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후원물품 대신 필요한 생필품 고르니 더 좋아요" 온기창고 2호점
발행일 2023.12.11. 13:37
월 4만 점 포인트 받아 자율적으로 물품 구매
온기창고 2호점 이용자는 돈의동 쪽방촌에서 생활하는 500명이 채 안 되는 주민들이다. 이들에게는 적립금 카드를 통해 월 4만 점의 포인트가 제공된다. 1주일에 1만 점 가량 포인트를 이용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월 10만 점을 주는 서울역 온기창고 1호점에 비해 적은 금액이지만, 매장 규모와 이용자 수를 고려해 정해졌다고 한다.
진열된 물품은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한 세븐일레븐에서 후원하고 있으며, 향후 노브랜드, 토스뱅크 등의 기업도 참여를 앞두고 있다. 온기창고 2호점은 시범운영 후 내년 상반기에는 매장을 확대하고 상시개관을 계획하고 있다.
돈의동쪽방상담소 최선관 실장의 설명이다. 주민들이 입구에 놓인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본 후 편의점처럼 포스기(전자식 금전등록기)를 통해 계산하고 나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물어보고 몰리지 않을 때 방문하는 주민도 생겼다고 한다.
자유롭게 정해진 날 와서
내가 원하는 식품이나 생필품 필요한 것을
구매할 수 있으니 굉장히 좋습니다.
주민들이 함께하는 기부 캠페인과 자활활동
매장 입구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지 않은 새 물품을 기부하는 ‘온기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신발, 우산, 수세미, 핫팩, 가방, 텀블러, 보온병, 통조림 등 식료품들과 생필품들이 제법 모였다. 기부 받은 물품은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다시 나누어줄 계획이다.
온기창고 운영은 전담 인력 외에 공공일자리를 통해 주민도 참여하고 있다. 최실장은 “쪽방사무소는 관리만 할 뿐 매니저와 직원들이 직접 매장 운영을 한다”며 “일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립을 경험하다 보면 사회에 나와서도 못 할 일이 없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우리마을 안전, 환경지킴이’ 조끼를 입은 돈의동 쪽방촌 주민도 온기창고 일손을 돕고 있었다. 지킴이로 활동 중인 한 어르신은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5시간씩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라며 “65세가 넘었는데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취재 도중 온기창고가 베스트셀러 <불편한 편의점>을 읽은 서울시 주무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온기창고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 주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모습에서 좁고 침체된 쪽방촌 골목과는 사뭇 다른 활기가 느껴졌다. 온기창고가 단순히 후원물품 전달 방식을 바꾼 푸드마켓에 멈추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친절한 편의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온기창고 2호점
○ 이용대상 : 쪽방상담소 등록된 쪽방 주민
○ 이용시간 : 주 2회(화·목요일) 09:00~17:00
○ 문의 : 02-747-9074~5 (돈의동쪽방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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