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릉 역사문화관' 새롭게 문을 열다!

발행일 2023.08.23. 07:40

수정일 2023.08.23. 10:19

지난 6월에 문을 연 역사 전시와 휴식 공간, 의릉 역사문화관 ©김수정

조선 20대 경종과 두 번째 왕비 선의왕후의 능이 위아래로 나란히 조성되어 있는 의릉. 그곳에는 1962년부터 1995년까지 옛 중앙정보부가 자리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청사를 짓기 위해 능선이 깎여나가는 등 원형이 심하게 훼손되기도 했다. 다시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왕릉 주변이 복원되었고, 아름다운 천장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산책 겸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곳에 더욱 많은 관람객이 방문할 만한 공간이 생겼다. 지난 6월에 개관한 의릉 역사문화관이다.

의릉의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 ©김수정

의릉 역사문화관은 의릉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니고, 입구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새롭게 세워졌다. 1층의 단층 구조로 된 내부는 의릉의 역사와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 20대 왕 경종이 세상을 떠난 후 1724년 경종의 능이 먼저 조성되고, 1730년 선의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경종 능 아래쪽에 왕비 능이 조성됐다. 하나의 능침 구역에 위아래로 능이 있는 동원상하릉 형태이다. 1960년대 중앙정보부가 의릉 권역 내에 설치되면서 크게 훼손되었다가, 1995년 국가안전기획부를 서초동으로 옮기면서 2003년부터 본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의릉의 석물 ©김수정

조선 왕릉에는 봉분 주위에 다양한 석물을 두었다. 무덤을 지키는 석양과 석호, 돌아가신 왕과 왕비를 모시고 호위하는 문석인과 무석인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석마 등이 왕릉이 조성된 시대의 조각 기법과 개성을 잘 보여준다. 의릉의 경종 능과 선의왕후 능은 각각 1724년과 1730년에 만들어졌는데, 두 능의 석물들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생김새와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실제로 능 가까이에는 갈 수가 없어 석물을 자세하게 볼 수 없는데, 전시장에는 이를 비교할 수 있는 전시물이 있어 흥미롭다. 석물 축소 모형은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의릉 역사문화관에는 전시물이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김수정

의릉을 포함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왕릉에 대해서도 전시하고 있다. 조선 왕릉은 조선의 왕과 왕비, 대한제국의 황제와 황후 73명의 무덤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500년 넘게 이어온 왕조의 모든 왕과 왕비의 능이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이다. 2009년에는 북한에 있는 2기를 제외하고 40기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키오스크도 설치되어 있다. 또한 조선 왕릉의 다양한 형태를 알록달록한 모형으로 전시하고 있어 동원상하릉 같은 어려운 용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의릉 역사문화관은 의릉 역사와 변천 과정, 세계유산 가치를 관람하고 휴식도 할 수 있다. ©김수정

시원스레 밖을 바라볼 수 있는 통창 앞에 휴식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도 좋고 책을 읽거나 비치된 태블릿 PC로 궁금한 것을 찾아봐도 좋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사진, 영상, 모형 등으로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과 방문해도 재미나게 관람할 수 있다. 물론, 서울 의릉 역사문화관에서 살펴본 내용들을 직접 관람하면 더욱 좋을 듯하다.

조선 20대 왕 경종과 그의 두 번째 왕비 선의왕후 어씨의 능, 의릉 ©김수정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한 후 의릉 안으로 들어서면 금천교과 홍살문을 지나게 된다. 정자각과 비각 뒤로 경종 능과 선의왕후 능이 나란히 있다. 전시장에서 봤던 석물들도 멀리 보인다. 의릉 내에는 구 중앙정보부 강당이 남아 있다. 1972년 분단 이후 최초로 남한과 북한이 통일과 관련하여 합의한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역사적인 장소로 국가등록문화재이다. 구 중앙정보부 강당 뒤로는 천장산 탐방로가 이어진다.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성북구의 역사적인 장소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