의 오픈스테이지에서 진행된다. ©조한상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을 올라가면 오른쪽에 세종문화회관의 표지석이 보인다. 내용을 보니 세종문화회관이 1978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세워져 벌써 45년이 넘었다.

표지석을 지나쳐 건물 뒤편으로 넘어가는 공간의 오른쪽에 오픈스테이지 강습실이 있다. 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신발장이 보이고 안쪽으로 난 길을 살펴보면 아늑한 마루바닥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댄스 플로어다.

사실 이런 곳에서의 강의는 일반인에게는 매우 낯선 경험이다. 우선 춤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더구나 젊은 시절에 가던 나이트클럽 같은 곳이 아닌, 이런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그것도 왈츠를 배운다는 경험은 너무도 매력적이고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렇게 기회를 얻게 되어 마루 플로어에서 왈츠를 배우게 되는 현실을 맞이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신발장이 보이고 안쪽으로 난 길을 살펴보면 아늑한 마루바닥이 눈에 들어온다. ©조한상
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신발장이 보이고 안쪽으로 난 길을 살펴보면 아늑한 마루바닥이 눈에 들어온다.©조한상
오픈스테이지 강의장은 매끈한 마루 플로어였다. ©조한상
오픈스테이지 강의장은 매끈한 마루 플로어였다. ©조한상
왈츠 수업 참여자들이 조금은 긴장된 모습으로 입장했다. ©조한상
왈츠 수업 참여자들이 조금은 긴장된 모습으로 입장했다. ©조한상

조금 시간이 지나자 중장년의 참여자들이 조금은 긴장된 모습으로 하나 둘씩 입장하시기 시작했다. 물론 젊은 2030의 수강생들도 눈에 띄었지만, 30명 정도의 수강생 대부분은 대체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이었다. 대체로 젊은 시절 이런 교육을 경험해 보지는 못했을 나이대다. 그래서인지 긴장과 기대의 분위기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이윽고 선생님이 간단한 자기소개와 더불어 기본 동작을 알려주었다. 왈츠는 기본적으로 남녀가 함께 추는 춤이다 보니 두 사람이 서로 접촉을 해야 하는데, 어쩌면 중장년의 세대에 있어서 이런 부분 역시 다소 어색할 수 있었지만, 친절한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왈츠의 세계로 몰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처음에는 어색했던 스텝도 선생님의 움직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가며 조금씩 따라하기 시작했고, 표정에서는 진지함과 더불어 조금씩의 웃음들도 함께 터져 나오며 금방 편안한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었다. 역시 오랜 인생의 시간들 속에서 낯선 환경에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이 그들이 살아온 경험을 보여주는 듯했다.
낯선 긴장감도 잠시, 모두 편안하게 왈츠를 즐기게 되었다. ©조한상
낯선 긴장감도 잠시, 모두 편안하게 왈츠를 즐기게 되었다. ©조한상

지난 고등학교 시절, 세종문화회관 뒷마당에서 친구들과 모임 활동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에는 이 동네 근처에서 짜장떡볶이 등 즉석떡볶이를 먹으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그때의 시간 외에 세종문화회관에 이토록 가까워졌던 시간은 처음이다. 그만큼 학업과 생업에 여유가 없던 시간들을 살아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모처럼의 기회를 맞이하여 무려 왈츠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전혀 모르는 중장년의 동료, 선배와 함께 서로를 접촉하며 편안한 웃음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아무쪼록 이곳에서 나이와 성별 등 모든 경계를 넘어 왈츠로 편안하게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세종예술아카데미

○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 누리집
○ 문의 : 02-399-1608

시민기자 조한상

미디어아트작업을 해보고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자유롭고 편안하게 연결되는 사회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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