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만지는 기쁨, '목공체험교실' 인기 예약 이유 있네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3.06.21. 09:20

수정일 2023.06.21. 16:22

조회 877

폐목재를 재사용해 목공예 작품을 제작하는 강동 목공체험교실에 참여해 봤다. ©최윤정
폐목재를 재사용해 목공예 작품을 제작하는 강동 목공체험교실에 참여해 봤다. ©최윤정

강동 목공체험교실은 산림 내 버려지거나 방치된 폐목재를 재사용해 목공예 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모집 공고가 나기 무섭게 바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자원순환에 도움이 되고 스스로 만드는 기쁨도 누리는 강동 목공체험교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체험해 보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강동 목공체험교실은 암사동 희망목공소에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각 1회 차씩 열린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끼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며 장소와 재료의 특성상 15명을 정원으로 한다. 매회 다른 소품 제작을 목표로 오늘은 두 칸 미니 수납함을 직접 만들어 봤다.

이날 강의를 맡은 희망목공소의 남상준 강사는 제작에 앞서 무엇보다 안전하게, 그러나 스스로 할 것을 강조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어린이들도 있었는데 톱도 써야 하고 전동그릴도 만져야 하는데, 괜찮을까 내심 걱정되었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어른들보다 이해도 빠르고 침착하게 잘 만드는 모습이었다.
강사는 매회 다른 아이템을 위한 도안을 구상한다고 했다. ©최윤정
강사는 매회 다른 아이템을 위한 도안을 구상한다고 했다. ©최윤정

제작에 앞서 나무의 성질에 대해 먼저 공부했다. 사용년도가 한참 된 나무로 된 가구가 휠 때 물을 주면 어떻게 되는지, 나뭇결이 왜 중요한지 그 이유도 배웠다. 

미니 수납함을 만들 합판 몇 개를 받고 난 후부터는 참가자들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이론을 배웠으니 바로 실전 투입. 가운데 가림막이 위치할 자리 계산도 센티미터까지 정확하게 해본다. 목공체험교실에서 처음 만난 주민들이지만 속도가 빠른 분들이 느린 분들을 도와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무의 성질상 수축과 팽창은 일어난다. 제작에 앞서 나무의 성질을 지도하는 남상준 강사 ©최윤정
나무의 성질상 수축과 팽창은 일어난다. 제작에 앞서 나무의 성질을 지도하는 남상준 강사 ©최윤정
가림목, 나사못의 정확한 위치를 계산해서 작업해야 수평, 수직이 잘 맞는다.©최윤정
가림목, 나사못의 정확한 위치를 계산해서 작업해야 수평, 수직이 잘 맞는다.©최윤정

틀이 잡히면 중요한 나사 못 박기 차례다. 집에서 남자들만 주로 다루던 전동드릴이라 낯설고 손에 익지 않아 살짝 무섭기도 하다. 강사는 전동드릴 사용법을 설명하고 한 사람씩 정확하게 하는지를 확인한 뒤 작업을 진행시킨다. 막상 해보니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생각보다 간단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나무 정리를 위한 톱질은 하면 할수록 힘 조절이 쉬어졌다. 밀 때가 아닌 당길 때 잘라진다는 것, 난생처음 깨닫는 톱의 원리다. 작업이 끝나면 사용했던 도구는 바로 원위치에, 강사도 참가자도 안전을 잊지 않는다.
전동드릴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 겁이 났지만 사용법은 어렵지 않다. ©최윤정
전동드릴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 겁이 났지만 사용법은 어렵지 않다. ©최윤정
작업이 끝나면 도구는 바로 원위치에, 강사도 참가자도 안전을 잊지 않는다. ©최윤정
작업이 끝나면 도구는 바로 원위치에, 강사도 참가자도 안전을 잊지 않는다. ©최윤정

마무리 시간이다. 속도를 더 내본다. 청소까지 싹! 서로가 정성스레 만든 미니 수납함을 바라보며 '내가 만든 것이 가장 근사한데...'란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수업 시간 전 네모난 나무판자가 2시간 후 생명력 있는 작품이 된 듯하다. 동화 <피노키오>에서 제페토 할아버지가 나무 인형을 만들고 얼마나 흐뭇했을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자신감과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목공체험교실 ©최윤정
자신감과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목공체험교실 ©최윤정

강동 목공체험교실은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오는 11월까지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목공에 필요한 공정 과정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 소재를 이용해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연구하고 협업하는 과정 자체도 좋다.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이 적지 않다. 필요한 생활 소품을 자원 재활용으로, 그것도 내 손으로 뚝딱 만드니 일석 삼조다.
다음번에는 어떤 아이템을 만들지 기대가 되는 수업이다. ©최윤정
다음번에는 어떤 아이템을 만들지 기대가 되는 수업이다. ©최윤정

강동 목공체험교실

○ 위치 : 서울시 강동구 암사동 203-3 강동희망목공소
○ 일정 : 매년 4~11월 수요일 15:00~17:00, 토요일 10:00~12:00
  ※ 초등학생은 안전을 위해 반드시 보호자 1인 동반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바로가기
○ 문의 : 02-3425-6477

시민기자 최윤정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의 혜택을 누리며 살았으니 좋은 장소와 취지를 공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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