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도 가는 화장실' 내 손으로 만들어요!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3.10.11. 09:26

수정일 2023.10.11. 17:06

조회 957

2020년 방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단장은 휠체어를 탄 지원자에게 6cm의 문턱도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넘을 수 있는 상황을 지적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비장애인은 가볍게 넘을 수 있는 고작 6cm의 문턱이 장애인들에게는 한없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작년에 친구가 서울관광재단의 서울다누림관광 서포터즈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드라마 속 상황과 비슷한 모습을 보았다. 친구는 유니버설 관광(무장애 관광) 현황을 조사했는데, 서울 주요 관광지와 식당 등을 살펴보며 경사로 설치 여부, 장애인 화장실 설치 및 확인 등 관광지 접근성을 확인했었다. 기자는 당시 친구의 조사 활동에 함께 참여한 적이 있는데, 서울에 의외로 장애인 화장실이 많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장애인 화장실 안내 표지판. ⓒ심재혁
장애인 화장실 안내 표지판 ⓒ심재혁

화장실은 여행지에 있어 꼭 필요하다. 비장애인 화장실은 공공화장실 찾기 등을 통해 손쉽게 찾을 수 있지만, 장애인 화장실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영유아를 동반한 엄마, 아빠 등은 수유와 기저귀를 갈 수 있는 화장실을 찾아야 하기에 외출이 조심스럽다.

그래서 서울시는 오는 12월 9일까지 시민과 함께 ‘휠체어도 가는 화장실 찾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는 화장실 입구 문턱이나 손잡이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휠체어를 탄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찾아 사진을 찍어 정보휠체어도 가는 화장실 찾기 누리집에 입력하면 된다.
국립한글박물관에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 ⓒ심재혁
국립한글박물관에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 ⓒ심재혁

직접 휠체어도 가는 화장실 찾기 누리집에 접속해 프로젝트에 참여해봤다. 먼저, 화장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에 당연히 타인을 촬영할 수 없다. 또한, 본인의 성별과 다른 화장실을 촬영할 때는 담당자의 협조를 구하거나, 본인의 성별에 맞는 화장실을 촬영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각도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긴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
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 안내 표지판. ⓒ심재혁
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 안내 표지판 ⓒ심재혁

구체적으로는 최소 4컷 이상의 사진이 필요하다. 먼저 화장실 출입구다. 간혹 장애인 화장실에 문턱이 있을 수 있기에 화장실 출입구 전체와 바닥의 단차가 보이도록 찍어야 한다.

둘째, 화장실 출입문과 자동문 스위치를 촬영한다. 여닫이 출입문, 미닫이 출입문을 확인하고, 자동문 스위치의 위치를 확인한다.

셋째, 대변기와 손잡이, 활동공간을 촬영한다. 여기서부터 화장실 내부를 촬영하는 셈이다. 화장실 전체와 대변기 전면 및 옆면 공간, 손잡이 모양이 보이도록 촬영한다. 여기서 확인할 점이 있다. 대변기 옆에 있는 응급 버튼으로 응급 버튼은 화장실에 있는 장애인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활용하기에 중요하다.
장애인 화장실 내부. ⓒ심재혁
장애인 화장실 내부 ⓒ심재혁

넷째, 세면대다. 세면대 전체, 거울, 양쪽 손잡이가 다 보이도록 촬영한다. 손잡이에는 양쪽 손잡이를 중점으로 찍는다. 기자는 노들섬과 국립한글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박물관과 시민이 자주 찾는 관광지 위주의 장애인 화장실을 조사했다.
노들섬에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 ⓒ심재혁
노들섬에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 ⓒ심재혁

사진 촬영을 모두 끝냈다면, 휠체어도 가는 화장실 찾기 누리집에 접속해 사진을 첨부하고 해당 장애인 화장실의 정보를 입력해 주면 된다.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면 되는데, 화장실 주소를 건물명과 층수로 상세하게 입력한다. 이후 남성, 여성 등 사용할 수 있는 성별, 접근할 수 있는 접근로 등을 적는다. 이후 촬영한 화장실의 출입구, 대변기와 손잡이 등 장애인 화장실 내부, 세면대 사진을 촬영한다.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수유하거나 귀저기를 갈 수 있는 갈이대가 있다면 갈이대도 함께 찍는 걸 추천한다. 끝으로 엘리베이터 사용과 같은 기타사항을 작성한 뒤 제출하면 끝난다. 의외로 간단하다.
비상벨도 함께 촬영해주면 좋다. ⓒ심재혁
비상벨도 함께 촬영해주면 좋다. ⓒ심재혁

노들섬과 국립한글박물관은 서울시와 국가기관에서 운영 중인 시설이라 상당히 깨끗했고, 시설도 좋았다. 서울시의 ‘휠체어도 가는 화장실 찾기’ 프로젝트는 이러한 관광지와 함께 식당, 카페, 종교시설, 공원 등 시민이 자주 찾는 공간이라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이렇게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화장실 점자안내도. 역시 약자인 시각 장애인을 위한 배려다. ⓒ심재혁
화장실 점자안내도. 역시 약자인 시각 장애인을 위한 배려다. ⓒ심재혁

장애인도 누구나 갈 수 있는 화장실인 ‘장애인 화장실’이 더 많이 보급되고, 이를 찾는 활동도 계속되기를 바란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시설을 누릴 수 있는 권리, 이는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시민이 ‘휠체어도 가는 화장실 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화장실을 더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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