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의 재발견! 역사 이야기도 듣고 물놀이도 즐기고~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3.08.07. 09:30

수정일 2023.08.07. 16:46

조회 2,861

[#방콕대신서울콕!] 물놀이 시설 없어도 물놀이 가능? 정릉천 나들이
우와 여름이다~#방콕대신서울콕!

한여름 무더위, 쉼 없이 울어대는 매미 소리,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다시 해가 비친다. 시원한 물속에서 놀고 싶은 날이다. 서울시는 곳곳에 물놀이장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시원한 시간을 선물해주고 있는데, 기자는 물놀이 시설이 없어도 편하게 물놀이가 가능한, 북한산 계곡물이 흐르는 정릉천의 풍경을 소개해 볼까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조선 왕릉 '정릉'부터 탐방하기로 한다.
정릉 문 앞에는 개량 한복을 입은 해설사가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김미선
정릉 문 앞에는 개량 한복을 입은 해설사가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김미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선 왕릉 '정릉'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성북22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한다. 정릉 문 앞에는 개량 한복을 입은 해설사가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누구나 정릉에 대해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12월까지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화요일부터 금요일, 일요일은 정릉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고, 토요일은 '한국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더 깊이 있는 역사를 배울 수 있다. 한 사람이라도 해설을 듣고 싶은 탐방객이 있다면 프로그램은 진행된다고 했다. 단, 월요일은 정릉 입구의 문이 굳게 닫혀 있을 것이다.
하루에 두 번 정릉 해설사로부터 정릉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김미선
하루에 두 번 정릉 해설사로부터 정릉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김미선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향로와 어로는 지형에 따라 한 번 꺾인 모습이다. 정릉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두 번째 왕비 신덕왕후 강씨의 능이다. 처음에는 중구 정동에 태조의 능과 신덕왕후의 능이 있었다. 태종은 태조의 능을 건원릉(구리 동구릉)으로, 신덕왕후의 능을 지금의 자리로 옮졌다. 능을 옮기면서 병풍석 등의 석물은 청계천 광통교 복구에 사용되었다. 청계천을 방문하면 광통교에서 석물을 확인하며 신덕왕후와 태종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길, 향로와 어로 ©김미선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길, 향로와 어로 ©김미선
세계문화유산 조선 왕릉 정릉은 태조의 두 번째 왕비 신덕왕후의 능이다. ©김미선
세계문화유산 조선 왕릉 정릉은 태조의 두 번째 왕비 신덕왕후의 능이다. ©김미선

버들치가 사는 자연 물놀이장' 정릉천'

정릉에서 나와 정릉2동 주민센터를 검색하고, 10여 분을 걸었다. 국민대학교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도심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정릉천에 도착한다. 이곳은 정릉천변으로 전통시장과 시민시장의 상생장터인 개울장이 열린다. 정릉의 명물이자 마을 장터인 개울장은 8월 26일, 9월 9일, 23일, 10월 14일, 토요일마다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월 28일에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릴 예정이다. 기상 상황 등에 따라 일정은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정릉천 하류에 모래톱이 쌓여 만들어진 개울섬은 환경 개선 공사를 통해 정리됐다. ©김미선
정릉천 하류에 모래톱이 쌓여 만들어진 개울섬은 환경 개선 공사를 통해 정리됐다. ©김미선
토요일 오후엔 정릉천변에서 상생 장터인 '개울장'이 열린다. ©김미선
토요일 오후엔 정릉천변에서 상생 장터인 '개울장'이 열린다. ©김미선

정릉천은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이곳을 아끼고 사랑하는 주민들이 모여 가꾸고 있다. 사계절 주민들이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이다. 개울 옆에 앉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면 더위가 가라앉는다. 물속에서 무언가를 잡아 보기도 하고, 잠자리도 잡고…. 어린이도, 어른도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즐겁다.

정릉시장 고객편의센터 앞 어린이 놀이터 옆으로 정릉천에서는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하는 주민들을 볼 수 있다. 흐르는 물 따라 정릉천변을 천천히 걷다 보면 어김없이 발을 담그며 쉬고 있는 주민들도 보인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물이 깊은 위험한 장소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정릉시장 고객편의센터 앞 어린이 놀이터 옆 정릉천에서는 물놀이를 할 수 있다. ©김미선
정릉시장 고객편의센터 앞 어린이 놀이터 옆 정릉천에서는 물놀이를 할 수 있다. ©김미선
개울 옆에 앉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면 무더위가 저만치 사라진다. ©김미선
개울 옆에 앉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면 무더위가 저만치 사라진다. ©김미선

정릉천에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특히 1급수 지표종인 버들치가 무리 지어 살고 있어 생태계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하천이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면서 누런빛의 작은 반점이 몸통 곳곳에 있는 버들치를 찾아보기도 한다. 열심히 물살을 가르며 이동하는 청둥오리 가족을 바라보며, 사람과 생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정릉천에 사는 버들치(좌), 청둥오리(우) ©김미선
정릉천에 사는 버들치(좌), 청둥오리(우) ©김미선
개울가에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수박 한 조각에 무더위를 잊는다. ©김미선
개울가에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수박 한 조각에 무더위를 잊는다. ©김미선

서울시 자치구별로 주민들이 폭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천, 공원 등에 ‘생수 나눔 냉장고’를 운영하고 있다.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 부근으로 정릉어울림마당에는 개방 화장실이 있고, 생수 나눔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었다. 무더위에 지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양심 냉장고로 1인 1병씩 가져갈 수 있다. 재활용 분리수거함을 설치해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폭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천, 공원 등에 ‘생수 나눔 냉장고’를 운영한다. ©김미선
폭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천, 공원 등에 ‘생수 나눔 냉장고’를 운영한다. ©김미선

주변 경관이 수려한 도심 속 사찰 '경국사'

흐르는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잠시 '물멍'으로 시간을 보냈다. 다시 정릉천 산책로를 걷다 보니 삼각산 경국사 일주문에 다다른다. 주변 경관이 멋진 사찰 안에는 보물 제748호 서울 경국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유형문화재 제248호 경국사 목 관음보살좌상이 있다. 삼각산의 청봉 아래 있다고 하여 청암사라 불렸고, 문정왕후가 불사를 하면서 국가의 경사스러움이 끊어지지 않도록 기원하는 뜻에서 경국사로 개칭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경국사에 주석하던 보경 스님의 인품에 감화되어 닉슨 전 부통령과 함께 참배한 일화도 전해진다. 보경 스님의 뒤를 이어 주지 소임을 맡은 지관 스님이 관음전, 삼성보전, 영산전, 산신각, 천태성전, 환희당 등으로 중수하여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의 경사스러움이 끊어지지 않도록 기원하는 뜻에서 이름을 바꾼 경국사 ©김미선
국가의 경사스러움이 끊어지지 않도록 기원하는 뜻에서 이름을 바꾼 경국사 ©김미선
부도전의 풍경을 뒤로하고, 경국사의 일주문을 나간다. ©김미선
부도전의 풍경을 뒤로하고, 경국사의 일주문을 나간다. ©김미선

탐방객들의 쉼터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경국사에서 나와 극락교를 지난다. 정릉천변 주변으로는 오래되지 않은 과거 많은 문화‧예술인이 살았다. 이중섭, 박경리, 최만린, 신경림 등이 거닐었을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 도착했다. 북한산 둘레길 4구간(솔샘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문화‧예술인 이중섭, 박경리, 최만린, 신경림 등이 거닐었을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걸어본다. ©김미선
문화‧예술인 이중섭, 박경리, 최만린, 신경림 등이 거닐었을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걸어본다. ⓒ김미선
북한산 둘레길 4구간(솔샘길)이 시작되는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김미선
북한산 둘레길 4구간(솔샘길)이 시작되는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김미선

예부터 정릉계곡은 여름철이면 피서를 위해 찾아 드는 사람이 많았다. 청수장이라는 명칭은 삼각산 남쪽 짙은 계곡의 맑은 물과 부근의 산수가 조화를 이룬 곳에 위치하여 불린 이름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의 요정으로 세워진 건물로 광복 이후 민간인이 인수하여 사용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특수부대 훈련을 위한 강의실 및 숙소로도 활용되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 음식점, 여관 등으로 운영되었다.
삼각산 남쪽 짙은 계곡의 맑은 물과 부근의 산수가 조화를 이룬 곳에 위치하여 이름 붙여진 청수장 ©김미선
삼각산 남쪽 짙은 계곡의 맑은 물과 부근의 산수가 조화를 이룬 곳에 위치하여 이름 붙여진 청수장 ©김미선

정릉이 유원지로 지정되고 개발되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자연 휴식처로 탈바꿈했다. 북한산국립공원 지정 후 청수장의 외형 구조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개축 공사를 통해 지금의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로 개소하게 됐다. 국립공원 탐방 문화를 알리고, 자연 자원의 보존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립공원 탐방 문화를 알리고, 자연 자원의 보존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김미선
국립공원 탐방 문화를 알리고, 자연 자원의 보존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김미선
더위로 지친 탐방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장소다. ©김미선
더위로 지친 탐방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장소다. ©김미선
심폐소생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용 더미가 설치되어 있다. ©김미선
심폐소생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용 더미가 설치되어 있다. ©김미선

세계문화유산 조선 왕릉 정릉, 정릉천, 경국사,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까지 역사를 배우고, '물멍'으로 잠시 멈춰 쉬기도 하는 정릉의 여름 풍경이었다.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정릉천변을 걸었다. 흐르는 땀방울만큼이나 뜨거운 시간에서 벗어나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 앉아 시원한 차 한 잔의 여유로움으로 마무리한다.

세계문화유산 정릉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19길 116
○ 교통 : 경전철 우이신설선 정릉역 2번 출구에서 도보 7분
○ 운영시간 : 2~5월, 9~10월 06:00~18:00, 6~8월 06:00~18:30, 11~1월 06:30~17:30
○ 휴무 : 월요일
누리집 
○ 문의 : 02-914-5133

경국사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보국문로 113-10
○ 교통 : 경전철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 2번 출구에서 도보 3분
○ 문의 : 02-914-2828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보국문로 215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7:00
○ 휴무 : 월요일
북한산국립공원 누리집 
○ 문의 :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02-909-0497~8

시민기자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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